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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min Park Jun 17. 2019

미디어 블록체인의 토큰 이코노미와 창작자 중심 거버넌스

미디어 블록체인의 크립토이코노미 (3)

문제의식미션비전


플랫폼리스 미디어 블록체인의 문제의식은 기본적으로는 스팀과 같다. 미디어 플랫폼에서 기여에 따른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미디어를 거버넌스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살펴보자. 전통 미디어는 창작자 중심의 거버넌스를 갖고 있었다. 즉 신문에서는 편집국장이, 방송에서는 보도국장이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구독료는 낮춰 독자나 시청자를 모아서 광고주와 연결해주는 양면 시장 전략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전형적인 플랫폼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IT 기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들이 등장하면서 전통 미디어는 플랫폼 기능을 빼앗겼다. 그 결과 광고 사업이 정체되면서 비즈니스 기반을 잃었고, 플랫폼에 종속되면서 미디어 시스템 전체 거버넌스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게 되었다.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초과 이익을 가져가면서, 전통 미디어의 콘텐츠 품질 하락은 물론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 스타트업 역시 충분한 이익을 가져가기 쉽지 않게 됐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넘어서 탈중개화를 극대화시킨다. 즉 창작자와 사용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의 중개 수수료를 제로에 가깝게 떨어뜨린다. 미디어 플랫폼은 있는데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가 없어지고,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이 공짜가 된다.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가던 이익은 창작자와 사용자에게 배분된다. 사용자의 그림자 노동(shadow labor)도 보상받게 된다. 


요컨대 미디어 블록체인의 미션은 창작자 중심의 크립토이코노미 만들기이다. 창작자가 핵심 기여자로, 핵심 기여를 하고, 그에 따라 가장 큰 보상을 받는다. 거버넌스는 창작자 중심으로 작동한다. 주주, 투자자는 주변화되고, 개발자는 창작자와 결합한다. P2P 시스템을 통해 모든 사용자는 동일하게 창작자가 될 기회를 갖는다. 미디어 블록체인에 좋은 콘텐츠를 올림으로써 미디어 블록체인 생태계도 활성화되고 그에 기초한 암호화폐의 가치도 높아진다. 양식별로 세분화된 다양한 콘텐츠가 최적화된 형태로 생산되고 사용자들은 고유의 취향에 섬세하게 부합되는 콘텐츠를 향유한다. 이는 시장주의,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비전도 담고 있다. 즉 창작과 창작자가 중심이 되는 사회와 시장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행위 요소행위자기여보상     


행위자


미디어 블록체인의 행위자는 창작자(creator), 개발자, 사용자, 광고주, 그리고 투자자로 구성된다. 이는 기존 미디어 생태계의 행위자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창작자

스팀잇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창작자는 기본적으로 미디어 블록체인에 콘텐츠를 공급한다. 창작자는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핵심 행위자이다. 특히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의 대형 창작자들은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도 1차적인 책임을 진다. 창작자는 글쓰기와 연동된 채굴을 대리시킬 개발자를 직접 정하고 이들이 가져갈 보상을 정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투표가 아니라 고용 계약 관계이다. 창작자는 내부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외주 개발사를 씀으로써 메인 노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메인넷을 개선하기 위한 오픈소스 커뮤니티 지원도 창작자가 맡는다. 창작자는 가장 많은 보상을 받는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할 책임을 갖게 된다. 


창작자는 자신들이 생산하는 콘텐츠 양식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들어, 직접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른 창작자들이 자신들의 미디어 블록체인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즉 창작자는 자체 플랫폼를 구축하되, 이를 외부 창작자에게 공개한다. 플랫폼 이용 수수료는 거의 받지 않고, 외부 플랫폼에 유통 마진을 주지 않고 외부 창작자와 동일하게 자체 콘텐츠 판매 수익을 가져간다. 창작자는 미디어 블록체인 생태계의 오프체인 거버넌스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때 투표권은 완전 익명 투표로 할 필요가 없으며, 어떤 창작자가 어떤 결정에 얼마만큼의 A코인 연동 투표권을 행사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역대 투표 내역도 공개된다. 


대형 창작자들은 내부 또는 외부의 개발자와 협업하면서 스팀잇의 증인이 하던 메인 노드 역할을 하게 된다. 개발사는 창작자로부터 받은 암호화폐를 개발비로 활용해 메인넷을 개발하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며, 플랫폼을 운영한다. 다만 외부 개발자의 경우 메인 노드는 아니다. 즉 메인 노드 기능을 위임 받은 것이 아니라 단지 대행하는 것이다.


부당 행위를 한 콘텐츠 생산자나 개발자, 사용자, 투자자들을 배제하는 것도 창작자가 책임지고 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창작자는 개인일 수도 있지만, 집단일 수도 있다. 특히 처음부터 최고 기술 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를 두고 있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창작자가 도전 받지 않는 권력은 아니다. 우선 외적으로는 시장 경쟁에 직면한다. 즉 한 미디어 블록체인은 다른 미디어 블록체인과 경쟁한다. 경쟁은 양식 내 독점을 바탕으로 하는 양식 간 경쟁 형태가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양식의 콘텐츠 간 경쟁이 된다. 내적으로는 사용자의 견제를 받게 된다. 사용자의 평가가 낮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는 개발자를 지원하기는커녕 좋은 콘텐츠 생산자를 모을 수 있는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창작자가 개발비를 적게 책정하고 개발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계 비용 제로를 달성하기 이전의 개발비는 여느 플랫폼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최대한 편성해야 한다. 다만 창작자가 개발자를 지원하는 구조를 통해 플랫폼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 상태에서 초과 이익이 플랫폼 사업자가 아니라 창작자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창작자가 최고의 개발자 역할을 하는 것은 최근 미디어 플랫폼 현황을 볼 때 놀라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은 전통 미디어에서는 익숙한 일이었다. 신문사는 사주가 직접 고가의 윤전기를 구매해 신문을 발행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가질 수 있었다. 창작자는 자신의 자본으로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기 때문에 보다 완전한 콘텐츠 생산의 자율성을 갖는다. 창작자는 플랫폼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1) 이미 성공한 대형 콘텐츠 공급자로서 자체 자금을 동원할 수도 있고 2)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외부 투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다. 


대형 창작자가 자신들의 콘텐츠에 최적화된 미디어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내부 개발자를 뽑거나 외부 개발사에 외주를 주어 채굴과 관리를 맡긴다면, 중앙화의 위험성이 있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어떤 대형 창작자가 혼자 힘만으로 성장한다면 결국 그 미디어 블록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여러 대형 창작자가 연합하면서 성장하는 경우라면 컨소시엄 블록체인으로 발전할 것이다. 다른 한편 창작자들이 자신들만의 중소형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갖고 인터체인 형태로 연합한다면, 개별 미디어 블록체인은 중앙화됐지만, 전체적인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은 탈중앙화된 형태로 규모를 이룰 것이다. 창작자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갖는 동시에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한다. 


미디어 블록체인의 사용자는 스팀의 추천인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사용자는 콘텐츠를 읽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고, 댓글을 쓰고, 콘텐츠 생산자에게 후원금을 내거나 구독료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사용자의 행동은 콘텐츠의 가치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며, 이 가치에 따라 창작자에게 주는 보상 규모는 물론 사용자가 받는 보상의 크기도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는 글을 쓰면 창작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와 창작자는 행위를 통해 분명하게 구분된다. 행위자와 행위를 구분하는 것은 토큰 이코노미 설계에도 반영된다. 즉 창작자가 글을 올림으로써 받는 암호화폐와 사용자가 큐레이션을 통해 받는 암호화폐가 달라야 한다. 


개발자

개발자는 미디어 블록체인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운영하고 개선한다. 고유한 양식의 콘텐츠를 반복가능하고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창작자가 자신의 규모를 키우고자 할 때, 이 창작자는 개발자를 직접 고용하고 외부 개발사에 주도적으로 아웃소싱을 맡겨서 자신의 콘텐츠에 최적화된 미디어 블록체인 개발을 시작한다. 미디어 블록체인의 개발자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창작자가 직접 고용한 내부 개발자이다. 이들의 지위는 전통적 언론사의 개발자, 즉 기자나 PD 같은 창작자 집단의 지휘를 받아 단순 개발이나 관리만 하는 개발자 라기 보다는 미디어 스타트업처럼 콘텐츠의 포맷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자 지위를 갖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창작자가 아웃소싱하는 전문 개발자 집단이다. 내부 개발자만으로 개발이 어렵다면 외부 전문 개발사에 개발을 부분적으로 위임할 수도 있다. 현재에도 이미 이러한 블록체인 전문 개발사가 있다 . 이들은 기업용 블록체인, 즉 엔터프라이즈급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해주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퍼블릭 블록체인 구축을 도와주기도 한다. 

셋째,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자 집단이다. 이들은 미디어 블록체인의 자동화된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시스템 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보상을 받는다. 


내부 개발자와 아웃소싱 업체 등 전문 개발자에게 주는 인건비를 비롯한 개발비는 미디어 블록체인에 참여한 창작자들이 지불한다. 창작자는 초기에는 자체 자금 또는 투자금으로, 다른 메인넷 위에 있는 토큰을 발행해 유통한 뒤에는 토큰으로, 별도의 메인넷을 출시한 이후에는 자신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벌어들인 코인으로 내부 개발자와 외부 개발사에 개발비를 지급한다. 내부 개발자나 아웃소싱 개발사와 달리 오픈소스 커뮤니티 개발자 집단은 미디어 블록체인을 개선한 대가를 미디어 블록체인 내부의 보상 체계에 따라 암호화폐로 받을 수 있다.


투자자

투자자와 광고주는 암호화폐 생태계 내의 행위자는 아니고 외부에 존재한다. 그러나 암호화폐 생태계의 가치창출에 기여한다고 볼 수는 있다. 투자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미디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투자를 실행할 수 있다. 두 방식 모두 익숙한 투자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첫째,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이다. 미디어 블록체인에 양질의 콘텐츠가 충분히 쌓이고, 사용자도 충분히 많아지면 저작권 모형이나 광고 모형의 비즈니스가 가능해지고 암호화폐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암호화폐 투자는 외환투자와 유사할 수 있다. 


둘째, 창작자 집단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자는 미디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듯이 창작자에게 투자할 수 있다. 창작자는 자신의 독특한 콘텐츠 양식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의 콘텐츠 형식에 최적화된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갖고 있다. 성공한 창작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콘텐츠 양식으로 콘텐츠를 추가로 만드는 다른 창작자에게 구체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그 플랫폼이 고유하게 제공하는 특화된 양식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용자들 역시 해당 플랫폼에 열광하며 모여들 것이다. 미디어 블록체인의 생태계가 커짐에 따라 생태계의 가치도 높아지면 창작자가 자신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받는 보상도 더 커지고 대형화될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는 대형 창작자의 주주로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정리하면 투자자는 1) 대형 콘텐츠 제작사나, 외주 개발사 등에 일반적인 콘텐츠 스타트업이나 개발회사에 투자하듯 투자하거나 2)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의 통화에 투자하듯, 즉 외환 투자를 하듯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다. 


광고주

광고주는 필수적 행위자는 아니다. 암호화폐로 작가와 큐레이터에게 보상을 줌에 따라 광고의 필요성은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광고주가 창작자가 만든 네이티브 광고나 브랜디드 콘텐츠, 또는 광고주가 직접 창작자가 되는 브랜드 저널리즘 형태로 광고를 집행할 수는 있다.   


광고주는 좋은 광고를 통해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으면서 광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미디어 블록체인은 광고주를 등록시키고 광고주의 콘텐츠에 한해서 창작자 보상을 전부 사용자에게 이전시킬 수도 있다. 


페이스북처럼 광고 영역을 만들고 광고를 집행할 경우 보다 정교화된 타겟팅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광고 영업은 최소한 1천만 명 이상의 월 활성 사용자(monthly active user)를 모은 이후에나 의미있을 수 있다. 초기의 소규모 미디어 블록체인이 단독으로 광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는 어렵고 다른 미디어 블록체인과 연합해 규모 있게 성장한 뒤에 가능하다.


기여와 보상


수정된 미디어 블록체인에서는 행위자와 기여, 보상을 일관성 있게 구성한다. 창작자는 창작을 하고 창작으로만 얻을 수 있는 코인을 받는다. 사용자는 큐레이션을 하고 큐레이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코인을 받는다. 창작자가 받는 코인을 A코인, 사용자가 받는 코인을 B코인이라고 하자. 


창작자는 A코인을 B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이는 스팀잇에서 스팀파워를 스팀으로 파워 다운하는 과정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팀잇과 달리 B코인을 A코인으로 파워 업 하는 과정이 없다. 또한 투자자는 A코인을 살 수 없다. 오직 B코인만 현금으로 환전 가능하다.     

 


개발자는 창작자가 A코인을 환전해 얻은 B코인, 또는 창작자가 구매한 B코인을 개발비로 받는다. 스팀에서는 증인에게 채굴된 암호화폐의 10%를 고정적으로 지급했지만, 수정된 미디어 블록체인 모형에서는 창작자와 개발자 간의 계약을 통해 지급하는 것으로 한다. 단 플랫폼이 자동화된 그로스해킹 도구를 내장하고 있고, 이를 통해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자가 그로스해킹 실험을 하고 플랫폼을 자동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 미리 정해놓은 스마트 콘트랙트에 따라 자동으로 암호화폐를 보상받을 수 있다. 이때 지급되는 코인은 B코인이다. 


한편 스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성격의 스팀달러가 있다. 그러나 스테이블 코인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원천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보다 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발행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법정화폐와 등가가 되기 위해서는 법정화폐 외의 다른 요소를 추가해 가치를 보전해야 한다(Eichengreen, 2018.9.18).     


토큰 이코노미     


이중 통화체계


앞서 설명했듯이 여기서 제안하는 플랫폼리스 미디어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는 두 종류가 있다. 창작자가 창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A코인과 사용자가 큐레이션을 통해서, 또는 A코인을 환전해서, 또는 투자자로서 현금으로 구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B코인이다. A코인 보유자만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B코인 보유자만 큐레이션 과정에서 콘텐츠 평가를 할 수 있다. 따라서 A코인 보유자는 지분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주 투자자와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B코인은 포인트나 티켓, 후원금처럼 재화나 용역을 구입하는 데 사용된다. 즉 암호화폐 생태계 내의 현금과 같다. 


뒤의 거버넌스 부분에서 언급하겠지만 파워 업 과정이 없기 때문에 금권 선거 가능성은 없어진다. 그러나 파워 다운 과정은 남겨둬야만 창작자가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즉 A코인을 B코인으로 파워 다운해서 이를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파워 다운 시 A코인 1개로 받을 수 있는 B코인의 개수는 1개 이상으로, 즉 A코인 대비 B코인의 환율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 


예컨대 기존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가 클릭당 광고비를 10원 받았는데 이 중 창작자에게 1원 주고, 자신들이 개발비로 4원을 쓰고, 5원을 이익으로 가져갔다고 하자.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는 사용자에게 1원을 주고 창작자에게 9원을 주되, 창작자가 9원 중 4원을 개발비로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창작자에게 A코인 1개, 사용자에게 B코인 1개를 주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하면, A코인 1개의 가치는 B코인 9개이고 B코인 1개의 가치는 현금 1원이 된다. A코인은 B코인의 9배가 된다. 이는 창작자가 글을 써서 A코인을 얻고 이를 파워 다운해 B코인을 확보해 추천인으로 활동을 할 경우, 글을 쓰지 않은 일반 사용자가 추천인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암호화폐의 가치 유지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다. 그 중 핵심적인 비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법정통화 대비 암호화폐 가격이 변동성이 크다. 

둘째, 암호화폐로 살 수 있는 재화나 용역이 없다. 


암호화폐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몇 가지 조치들이 취해진다.

첫째, 화폐수량설에 입각해 화폐 발행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예컨대 비트코인은 화폐발행 총량을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했다. 이더리움은 화폐 발행량을 매년 최대 1560만 이더로 제한한다 . 스팀은 스팀달러 발행량을 전체 스팀 시가 총액의 10%가 되도록 유지하려 한다. 과도하게 화폐가 발행되면 화폐를 사들여 소각하기도 한다. 

둘째, 법정통화에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발행하는 것이다  . 예컨대 스팀은 달러화와 1대 1로 연동된 스팀달러를 발행한다. 또 스팀파워를 보유한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율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한다. 셋째, 재화량에 따라 통화량을 연동시키는 것이다. 


사실 암호화폐의 가치 유지는 <리니지2>처럼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역할 게임)에서 가상화폐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유사하다. 가상화폐든 암호화폐의 가치 유지를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세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첫째, 암호화폐를 공급한다. 둘째, 암호화폐로 살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을 공급한다. 셋째, 총통화량과 총재화량을 일치시킨다(박대민, 2006).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비록 이 조건에 실재세계의 법정통화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 이를 외생변수로 보고 최종적으로 생태계 내 총통화량과 총재화량만 일치시킨다면, 암호화폐의 가치는 생태계 밖 법정통화 대비 변동성이 크더라도 생태계 내에서는 유지되며 생태계도 그 안에서는 경제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이는 <리니지2>의 가상통화인 아데나의 현금가와 상관없이 <리니지2> 내의 아이템과 아데나 간의 균형만 달성하면 <리니지 2>의 가상경제체계가 유지되는 것과 같다. 


스팀 생태계는 스팀이라는 통화 발행을 콘텐츠라는 재화와 연동 시킴으로써, 적절한 총 통화량과 총 재화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었다. 즉 현금 기준으로 총 통화량과 총 재화량을 계산한다고 하면, 스팀의 총 재화량은 현재와 미래에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콘텐츠의 총 현금 가격이고, 스팀의 총통화량은 스팀의 시가 총액이다. 둘이 일치하면 스팀의 가격은 유지되지만, 총 재화량이 적다면 스팀의 가격이 하락하고 시가 총액도 줄어들 것이며, 총 재화량이 많다면 스팀 가격은 오를 것이다. 


암호자산


암호자산은 콘텐츠 외에 빅데이터 분석된 의미데이터가 될 수 있다. 이는 다음 비즈니스 모델 설명 중 데이터 판매 부분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한다.      


창작자 중심의 미디어 블록체인 거버넌스


스팀잇에서 창작자가 거버넌스에 조금이나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알고리즘은 창작 증명이었다. 플랫폼리스 미디어 블록체인에서는 이를 창작자 중심으로 더욱 강화한다. 수정된 미디어 블록체인에서 핵심 행위자는 창작자이며 핵심 기여는 창작이다. 창작자는 창작을 통해 거버넌스에 참여할 자격이 부여되는 A코인을 얻는다. 오직 A코인 보유자만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다. 즉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증인이 없기 때문에 위임된 지분증명이 아니라 지분증명을 합의 알고리즘의 다른 축으로 사용한다. 요컨대 수정된 미디어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은 창작 증명에 연동된 지분증명이다. 


스팀잇에서 파워 업에 해당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거버넌스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창작해야 한다. 의미 있게 참여하고자 한다면, 꾸준히 좋은 글을 올려야 한다. 투자자가 투표권을 사는 금권선거 가능성은 줄어든다. 투자자는 B코인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박대민(2018). 미디어 블록체인의 크립토이코노믹스 : 스팀잇 비판과 대안 모형.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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