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뒷모습

by 댑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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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를 봤다.

장엄한 자연경관에,

푸른 물에,

수달 하나.

천천히 누워,

물에 몸을 맡기는 듯하면서도

조그마한 움직임으로

물살을 갈라가는 모습이

그렇게 시원해 보일 수가 없었다.


영상에서 몰아치는 청아함이

간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바라는 이상향이 투영된 것일까.


수달의 털에 달려 있는 물방울이

눈물처럼 떨어진다고 느꼈던 건,

그 뒤에 있는 수달의 생명력을 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아름다움 뒤에

숨어 있던

자연 경쟁에서의 처절한 투쟁을 떠올렸기 때문일까.


아름다움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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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플래그 오크 나무라는 작품인데,

전시회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

처음 봤을 때의 강렬한 인상을 잊지 못한다.


저 나무는,

어떤 기억을 품고 있을까.


무슨 목적을 가지고,

저렇게 굳건히 땅을 버티고,

아무 말 없이

아름다움을 피워내고 있는가.


나무 앞에 서면,

나는 한 없이 초라해질 거 같다.

그러면서도 경외심을 품을 것이다.


투쟁에,

꿋꿋함에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야자가 끝나고

노래를 들으며 산책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때 자주 듣던 노래 중 하나는,

악동 뮤지션의 시간과 낙엽이었다.


가사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떨어지는 낙엽에
그간 잊지 못한 사람들을 보낸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붉게 물든 하늘에
그간 함께 못한 사람들을 올린다


문장이 들려올 때마다

나는 하루 종일 굽어 있던 어깨를 피고,

하늘을 바라보며,

별처럼 보이는 가로등과

그 빛에 비친 나무들을 보았었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그때 생각이 자주 난다.


문득 옛날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시절의 나는 빛났을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그리움을 느끼고,

표현 못할 애상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봤던 그 나무들은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가끔 본가에 가서 고등학교 근처에 가면

반가울 때도 많다.


기억을 떠올릴 때도 그들은

항상 함께 옆에 있는 존재들이다.


시험을 못 봐서 힘들어했을 때도,

인간관계에 지쳐 버티지 못할 것이라 여겼을 때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했을 때도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때로는 노란빛이었고,

찬란한 푸른빛일 때도 있었으며,

공허한 하늘 만을 보여주었을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위치를 지키고 있다.


나뭇잎들을 보며

아름답다 느꼈던 건,


흰색 가로등에 비친 푸른 잎들을 볼 때마다,

상긋함을 느꼈던 건,

잎을 피워내기 위해

고대한

그 나무의 뒷면의 노력을 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라고

요즘 들어 생각한다.


확실히,

아름다움과 고통은 함께한다.


밤이 없으면, 낮의 소중함을 알까

삶의 마지막이 없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에

가치 있다고 여길만한 것이 있었을까.


이 안배가

참으로 아름답고도 고통스럽다고 여기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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