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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min Park Dec 14. 2017

미디어 산업의 파괴적 혁신을 불러올 여덟 가지 변화

미디어 산업의 파괴적 혁신 (2)

뉴스 미디어 혁신의 관점에서 중요한 미디어 시장의 특징적 변화를 살펴보자.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은 이상에서 설명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시장을 발굴하고 성장을 달성한다.


첫째, 전 세계적인 한계효용 제로 플랫폼의 확장이다. 인터넷과 검색엔진은 물론 소셜미디어, 앱스토어, 아이튠즈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콘텐츠와 서비스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일반화됐다. 이들 플랫폼은 전 세계 이용자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규모를 키울 때 추가 비용이 급격히 줄어드는 한계비용 제로의 특성을 갖는다. 오직 콘텐츠 초기 생산비만 부담이 될 뿐이다.


둘째, 사용자 관여(engagement)의 확대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미디어는 여전히 독자와 시청자의 참여가 소비에 국한되어 있지만,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에서는 사용자 관여가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 전반에 필수적인 요인이 된다. 간단한 예로 추천 서비스는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넷플릭스의 핵심 기술이기도 한 추천 서비스는 아무 가치도 창출하지 못하던 과거 콘텐츠를 리패키징하는 것만으로도 콘텐츠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점차 사용자 관여 없는 뉴스 미디어 콘텐츠는 소비는 물론 유통도 안 되며, 생산단계에서도 사용성과 같은 품질 측면에서 저평가 요인이 된다. 즉 사용자 관여는 점차 사실성과 공정성과 같은 저널리즘의 핵심 가치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할 정도가 됐다 [1].


셋째,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 현상이다 [2]. 탈중개화는 원래 금융에서 상업은행이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를 대출을 통해 중개하지 않고 투자은행이 주식 거래를 통해 직접 연결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자가 플랫폼에 내는 건별 수수료는 제로에 수렴한다. 미디어 시장에서도 사용자 관여가 확대되면서 미디어의 게이트키핑 역할은 줄어들고, 도전받고, 그에 대한 비용 지불도 줄어든다. 이는 미디어 산업 내 가치 사슬[3]의 대변혁을 의미한다. 심지어 사용자들은 미디어가 생산하는 정보는 신뢰하지 않고, 오락은 즐기지 않는다. 대신 직접 만들어서 서로 공유한다.


넷째, 플랫폼 양식 분화와 플랫폼 경쟁 심화다. 플랫폼은 독과점 경향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경쟁이 심화되는 것일까? 우선 포탈처럼 모든 양식(modality)을 다루는 플랫폼이 위상이 약화되고 플랫폼의 양식별 분화가 진행된다. 다음으로 분화된 플랫폼이 양식별로 독점이 이뤄진다. 예컨대 검색은 구글, 동영상은 유튜브, 소셜미디어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식이다. 끝으로 서로 다른 양식의 플랫폼이 사용시간을 놓고 서로 경쟁한다. 예컨대 페이스북이 동영상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유튜브와 경쟁한다.


다섯째, 양식별 플랫폼의 수직계열화이다. 양식별 분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분화된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사진), 오큘러스(VR), 왓츠앱(메신저)를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력한 플랫폼에서 양식을 추가하는 방식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1등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만일 메신저처럼 특정 양식의 독과점이 진행 중이라면 해당 분야의 경쟁 플랫폼을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왓츠앱을 인수했다.


여섯째, CNDP(content-network-device-platform)의 해체이다. 우선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플랫폼은 자신의 플랫폼 양식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거 투자한다. 넷플릭스,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스냅챗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플랫폼은 망 구축이나 디바이스 제작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예컨대 페이스북은 아퀼라 프로젝트를 통해 통신망 구축에, 360도 카메라나 VR 기기 등 제작을 통해 디바이스 생산에 나선다. 이는 최근 화두가 되는 노라인(no line), 즉 온오프라인, 상품과 서비스, 현실과 가상 등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 [4].

페이스북의 수직계열화 전략



일곱째, 콘텐츠의 다변화이다. 플랫폼이 양식별로 분화함에 따라 콘텐츠 생산자도 목표 플랫폼에 최적화해 콘텐츠를 생산하게 된다. 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SEO)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에 최적화(mulilti-platform optimization)된 콘텐츠가 더 많은 사용자 관여를 이끌어내고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역시 자사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하고 이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려 한다.


여덟째, 데이터 과학의 활용이다. 플랫폼과 콘텐츠가 다양해짐에 따라 콘텐츠 공급자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플랫폼은 멀티 콘텐츠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즉 하나의 콘텐츠가 낮은 비용으로 여러 채널과 플랫폼에 적절하게 배포되려면 콘텐츠에 메타데이터를 충실히 달아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콘텐츠를 자동으로 내용분석해 데이터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콘텐츠와 사용자의 수가 많아지고 사용자 관여가 다양하고 방대하게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이를 자동으로 분석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신문과 지상파 방송 등 전통 미디어의 경우, 플랫폼 유통 영역이 국내에 한정돼 있다. 유통 확장에 따른 한계비용도 증가하는 구조다. 사용자 관여를 생산 영역으로 확대하지 않으며 중개화를 핵심 BM로 삼는다. 자사의 단일 플랫폼에 자사 콘텐츠만을 담으려고 하며, 콘텐츠 양식이 확대되더라도 중심 플랫폼에 의존한다. 수직계열화는 전통 미디어 영역 안에서만 진행된다. CNDP의 구분은 여전히 존재하며, 콘텐츠의 양식은 포탈에만 최적화돼 있다. 데이터 과학은 사용하지 않는다.


      


[1] 박대민, 이중식, 서봉원(2016.12.) <사용자 참여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 연구>.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

[2]https://www.techopedia.com/definition/1470/disintermediation

[3] 미디어 산업의 가치사슬은 콘텐트 생산, 콘텐트 전달, 광고 판매, 소비자반응 등 네 부문으로 구성된다. 콘텐트 생산은 ‘콘텐트 확보-저작권 계약-패키징(packaging)-가격결정-마케팅’의 과정을 거친다. 이중 콘텐트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콘텐트 전달은 생산한  콘텐트를 관리하고 유통하는 과정이다.

[4]손재권(2017.9.24). 세계 1등도 ‘노라인 혁신’ 안하면 망해. ≪매일경제신문≫. https://goo.gl/5A8Z4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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