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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Jan 09. 2022

역지사지(易地思之)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77)]

♣ 온갖 종교 중에서 기독교는 의심할 것 없이 관용을 가르친 종교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기독교도는 모

    든 인간 중에서 가장 관용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 볼테이르/철학사전 >     


♣ 우리들의 지혜가 깊어짐에 따라 한층 더 관대해진다.      

                  < M. 스탈부인 >     


♣ 전쟁할 때 과감하고, 패배했을 때 도전하고, 승리했을 때 관용을 베풀고, 평화시에 선의를 자져라.     

                      < W. 처칠 >       


♣ 용서함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잊어버려 주는 일은 더욱 좋은 일이다 .

                  < E. B. 브라우닝 >                 





        

어느 따뜻한 봄날, 낙타와 돼지가 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얼른 보기에는 둘이는 매우 다정한 사이처럼 보였습니다.    

  

”아, 저기 먹음직스러운 사과나무가 있었구나!“     


얼마쯤 가다가 둘은 사과나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큼직하게 잘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신바람이 난 낙타는 사과나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긴 목을 높이 뻗치고는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사과를 입에 넣고 우적우적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본 돼지는 군침을 꿀꺽 삼키면서 낙타를 향해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꿀꺼억, 히야 나도 몹시 먹고 싶긴 하지만 키가 작아서 도무지 따 먹을 수가 없구나!”     


그러자 낙타는 여전히 사과를 우적우적 소리를 내며 깨물어 먹으며 건성으로 대답했습니다. 사과를 한 개 따서 먹어보라는 말조차 아예 하지도 않았습니다.     


"허허, 생각해 보니 그거참 안 됐구나, 넌 키가 워낙 작으니까 이런 땐 참 불편할 수밖에 없겠구나!“     


돼지는 건성으로 이렇게 대꾸하고 있는 낙타가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그날도 돼지와 낙타는 다시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한동안 걸어가다가 이번에는 고구마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 저기 맛있는 고구마밭이 있었구나!“
 

그런데 고구마밭은 빙 둘러가며 튼튼한 울타리로 막혀 있었습니다.    

  

돼지는 이때다 하고 힘센 코로 울타리를 순식간에 뚫어놓더니 고구마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이번에도 코로 땅을 후벼파며 고구마를 맛있게 먹어대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낙타가 고구마밭 밖에 서서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습니다.   

    

“히야아— 참 맛있겠구나! 돼지야, 나도 몹시 먹고 싶긴 하지만 이놈의 키가 너무 커서 도무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구나!”     


그러자 돼지는 여전히 큼직한 고구마를 어석어석 먹음직스럽게 씹어먹으며 대답했습니다 .     


"응, 그렇구나! 너처럼 키가 너무 커도 손해를 볼 때가 있구나! 그거 참  안됐다, 어석어석, 냠냠…….“     


”…….“     


돼지도 건성으로 이렇게 대답하고 있었지만 낙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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