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67)]
♣ 너희는 애써 게으름을 극복해야 한다. 부드러운 털 깔개 위에 앉고, 다락 밑에 누워서 높은 이름을 얻지
는 못한다,
< A. 단테 >
♣ 우리들의 본성은 게으름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을 활동으로 돌리게끔 격려받는 한
그 활동에 참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 J. W. 괴에테 >
♣ 게으름은 녹과 같다. 그것이 신체를 녹슬게 함이란 노동이 이를 피로하게 함보다도 빠르다. 이에 반하여
언제나 사용하는 열쇠는 늘 빛난다.
< S. 리처드슨 >
일하기를 몹시 싫어하며 놀기만 좋아하며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기만 하는 게으른 농부가 있었다.
그런데 금년에도 해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바쁜 농번기가 어김없이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들에 나가 비지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일을 해도 시간이 부족할 판에 게으른 농부는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었다. 일을 하기가 몹시 싫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다 집을 나가서도 남의 논두렁이나 밭으로 돌아다니며 바쁜 사람들에게 공연히 쓸데없는 말을 걸며 귀찮게 굴기만 하였다.
이를 보다 못한 아내가 하도 답답하여 보채게 되었다.
“여보, 농사철을 놓치면 가난을 면하기 어렵잖아요. 그러니 굶지 않으려면 이제 그만 놀고 내일은 제발 논을 갈자고요.”
“그래. 알았어. 알았다니까.”
아내가 하도 보채는 바람에 게으른 농부는 아내의 말대로 할 수 없이 논을 갈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이튿날 아침이었다. 게으른 농부가 모처럼 일찍 밥을 먹고 논을 갈기 위해 막 들에 나가려고 쟁기를 챙기고 있을 때 마침 이웃에 살고 있는 친구가 그물을 들고 찾아왔다.
“여보게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개울에 고기가 많이 올라왔으니 우리 물고기나 잡으러 가세. 어떤가?”
“아니야. 난 오늘 논을 꼭 갈아야 하거든.”
"허어,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하필이면 왜 오늘 논갈이를 하려고 그러나, 기왕에 늦었으니 논갈이는 내일로 미루고 어서 고기나 잡으러 가서 술이나 실컷 마시는 게 어떤가? 물고기는 오늘 못 잡으면 모두 내려가tj 내일은 잡을 수 없거든.“
”그럼 그럴까!“
원래 일하기를 싫어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친구가 몇 번 권하자 솔깃해진 농부는 그만 쟁기를 내려놓고 물고기를 잡으러 따라 나서고 말았다.
그날 냇가에 가서 천렵한 안주로 술을 실컷 마시게 된 농부는 그 이튿날까지 술이 깨지 않아 하루 종일 방에 누워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정신을 좀 차렸는지 혼자 중얼거리게 되었다.
"허어, 이렇게 하루하루 미루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는걸!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논갈이를 해야지!“
그러나 그 이튿날은 공교롭게도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도무지 논을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다시 그다음 날은 소가 마침 병이 나서 쟁기질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은 가까운 집안에 초상이 나서 논을 갈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1주일 동안 논을 갈지 못하다 보니 결국 논갈이 시기를 모두 놓치고야 말았다.
”허어, 이러다가는 정말 굶어죽게 되겠는걸!“
게으른 농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부지런히 논을 갈게 되었다. 그리고 겨우 마냥모를 내게 되었다.
그러나 워낙 모내기 시기가 늦었기 때문에 그해 가을에 수확을 해보니 소출이 평년작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국, 그 이듬해 봄 보릿고개도 넘기기 전에 식량이 떨어져버려서 부끄럽지만, 뒤늦게 게으름을 후회를 하며 이웃집으로 동냥을 하러 다니기에 바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