어느 날 갑자기 성길 씨가 살고 있는 ① 문화주택 맞은 편 ②고층살림집 앞으로 갑자기③ 119위생대와 경찰 순찰차가 모여들었다.
그 바람에 부근에 살고 있던 주민들도 무슨 일인가 하고 웅성거리며 덩달아 모여들고 있었다.
경찰과 구급대원들 중 일부는 1층 현관을 지키고 있고, 나머지는 연신 고층살림집④ 직숭기를 분주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들것을 들고 올라가는 구급대원도 있었다.
잠시 뒤에는 들것을 들고 올라갔던 두 사람의 대원이 흰 천을 덮어씌운 무언가를 들고 나오기도 하였다. 분명히 누군가가 크게 다쳤거나 병이 들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대원들은 급히 들것을 조심스럽게 싣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뒤에는 젊은 여자가 경찰에 이끌려 순찰차에 타기도 하였다.
문화주택 창문을 통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아내가 겁이 난 표정으로 성길 씨를 향해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래요?“
”글세,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걸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대단히 일어난 것 같은 예감인 걸.“
성길 씨 역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여전히 사람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바라보며 ⑤ 걸써로 대답하고 있었다.
조금 뒤 일이 수습되었는지 경찰 순찰차와 구급차들이 모두 떠나고 모여들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모두 흩어지고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몹시 궁금한 듯 성길 씨가 먼저 아내를 향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 우리 같이 가 볼까?“
”그, 그럴까요.“
두 사람은 곧 고층살림집을 향해 급히 걸어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아직도 젊은 두 여인이 남아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래요?“
아내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몸서리까지 쳐가면서 그들이 알고 있는 대로 설명을 해주었다.
조금 전에 사고를 친 젊은 여인은 갓난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고 있다고 하였다. 이제 겨우 돌이 가까운 아들이라 하였다.
그런데 오늘 남편이 직장에 나간 사이에 놀랍게도 겨우 돌이 된 갓난 아기를 흉기로 찔러 죽였다는 것이다.
그 여인은 ⑥ 49호환자도 아니며 오래전부터 ⑦ 슬픔증을 앓고 있다가 오늘 결국은 큰일을 저질렀다는 끔찍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조금 전에 들것으로 실려간 것이 바로 죽은 아기였으며, 엄마는 죄를 지었다는 죄책감도 없는 태연한 표정으로 경찰에 순순히 끌려갔다는 이야기였다.
”……!?“
”……!?“
성길 씨와 아내는 너무나 끔찍한 소식에 아무 대꾸도 못한 채 몸서리를 치며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다만, 그 끔찍한 일을 저지른 젊은 여인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매우 고통스러운 ⑧ 마음다툼에 오랫동안 시달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슬픔증이 그렇게 무섭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