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가리개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74)]

by 겨울나무

뉴스가 시작되자마자 TV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방영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한동안 주춤하던 확진자 수는 다시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였다 .


한동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뉴스를 시청하고 있던 아내가 성길 씨를 바라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정부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한 지 불과 2주일도 안 된 거 같은데 확진자가 도로 저렇게 늘어가고 있으니 저걸 어쩌면 좋죠?“


”누가 아니래. 너무 빨리 풀어놓아서 그런 거 같아. 얼른 무슨 뾰족한 ① 구멍수라도 나오면 좋을 텐데 말이야. 이렇게 나가다가는 언제까지 ② 얼굴가리개를 하고 다녀야 할지 그게 걱정이란 말이야.“


”내 생각으로는 그게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은걸요.“


”그래. 맞아. 지난번에 거리두기 완화 이후부터 바로 얼굴가리개도 벗어버리고 다니는 얼빠진 ③ 빠찌아들도 많더라고. 그게 무슨 배짱들인지 워언.“


”그래요? 그 사람들은 겁도 없나보죠?“


”그러게나 말이지.“


두 사람은 답답한 코로나 소식으로 인해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다가 성길 씨가 문득 생각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아참, 그리고 요즘 운동을 덜 하다 보니 다리 근육의 힘이 좀 빠진 것 같아.“

”그건 운동을 덜 하니까 당연한 현상 아니예요?“


”그렇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아. ④계란소를 덜 섭취해도 근육의 힘이 빠진다고 하더라고.“

”으이그, 당신 이제 보니 결국 고기 타령을 하려고 그 말을 꺼낸 거죠?“


”하하하, 당신 눈치 하나는 빠르단 말이야. 혹시 집에 사다 놓은 계란소 좀 없을까?“


”걱정말아요. 지난번에 먹다 남은 목살이 좀 남아 있을 거예요. 저녁때는 그걸로 두부 넣고 김치찌개나 얼큰하게 끓일게요.“


”그거 좋지. 그럼 ⑤기름은 빼고 계란소에다 ⑥ 분탕도 좀 넣고 끓이란 말이야. 그리고 ⑦샴팡술은 그만두고라도 소주는 한잔 준비해 두고 말이야. 허허허.“


”어이구, 알았어요. 요리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앉아서 다하는구려.“


아내는 이렇게 대꾸하고는 성실 씨를 향해 눈을 약간 흘기고 있었다.


”알았어요. 알았어. 이제 잔소리 그만할게. 허허허.“


TV에서는 다시 대통령 후보에 관한 뉴스를 열을 올리며 방영하고 있었다. 그러자 성길 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이구, 요즈음 ⑧정책기자들이 아주 신바람이 났군. 아주 신바람이 나서 난리들이라니까.“


”메뚜기도 오뉴월 한철이라고 이제 대통령 선거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 사람들 대목 아니던가요?“

”그건 그렇지.“


TV에서는 여전히 기자들이 번갈아 나오며 대통령 후보들의 근황을 자세히 소개해 주고 있었다. ( * )








< 북한말 풀이 >


① 돌파구 ② 마스크 ③ 또라이 ④ 단백질 ⑤ 지방

⑥ 당면 ⑦ 샴페인 ⑧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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