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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Hyun Kim Jun 01. 2023

크라브마가, 손자병법 #2

故經之以五事, 校之以七計, 而索其情.

이 글은 고전 전문가가 아닌 크라브마가 수련생의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그러므로 해당 글에는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

가급적 서적을 읽어보시고 직접 수련하시기를 권합니다.


반드시 다섯 가지 원칙과, 일곱 가지 계산으로 비교하여 피아의 상황을 정확히 탐색해야 한다

0. 싸우기전에 생각해야 할것은 많지만, 승패를 넘어 싸움의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것이 우선이다.

故經之以五事가 싸움의 가치를 논하기 위한 다섯가지 원칙을 말하는데, 손자병법에서는 이를 파악하기 위한 판단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첫째는 도. 그것이 바른것인가.

둘째는 천. 어떻게 싸워야 하는 환경인가

셋째는 지. 나에게 유리한 환경인가

넷째는 장. 싸울수 있는 자질이 갖춰진 장수가 있는가.

다섯째는 법. 싸울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는가.

국가가 전쟁을 결의하기 위해 판단할 조건이 이렇다면 개인이 수련하는 크라브마가는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1. 가장 중요한것은, "그것이 바른것인가"이다. 크라브마가는 싸움을 걸으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교전을 회피하라고 가르치되 물러날곳이 없을때 그제서야 싸우라고 가르친다.

물러날곳이 없는 상황이라 하면 도망갈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일수도 있으나, 반드시 무언가를 지켜야 할 상황일수도 있다. 그것이 나의 목숨일수도 있고, 내 가족일수도 있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정당방위의 제약이 매우 심한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는 내 가족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는 싸우지 않을수 없다. 남을 해하기 위해 싸우는것이 아닌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중요한 것을 위해 싸운다는 생각은 "그것이 바른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수 있다.


2. "어떻게 싸워야 하는 환경인가"를 크라브마가의 가르침에 비추어볼때, 가장 중요한것은 내가 위험을 피할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생각하게 한다. 크라브마가 훈련중 가장 기초로 가르치는것은 상대방의 공격을 막고 밀어내는 것을 가르친다. 때로는 밀어낸 이후 문을 향해 달려가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나를 지켜야 하는데 있어 반드시 상대를 때려눕힐 필요는 없다. 눈앞에 닥친 위험을 피하면 되므로 상대방을 멈칫하게 만들어 시간을 번 후 출구를 향해 달려가는것도 좋은 싸움 방법이다.


3. 그러나 모든 상황에 출구가 있는것은 아니다. 나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한 상황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다. 막다른 곳에 갇혀버릴수도 있고 일대 다의 싸움도 있을수 있다. "나에게 유리한 환경인가"를 생각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해야한다. 크라브마가의 훈련중에서는 일대다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한명을 먼저 제압한 후 그 사람을 방패로 활용하는 방법도 수련한다. 나에게 불리한 상황인지 유리한 상황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수 있어야 싸움의 목적이 되는 "지킨다"를 달성할수 있다.


4. 개인 기준으로 "싸울수 있는 자질이 갖춰진 장수"라 하면 개인의 피지컬일것이다. 서있기 위해서는 두 다리가 필요하고 막고 치기 위해서는 두 팔이 필요하다. 사지만 필요한것이 아니라 근력과 체력도 있어야 한다. 평시에 근력과 체력을 단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위기시 근력이 모자라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체력이 부족하여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수련이 의미가 없다. 크라브마가의 수련은 늘 절반은 체력과 근력단련을 하고 나머지 절반에 기술을 수련하는데 이러한 부분과 맞닿아 있다 본다.


5. 마지막으로, "싸울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상대의 공격을 막는법을 알지 못하면 막아낼 수가 없고 상대의 행동에 대응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제압당하기 쉽다. 그래서 기술을 배운다. 중요한것은 얼마나 화려한 기술을 익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상황에 잘 대응할수 있도록 숙달이 되어 있는가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크라브마가의 기술은 어려운것이 없다. KKM 레벨 1을 기준으로 비추어 볼때 배우는것들을 구분동작으로 나눠보아도 다섯단계 이상으로 넘어가는것이 없다. 


이 뒤에 이어지는 7계는 위의 것들을 기준으로 상대와 나를 비교하는 것이니, 상세히 적지 않으려 한다. 다만 다섯가지 원칙은 나 자신을 기준으로 하는것이니 개인의 수련에 있어서 하나의 지표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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