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강 위에서 운명을 묻다.(1편)

시간은 흐르는가,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가

by 대환

나는 문득 이런 생각에 멈춰 섰다.


"시간은 정말 흐르는가?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해진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그 질문은 단순히 철학의 영역을 넘어,

의식이 무엇인지,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나라는 존재가 진짜 자유로운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열어젖힌다.

시간은 정말 흐르는가?

우리는 익숙하게 '시간은 흐른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물리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상대성이론은 시간은 관찰자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고 말하고,

**블록 우주론(Block Universe)**은 더 나아가 이렇게 주장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과거, 현재, 미래는 모두 이미 존재하는 시공간의 고정된 구조일 뿐이다."


우리는 마치 영화 필름 속 한 장면에 머물러 있는 듯,

의식이 순차적으로 '지금'을 느끼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흐름'이란

단지 우리의 인지 방식일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는 이미 존재하는가?

블록 우주론에 따른다면

미래 역시 이미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 미래는 정해져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기서 양자역학은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양자 세계에서 결과는 확률적으로 존재하며,

관측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미래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가능성의 중첩 상태'**에 있다.

즉,

ㆍ 미래는 존재한다.

ㆍ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정해진 미래'가 아니라,

ㆍ 우리가 선택하고 관측함으로써 결정되는 미래다.


우리는 결정된 길을 걷고 있는가?

이 질문은 곧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라는 철학적 논쟁으로 이어진다.

ㆍ결정론 :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에 의해 정해져 있다.

ㆍ자유의지론 : 인간은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은 결과를 바꾼다.

나는 이 둘 사이에서

**'관측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떠올린다.

우주는 이미 구조화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의식은 그 구조를 통과하며, 관측하며, 선택한다.

그 선택이 곧

미래를 하나의 현실로 '확정'시키는 행위이다.


불교와 도가, 베다 속 '시간 없음'의 철학

이 사유는 오래전부터 동양의 철학에서도 사유되어 왔다.

ㆍ도가는 시간조차도 인위라 보고,

'무위자연' 속에서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에 이미 담겨 있다고 본다.

ㆍ불교는 모든 것은 찰나로 구성되며,

과거와 미래는 '지금'이라는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ㆍ베다 철학에서는 시간은 마야(幻),

진정한 실재인 브라흐만은 시간의 바깥에 존재한다.

이 모든 사유는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간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그것을 '있다'고 인식하는 방식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믿는다.


미래는 어쩌면 이미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미래는,

'나'라는 의식이 그것을 관측하고 선택하기 전까지는

현실이 될 수 없다.


이 말은,

나는 정해진 길을 걷는 존재가 아니라,

정해진 가능성 속에서 삶이라는 파동을 '지금'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뜻이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흐른다.

시간은 필름처럼 정지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내 의식은 그 장면 사이를 건너 다니며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직감하고,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이 흐르지 않지만, 나라는 존재는 흐르고 있다."

이것이 내가 지금의 나를 살아내는 방식이다.

단 하나의 가능성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의식이 의미를 선택하고, 운명을 확정하는 이다.


시간은 고정되어 있지만, 미래는 자유롭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말은

절망이 아니다.

오히려 자유의지의 중요함을 다시 일깨우는 말이다.

왜냐하면,


네가 선택하는 지금이

미래의 어느 단면을 '실제 세계'로 데려오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미래는 이미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나는 시간 위에 놓인 관측자이자,

그 시간 속에서 운명을 선택하는 유일한 존재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