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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Nov 04. 2021

치매와 우울증의 공포

[치매와 우울증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무병장수(無病長壽)!     


누구나 태어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아무 탈 없이 행복하게 살다가 삶을 끝내게 된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으리라! 그러기에 그건 누구나 소망하는 한갖 허황된 꿈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생로병사(生老病死)!     


그러나 누구나 태어나면 자연히 늙게 마련이고, 또한 늙어가면서 이런저런 지병이 생기며 결국은 고통스러움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 철칙처럼 되어 있다.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생을 마감하기 10년 전부터는 이런저런 지병에 시달리다가 생을 마치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가령 어떤 사람이 100살을 살다가 죽었다고 하면 90살부터 100살까지 약 10년 동안은 즐겁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병마에 시달리는 고통 속에 시달리며 살아가다가 어쩔 수 없이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기에 흔히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잠을 자다가 죽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하고 누구나 고통스러운 병마에 고통스럽게 시달리지 않고 갑자기 자다기 죽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요즈음 현대인들은 너무나 현명하기 때문에 각종 건강정보에 관한 지식또한 너무나 많은 것이 사실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이른 새벽부터 등산을 하는 사람들, 만보 걷기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조기 축구와 구기 운동, 요가 헬스 등 모두가 땀을 흘려가며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젊어지고 싶음은 물론 각종 성인병이나 질병 등을 미리 막기 위한 건강에 대한 욕망이며 몸부림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처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하여 욕심처럼 모두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곧잘 산에 오르던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무릎과 허리 그리고 어깨 등에 통증이 와서 병원 치료를 받게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무릎과 허리 어때 등 관절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그나마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뜻밖의 각종 암이나 중풍, 그리고 치매에 걸리는 일이라 하겠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암도 무섭지만, 이 세상에 암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것이 ‘치매’라고 하였다.      


암 환자는 그런대로 치료하기가 수월하지만, 가족 중에 누군가가 치매에 걸리게 되면 환자가 언제 어떤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한 사람이 환자 곁에 밤낮으로 꼭 붙어서 간병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 이런 잡글이나마 쓰고 있는 나 자신은 그나마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천만다행히도 치매라는 병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런 글이아마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맞는 데이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어느 대학 교수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 65세 이상의 치매울은 10%, 75세 이상은 20%, 그리고 85세 이상은 50%로 급격히 올라간다고 한다. 결국 85세 이상이 되면 두 명 중의 한 명은 어쩔 수 없이 치매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인 것이다. 생각할수록 두렵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치매율이 낮은 국가는 인도라고 한다. 그 이유는 그 나라 사람들은 주식으로 자주 카레 성분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라 한다.  카레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만큼 매일 수없이 죽어가는 두뇌 세포를 살리기 때문이라 하였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나날이 늘어만 가는 치매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해  국가와 보건당국에서도 적극적으로 노인들의 치매 예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약들이 홍수처럼 많이 개발되어 나오고 있다. 인지능력, 기억력, 조작능력 등 그 프로그램의 종류들도 무궁무진하다.     

 

손과 발, 그리고 머리와 온몸을 쉬지 않고 자주 움직이게 하는 일, 그리고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대화를 하게 하고 쉬지 않고 움직이며 운동을 하게 하는 등 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하겠다.      


치매가 그처럼 무서운 병이지만, 우울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무서운 병이라 하겠다. 외로움,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심각한 근심이나 걱정, 답답함, 스트레스 등,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치매와 우울증은 약물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울증에 걸리게 되는 것은 나이의 젊고 늙음, 그리고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요란한 싸이렌 소리를 내며 우리 아파트에 경찰과 119 구급대원들이 우르르 들이닥쳤다. 조금 뒤에는 들것에 흰 가운을 씌운 환자가 두 명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급히 내려오더니 119구급대로 후송되고 있었다.      


모여든 아파트 주민들 모두가 어리둥절해진 시선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가 나중에야 알게 된 일이지만, 내가 사는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있는 젊은 부부의 집에 그야말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야기만 들어도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집에는 젊은 부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가정에는 세 살짜리와 한 살짜리 어린 아기를 기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출근을 한 뒤에 그만 그 젊은 부인이 식칼로 어린 두 아이를 모두 무참히 찔러버렸다고 하였다.    


조금 전에 들것에 각각 실려 나간 것은 두 아기였는데 칼에 찔린 아기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한 아기는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응급실로 급히 실려 간 것이라고 하는데 그 후 소식은 아직도 듣지 못해 생사를 모를 일이다.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경찰이 급히 그 집으로 들어가 보니 두 명의 아기를 칼로 찔러버린 엄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방이 앉아 있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자신이 낳은 자식을 찔러버리다니! 우울증이 그토록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그제야 처음으로 새삼 깨닫고 몸서리를 치게 되었다.     


치매와 우울증     


‘치매’란 후천적으로 일어나는 질병이다. 언어, 기억,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점차 감소하면서 급기야는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일종의 질병을 말한다.     

 

치매의 종류로는 알츠하이머라고 일컫는 노인성 치매와 중풍 등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있으며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의학계에서는 치매와 우울증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과 치료 방법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과 치료방법을 뱔견해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누구나 이 병에 대한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주 머리를 써보고 움직이는 일을 가장 많이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확실한 예방 방법은 아닌 같 다. 왜냐하면 평생을 두고 계산하고 기획하는 등 그런 계통에서 종사했던 사람들이 퇴직 후에 치매에 걸리는 이상 현상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라 하겠다.     

  

저 사람 벌써 치매 온 거 아니야?”     


우리는 흔히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자동차를 어디에 주차해 놓았는지를 몰라 가끔 쩔쩔 매며 찾을 때가 있다. 또한 누군가와 약속한 날짜와 시간을 기억하지 못할 때 이런 말을 듣곤 한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치매 초기 증상이 온 거 아닌가 하여 몹시 불안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행동들이 치매인지 건망증인지를 확실히 구분해 낼 수 있는 기준이 있다. 즉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그리고 약속한 것을 잠시 잊었다가 한참 뒤에 그것이 도로 기억이 난다면 건망증이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끝까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치매 초기 증상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와 우울증의 예방     


치매와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인지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한 노력과 운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반드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가 어떤 것이 됐든, 쉬지 않고 꾸준히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쉬지 않고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특별히 권장해 보고 싶다.        

 

취미생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그런 예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야기      

 

어느 교장 한 사람이 65세가 되어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다. 그는 평소에 머리도 좋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던 사람이었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인색한 사람이었다.   


정년퇴임을 한 뒤로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점점 행동과 눈빛이 이상해지며 다른 사람처럼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는 평소에 취미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었다.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 술은 조금씩 마실 줄은 알지만, 마을의 이웃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흔한 술도 잘 마시지 않았다. 돈이 아까웠기 때문에 직장에 다닐 때는 남들이 사주는 공짜 술은 마셔도 자신이 술을 사는 법은 절대로 없는 인색한 사람이었다.   

   

퇴직 후에는 농토가 있어서 자식들이 농사도 짓고 연금도 받고 있어서 그런대로 넉넉하게 살아갈 만도 한데 돈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나치게 인색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부터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고 벌써부터 정신이 나간 사람 취급을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행동거지가 점점 미친 사람처럼 변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결정적으로 미친 사람 취급을 받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 식사만 끝내고 나면 가끔 어느 이웃집 안방에 들어가서 할 일 없이 벌렁 누워 있거나 그 방에 누워서 하루종일 잠을 자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 집은 얼마 전에 남편을 잃고 젊은 과부 혼자 살고 있는 집이어서 더욱 그를 이상하게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는 남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그런 오해 받기 쉬운 이상한 행동을 오랫동안 지속하다가 퇴직 후 결국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두 번째 이야기      


마치 술을 마시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처럼 술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대부분이 이른바 ‘니나노’ 집이 유행이었다. ‘니나노’란 술집마다 으레 술을 따라주는 여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었다. 그런 술집들은 으레 아가씨들이 흥이 오르면 돌아가며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불러주곤 하였다.    

 

노래를 부를 때는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며 장단에 맞춰 손님들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유행가를 부르게 되어 불려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 시절에 그는 술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퇴근하기가 무섭게 하루도 빠짐없이 동료들을 이끌고 술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곤 하였다. 술은 한 집에서만 마시고 끝내는 게 아니었다. 적을 때는 2차, 그리고 많을 때는 4차까지 자리를 옯겨 가며 술을 마시곤 하였다.     


그는 인심이 좋아 여러 사람이 마신 술값을 번번이 자신이 모두 부담하곤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통행금지(그때는 12시만 되면 통행금지 시간이었음)시간이 될 때까지 마시다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술집 마담들은 그 사람을 가장 고귀한 고객으로 극진히 모시며 특별 대접을 하곤 하였다. 술꾼들을 데리고 다니며 매상을 많이 올려주느 고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카드가 없던 시절이어서 모두가 현금이 아니면 외상이었다. 그가 내는 술값은 항상 외상이었다. 그리고 늘 한 달 뒤에 월급날 갚게 되어 있었다. 외상 술값을 받는 날이면 마담은 한 달치 술값을 모두 받지 않았다. 항상 얼마간의 우수리를 남기고 받곤 하였다.     


외상값을 다 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외상값을 다 갚았을 경우 다음에 다시 술값을 갚으러 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음에 또 오게 하기 위한 손님을 잡아놓기 위한 그들의 한가지 수단이었다.  

    

그는 술값만 잘 내는 것이 아니었다. 추석이나 정월 명절 때가 되면 그 많은 술집 아가씨들 모두에게 비싼 한복을 한 벌씩 맞춰주는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술집에서 그는 당연히 황제 대접을 받곤 했던 것이다.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며 상상도 못할 한편으로 생각하면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그 사람의 그런 행동을 보고 미친 사람 취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만큼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서 오직 술집을 다니며 돈을 쓰는 것이 그의 낙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그 역시 세월이 흘러 퇴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퇴직 후에도 여전히 술을 마시러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갑자기 술을 마실 수 없는 뜻밖의 복병이 생기고 말았다. 술을 마실 수 없는 당뇨병에 걸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토록 술을 좋아하며 오직 술을 마시는 일이 취미이던 당뇨로 인해 그는 갑자기 취미 생활을 잃게 되었다. 술을 끊게 되니 그에게도 역시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몸이 날이 갈수록 비쩍 마르고 점점 여위어 가는가 하더니 설상가상으로 그만 치매까지 걸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갑자기 폐인처럼 맥없이 지내더니 몇 해를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 사람 역시 오직 한가지 술만 마시던 취미생활을 갑자기 송두리째 잃었기 때문에 그런 불행이 오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내가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대학교수까지 하다 정년퇴임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젊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현명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똑똑하고 현명한 머리를 가지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늘 재빠르게 움직이는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가 그렇게 사회생활을 할 때, 사람들은 작은 체구에 약삭빠르며 늘 부지런한 그를 보고 매우 부러워하곤 하였다. 궂은 일이나 좋은 일이나 약방의 감초처럼 끼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대로 친구들도 많고 아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한마디로 속칭 발이 넓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 전성기를 보내던 사람이었지만 어느덧 그도 나이를 먹고 퇴임을 하게 되었다.   

   

머리고 비상한 편이며 약삭빠른 성격 덕분이었는지 비록 작은 건물이기는 하지만 빌딩도 한 채 장만했고 연금도 받을 수 있으니 노년에 그런대로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풍족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두 명의 자식까지 두었는데 그들도 어느덧 다 성인이 되어 오래 전에 출가를 하였으며 두 자식이 다달이 얼마간의 큰 생활비를 꼬박꼬박 보태어 주는 효자들이었다.      


그런데 오랫동안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근래에 그 사람의 근황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활동적이던 사람이 두문불출하며 언제부터인가 집안에서만 틀어박혀 생활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가 하는 일은 아침에 부근에 있는 낮은 산에 혼자 산책을 하고 나면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TV나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일과라고 하였다.    

  

그처럼 많던 친구들도 지금은 모두 끊어져서 어울릴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하였다. 친구들이 모두 끊어진 이유는 이 사람 역시 인색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만나서 점심이나 저녁을 몇 번 사거나 술값을 내고 나면 그 다음에는 이 사람도 한번쯤 술이나 밥을 한 끼쯤은 사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항상 친구들한테 얻어먹기만 좋아하고 전혀 돈을 쓸 생각을 하지 않으니 자연히 친구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인가는 아예 찾아오는 친구들의 발걸음이 뚝 끊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방에 갇힌 사람처럼 날마다 늘 방에 혼자 앉아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왜 이렇게 인색해진 것일까?      


이렇게 답답해진 이 사람에게 또 한가지 더욱 놀랄만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금년에 그 사람 나이 80이다. 그러기에 오래 전에 이미 이가 모두 삭거나 빠져서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였다. 그래서 자식들이나 아내가 제발 인플런트를 하라고 성화를 해도 말을 듣지 않고 음식을 먹을 때 여전히 씹지도 못하고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자신의 이를 치료하기 위한 돈까지 아까워서 불편한 대로 살아가고 있다니!      


그렇게 아낀 돈을 이다음에 어디에 쓰려고 그러는지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는 결국 요즈음에는 정신상태도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고 하였다. 내가 보기에는 치매 증상이 서서히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직감을 하게 되었다. 젊어서는 그렇게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이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 사람의 정신상태가 점점 이상해지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에게 그 무서운 치매 현상이 서서히 오고 있는 것이 맞는다면 그 원인 역시 평소에 자신이 즐기고 있는 취미생활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시절에 그처럼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그가 갑자기 친구들을 모두 잃고 대화할 상대가 전혀 없이 오랜 기간 홀로 생활했기 때문이 아닌가 나름대로 믿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브런치 작가 가족 여러분들은 천만다행히도 매일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취미생활에 열정을 쏟아 붓고 계시니 치매나 우울증 걱정은 전혀 안 하셔도 되리라 굳게 믿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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