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K Dec 19. 2020

홍보의 시작, 뉴스 클리핑

어쩌다 홍보 즐기다 홍보, 첫번째 이야기

기업 홍보를 해야하는데 홍보 담당자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내 대답은 '뉴스 클리핑'이다. 업계에선 뉴스 모니터링과 클리핑을 혼용해서 말하기도 한다.


홍보담당자라면 하루에도 수백개의 기사가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기사를 보고 어떻게 찾아서 이를 어떻게 사내에 공유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필자 역시 현재 일하는 스타트업에서 1년간 매일 아침 뉴스 클리핑을 진행해 왔다.

이를 위해 최소 1시간에서 1시간 반은 집중해서 기사를 보고, 그 중에서 필요한 기사를 취사/선택하고

다시 요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하루 중에서 가장 집중해서 기사를 읽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래 과정이 뉴스 클리핑의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간의 경험을 돌아보며 한번 정리해보겠다.


Why?


그럼 뉴스 클리핑은 왜 필요한가?

그냥 기사는 알아서 보고싶은 걸 보고 좋은 기사는 서로 공유하면 그걸로 충분한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초기 스타트업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스타트업이라면 내부에서의 '정보 공유'는 매우 중요해진다.

그런 면에서 뉴스클리핑은 단순히 정보 공유가 아니라 일종의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와 관련된 기사를 내부에 공유하는 것은 외부에서 회사가 어떻게 포지셔닝 되고 있고 비춰지는지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알려줄 수 있고

CEO나 임원 인터뷰 등을 통해서 회사의 방향성이나 주안점도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면,

1) 미디어 상에서의 자사 현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포지셔닝)

2) 경쟁사 및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리서치)

3) 사내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의 정보 공유를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터널 커뮤니케이션)


홍보 담당자 입장에선 '넥스트 홍보 아이템 발굴'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슈 대응' 차원에서도 모니터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정도라면 뉴스 클리핑의 필요성은 어느정도 공감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무슨 기사를 봐야할지를 한번 살펴보자.


What?


첫째,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사 뉴스’를 봐야한다.

하루에 나오는 기사가 많지 않다면 딱히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 배포 이후 10개, 20개, 30개 이렇게 보도되는 기사가 많아지면 자사 뉴스만 보는데도 시간이 훌쩍 가버릴 수 있다.

그래서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제공되는 기능 중에서 ‘관련 뉴스’라는 분류로 우리 기사와 비슷한 기사를 묶어주는 기능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보도자료로 배포한 기사를 통해 몇건의 기사가 나왔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비슷한 제목이나 내용의 기사는 자동으로 분류되어 ‘관련뉴스 00건’이라고 묶어서 보여진다

필자의 경우엔 10건이든 20건이든 하나씩 모두 클릭해 확인해 보는 편이다.

왜냐면, 같은 보도자료로 기사를 쓰더라도 매체 특성과 담당 기자의 성향에 따라서 전문이 다 실리기도 하고 중간에 짤리기도 하고 심지어 제목까지 다르게 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뉴스 클리핑을 통해 자사의 보도자료가 어떻게 다뤄졌는지, 제목은 어떻게 나왔는지 등을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내가 보낸 보도자료를 기자님들이 각각 소화해 제목의 ‘베리에이션’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는건 클리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다.  

보도자료에 대해선 다음 편에서 상세히 다루겠다.


둘째, ‘경쟁사 뉴스’ 영역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자사의 뉴스를 파악했다면, 경쟁사 기사도 봐야한다.

우리의 경쟁사는 어디인지를 먼저 정의하고, 해당 키워드로 네이버 뉴스에서 검색해 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어떤 주제’로 기사가 나왔는지를 보는 것과 다른 하나는 우리 회사에 '적용할 점'은 없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다.


홍보담당자라면 고려해야할 것은 똑같은 보도자료를 써서 동일한 시간을 들여 배포했다면 '커버리지(보도율)'를 높여야 하는데

 단지 회사의 브랜드 파워나 유명한 정도 외에도 어떤 주제나 내용을 담은 기사인지에 따라 보도율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영리한 홍보담당자는 자사의 뉴스 뿐만 아니라 경쟁사 뉴스를 통해서 홍보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그 기사를 접하는 내부 직원들에게는 경쟁사의 사업 현황이나 신규 서비스, 이벤트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 가장 쉽고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기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셋째, ‘업계 뉴스’를 본다.

업계뉴스란 우리 회사와 관련 있는 산업에 대한 기사로 업계 전망이나 최신 트렌드, 정부 정책 등 일종의 숲을 보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회사에서 업계 뉴스를 보기 위해서 검색하는 키워드만 대략 20여가지가 된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넷, 한국예탁결제원,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 금감원, 핀테크, 재테크, 투자유치, 후속투자 등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와 관련된 키워드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지원사업이나 정책 등은 기사를 통해서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으니 우리 회사가 신청해서 제공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정책 등은 뉴스 클리핑에 포함할 뿐만 아니라 HR이나 총무부서 등 유관 부서에 따로 전달해주는 센스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홍보담당자는 회사를 외부에 알리는 사람으로서 우리 회사에 대한 이해도는 기본, 경쟁사와 업계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 트렌드는 꿰고 있어야 한다. 

실제 기자 미팅에서 클리핑하며 봤던 업계 기사들이 대화의 소재로 큰 역할을 한다는 걸 수차례 경험한 바 있다.

기자와 만났을 때 원활한 대화를 이어가며 홍보 담당자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자사와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것인데 뉴스 클리핑은 그 밑바탕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소개만 하느라 1시간을 보낼 순 없기 때문이다.


How?


왜 해야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봐야하는지를 알았으니, 이제 실제 클리핑을 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클리핑을 위해선 정해진 시간 내에 봐야할 기사를 빠르게 확인하고 클리핑 리포트에 포함할 뉴스를 먼저 스크랩 해야한다.

일종의 '큐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루 종일 이것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지면과 모든 기사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야 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걸려오는 기자님들의 취재에 대한 팔로업, 자료 작성, 보도자료 아이템 발굴, 유관 부서와의 소통 등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업무 속에서 뉴스 클리핑에 허락된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내외라고 본다.

다른 회사가 어떻게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 회사의 클리핑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짬짬이 업무 중에 자사에 대한 뉴스를 살펴본다. 평상시 기사를 보면서 내일 클리핑에 포함시킬 기사를 찜해두는거다.

그러면 실제 클리핑 할때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처음엔 네이버에서 회사명을 입력해서 하나씩 보는걸로 시작했다.

(그냥 크롬 즐겨찾기에 네이버 뉴스로 우리 회사명이 검색되도록 설정해놓고 수시로 누르는 걸 말한다. 보도자료 배포 이후엔 수십번도 더 눌러 봤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우리 회사 IT 인프라를 담당하신 '스마트 워크' 달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요지는 우리 회사 뉴스를 실시간으로 가장 빨리 그리고 쉽게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면 네이버 뉴스탭에서 수차례 회사명을 새로고침 하지 않아도 될테니 SOS를 날렸고, 능력자인 우리 동료는 사내 메신저 토픽(대화방)을 하나 개설하여 'RSS피드' 기능을 통해 우리 회사 키워드가 언급된 모든 뉴스를 대화방에 실시간으로 쏴주는 세팅을 해줬다.

RSS 피드 방식으로 연결된 사내 메신저 토픽방에서 우리 회사가 언급된 모든 기사가 나올 때 마다 자동으로 보여준다


엄밀히 말해서 실시간까지는 아니고 약 1시간 정도 딜레이는 있지만 굳이 네이버에 들어가지 않고 메신저를 통해 기사가 푸쉬 알람으로 뜨니까 너무 편리했다.

마치 나만을 위한 ‘뉴스 알리미’가 생긴것 같았다. 이 기능 때문에 사내 메신저에 노출되다보니 내부에 중요한 뉴스를 공유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다.


혹은 '구글 알러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구글 알러트 기능은 키워드를 입력해두면 내 메일로 관련 기사를 수집하여 보내주는걸 말하는데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나에게 적합한 방식을 쓰는걸 권한다. 참고로 잔디 외에도 슬랙 같은 메신저에서도 위의 커넥트(연동) 기능 구현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이어서 위에서 언급한 경쟁사 뉴스와 업계 뉴스를 차곡 차곡 정리하면 된다. 여기서 팁은 '온라인 기사'만 보지 말고 '지면 기사'를 함께 보길 권한다. 

왜냐면, 기사의 특성상 온라인 기사 보다는 지면 기사의 중요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보도자료에서 온라인 기사로만 나온 것 보단 하나라도 지면에 실린 기사가 클리핑에서도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 회사에 대한 기사 말고도 경쟁사나 업계 뉴스 역시 온라인 기사로만 보면 파급력이나 영향력을 가늠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중요한 기사, 즉 뉴스로서의 가치가 높은 기사라면 온라인에서만 아니라 그날 ‘지면’에도 반드시 실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온라인 기사만 봐서는 진짜 봐야할 중요한 기사를 놓칠 수가 있다. 지면을 병행해서 봐야하는 이유다.


아참, 지면 기사를 보는 방법을 빠뜨릴 뻔했다. 하나는 실제 지면을 구독해서 사무실에서 받아 보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지면 기사를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스크랩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스크랩마스터’, ‘아이서퍼’ 등이 있는데 매체(언론사)에서 책정된 가격으로 과금이 되기 때문에 서비스 비용에서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담당자가 쓰기 편한걸로 먼저 써보길 권한다.


지면 스크랩 프로그램을 쓰는 이유는 우선 모든 신문을 사무실에서 구독해서 볼 수도 없고, 그걸 다 볼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크랩 프로그램 도입 시 추천하는 방법은,

1) 현재 주로 관계를 맺고 자사 뉴스가 보도되는 매체를 구독하고

2) 앞으로 자사 뉴스가 보도되길 바라는 매체(타깃매체)를 구독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조금씩 구독 매체를 늘려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신문을 스캔하지 않고 손쉽게 지면 기사를 JPG나 PDF로 다운 받아서 클리핑 할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주요 일간지나 경제지 등을 중심으로 지면을 빠르게 보는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겠다.


클리핑에 포함할 기사를 모두 스크랩 했다면 이제 일목요연하게 분류하고 정리, 요약하는 일만 남았다.

이 부분에서 회사마다 클리핑의 방식이 다를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곳은 그냥 사내 메신저에서 관련 기사를 모아서 보여주는 토픽(대화방)을 만들어서 공유하는 곳도 있다고 전해 들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적합한 공유 방식이 있겠지만, 우리 회사는 홍보 담당자만의 시각과 관점으로 ‘큐레이션’된 뉴스 클리핑을 매일 아침 메일로 공유한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단순히 기사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뉴스 클리핑을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보기 때문이다.


기사를 그냥 보는 것과 누군가의 관점을 담아 요약 및 인사이트로 공유하는 건 엄연히 다른 맥락이다. 시간을 들여 기사를 보고 요약하는 이유다. 요약하는 과정도 홍보담당자로서의 '관점'을 키우고 기사 작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기사 요약 아래에 자사 뉴스, 경쟁사/업계뉴스 순으로 관련 기사를 제목과 링크를 걸어 쭈욱 나열하는 식으로 정리하게 된다.


우린 이런식으로 자사 뉴스, 경쟁사/업계 뉴스를 구분해 꼭 봐야할 중요한 뉴스를 한 문단으로 요약해서 공유한다


누군가는 아침마다 보내지는 뉴스 클리핑을 읽고 업무에 적용할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다른 회사는 어떤 비즈니스를 펼치는지 '벤치마킹' 할수도 있고, 우리 회사와 관련된 업계 동향과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동료가 뉴스를 읽어야 할 시간을 절약해주는 건 덤으로 주는 보너스다.


뉴스 클리핑 메일 발송 이후 동료들에게 ‘오늘 지면기사 너무 잘나왔던데요??’. ‘항상 보내주시는 클리핑 잘 보고 있어요’. ‘우리 서비스 잘 소개해 주셔서 고마워요’ 등등 피드백을 받을 때가 가장 뿌듯한 순간이다.


최근에 흥미로운 뉴스 클리핑 서비스를 알게 되어 베타 서비스로 사용하고 있는데 잠깐 소개할까 한다.

뉴스럴’ 이란 서비스로 로그인 창에 카피만 봐도 어떤 서비스인지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주요 뉴스를 미리 설정해둔 키워드를 중심으로 모아주고 이를 스크랩하여 리포트까지 만들 수 있게 되어 있다.


상당히 직관적인 UI로 구성되어 메뉴얼 없이도 쉽게 뉴스 클리핑이 가능하다.

자사 뉴스의 추이부터 어느 매체에서 많이 보도가 되고 있는지 어느 기자님이 작성한 기사가 많은지 등도 알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나 역시 베타 유저로 테스트 중이지만 홍보담당자의 뉴스 클리핑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어줄거란 생각이 든다.


PR담당자를 위한 인공지능 뉴스서비스라니... 홍보담당자가 이 멘트를 보고 어찌 가입버튼을 누르지 않겠는가


정리하자면,


뭐니뭐니해도 뉴스 클리핑을 하면서 홍보담당자로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출근해서 펼친 신문에서 우리 회사에 대한 기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앞에서 소개한 지면 파일 스크랩 서비스에서도 물론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지만,

여전히 신문은 두 손을 쫙쫙 펼치면서 봐야 제 맛이다.

심지어 지면에 난 기사가 박스 기사 정도가 아니라 톱 기사 혹은 전면 기사 정도의 큰 지면을 확보했다면

그야 말로 신바람이 나서 신문을 들고 대표님에게 달려갈 수 밖에 없다. (버선발로 뛰어간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이처럼 뉴스 클리핑은 홍보담당자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피할 수 없다면 이조차 즐겨야 하지 않을까?

모쪼록 홍보 직무를 준비하거나 홍보담당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길 바라며 오늘의 한 문장으로 맺음말을 대신한다.


뉴스 클리핑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다 마주친 홍보, 이제는 정리 할 때가 됐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