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70)]
♣ 단 한 사람의 고귀한 친구조차도 얻지 못한 사람은 사는 값어치가 없는 사람이다.
< 데모크리토스/ 선집 >
♣ 생활이 순조로울 때는 많은 벗이 모여들지만, 천기(天機)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생활이 마음대로 되지 않
으면 모두 떠나버린다.
< P. 오비디우스 >
♣ 옛 벗을 버리지 말라. 새로운 벗은 옛 벗을 당할 수 없느니라. 새로운 벗은 새술과 같은 것, 오래 되면 기쁨
으로 마실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 아포크리파 >
1917년 영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로올리 경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남아메리카 기이나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금이 쏟아져 나온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었다.
그 금을 캐 오기만 하면 영국은 당장 부자 나라가 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어려운 탐험에 나설 사람은 역시 탐험가인 로올리 경 밖에 없었다.
그 당시 영국의 왕 제임스 1세는 로올리 경을 풀어주면 달아나 버릴 것이 걱정이 되어 쉽게 풀어줄 수도 없어서 고민 중에 있었다.
그러자 이때 로올리 경이 워낙 결백하며 신의가 두터운 사람이라는 것을 믿고 있는 친구들이 앞을 다투어 나서게 되었다.
“만일 로올리 경을 풀어주었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그 사람은 그만큼 신의가 두터운 사람입니다.”
친구들은 왕 앞에서 목숨을 걸고 로올리 경의 결백을 대신해 주게 되었다. 그만큼 금을 그냥 포기에는 너무나 아까웠던 것이다.
결국, 로올리 경은 감옥에서 임시로 풀려나게 되었고, 왕의 명령대로 금을 찾기 위해 어렵고 험난한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고생을 하며 금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금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기이나에 금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 모두가 뜬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금을 못 가지고 돌아가게 되면 틀림없이 사형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그런 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로올리 경은 자신을 믿고 대신 감옥에 갇혀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급히 영국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거대한 금광을 발견하기 위해 떠났다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온 로올리 경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형이었다.
그러나 이미 죽기를 각오하고 친구들을 살릴 생각으로 돌아온 로올리 경은 친구들의 따뜻한 신의와 우정에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마침내 사형 집행을 받고 웃으면서 저 세상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친구를 위하여 대신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의리는 매우 고귀한 우정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 어제까지만 해도 살이라도 베어줄 것처럼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우정이
변하거나 배신하고 마는 경우가 많은 요즈음 우리들에게 이 이야기는 큰 귀감을 주고도 남는 미담이 아닐 수
없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