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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Nov 25. 2021

유명 가수의 비극적인 미스테리 사건(6)

[윤심덕의 ’사의 찬미‘]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인 윤심덕(1897∼1926)의 노래 ’사의 찬미‘(死의 讚美)는 일제 강점기인 1926년 8월에 이 발표한 음반이다. 윤심덕의 호는 수선(水仙)이며 평양 출생이다.      


’사의 찬미‘는 ’이오시프 이바노비치‘의 <다뉴브강의 잔물결〉을 윤심덕이 직접 가창곡으로 편곡한 곡이며 가사 역시 윤심덕이 직접 썼으며 일본에서 처음으로 발매된 한국어 음반이기도 하다.     


윤심덕은 평양 출신으로 평양여자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졸업하였으며, 그 후 강원도 원주에서 1년여 동안 소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던 중 관비 유학생으로 일본의 도쿄에 있는 음악학교 성악과를 수료하였다 .


그의 나이 24살이 되던 해인 1921년에는 동우회(同友會)등의 순회 극단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던 중 극작가 김우진(金祐鎭)과 가까이 지내다가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1922년에 음악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본에서 1년간의 조교 생활을 마친 뒤 1923년 6월에 귀국하자마자 종로 중앙청년회관에서 독창회를 통해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윤심덕은 그때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모든 음악회 프로마다 항상 그가 빠지면 안될 정도로 대 스타로서의 발판을 굳히게 된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서양 음악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으며 제대로 성악을 공부한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더욱 무난히 큰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풍부한 성량과 당당한 용모 또한 대중을 한눈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한때는 경성 방송국에 출연하여 세미클래식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하였다. 그리고 극단에 주연 배우로 할약하기도 하였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늘 정통 오페라가수를 꿈꾸던 그는 어려운 생계를 벗어나가 위해 결국은 대중가요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생각했던 우리나라는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고루하고 견고한 유교적인 인습은 그의 성장에 큰 장애물이 되곤 하였다.    

  

더구나 유교 사상에 뿌리를 박은 우리나라에서 극단에서 만난 김우진과의 사랑은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고 있었다. 김우진이 유부남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1926년, 윤심덕은 여동생의 일본 유학길 배웅을 위해 일본에 건너갔다가 닛토(日東)레코드회사에서 24곡을 취입한 뒤 먼저 와 있던 김우진과 함께 배를 타고 현해탄을 건너다 함께 정사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의 찬미‘는 윤심덕의 뜻밖의 비극적인 동반 자살로 인하여 더욱 많은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 곡은 원래 <다뉴브 강의 잔물결>이란 왈츠곡으로 경쾌한 곡이긴 하지만, 느리게 편곡하여 처절하면서도 비극적인 느낌을 받는 곡으로 탈바꿈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동반 자살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은 지금까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현해탄을 건너오던 중 그들이 벗어놓은 신발과 옷가지 일부만 배에 남아있을 뿐 그들이 물속으로 뛰어들어갔는지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 그들을 본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사의 찬미‘를 우리나라 대중가요로서 가장 처음으로 불려진 곡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더 확실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첫 번째 대중가요는 번안가요인 ’희망가‘로 알려진 <이 풍진 세상>이란 곡이다.      


두 남녀의 동반 자살과 함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유명해지자, 1991년에는 영화감독 김호선이 윤심덕과 김우진을 주인공으로 <사의 찬미>라는 제목의 영화를 제작하여 흥행이 되기도 하였다. 






       

   

         < 사의 찬미 >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아

      그 운명이 모두 같구나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로다    

  

       허영에 빠져 날뛰는 인생아 

       너 속였음을 네가 아느냐      

      세상 것은 너에게 허무니 

       너 죽은 후는 모두 다 없도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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