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언덕을 계속해서 올라간다.
해가 수평선을 넘고 또 넘듯이.
그의 아버지는 질문했다.
내일 다시 오는 해를 보는 게 어떠냐고.
그의 어머니는 꾸짖었다.
받아들이라고, 가까워져 오는 밤을.
그는 그때의 밤을 잊지 못했다.
그 말이 끝이었고, 그 이후로 두 분은 해를 다시 보지 못했다.
그 뒤로 해가 드리워지지 않는 집에는 항상 어둠만이 가득했다.
그때 그는 그러한 적막이 당연했다.
그는, 주변의 적막이 자신을 감싸 안을 때까지 헤드셋을 끼고,
이불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는 이불 안으로 들어갈 때면,
발만을 밖으로 내놓았다.
이불이 주는 포근함에,
한 치의 무서움을 남겨놓은 듯이.
그렇게 1년을 보냈다.
싱크대의 호스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그 규칙 없는 울림에,
그는 몸을 더 감싼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불의 땀 냄새와, 그 안에 눌린 마음만 제외하고는.
주위는 조용했다. 그러나 그의 내면은 소리 없이 아프다고 부르짖고 있었다.
왜? 지금이 제일 편하지 않아? 그는 자문한다.
이불 안에, 몸을 가두고 있는 게, 이유 없는 고통에 상처받는 것보다는, 훨씬 좋잖아?
그는 속이 메스꺼워지는 것을 참으며, 계속 생각한다.
맞지. 근데 왜 마음이 이렇게도 불편할까.
왜? 왜?
창문에 있는 암막커튼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 때 그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했다고 생각했던 그 커튼.
그는 암막커튼을 제쳤다. 구역질은 더욱 올라왔다.
손으로 입을 막고, 밖에 떠 있는 해를 본다.
햇빛이 몸에 닿는 것을 느끼는 순간
토가 나왔다.
그는 막을 생각도 없었다.
다만, 그저 해를 쳐다볼 뿐이었다.
아파서 피하려는 고개를 붙잡는다.
눈에 그 햇빛을 놓치기 싫다는 듯.
그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아파서, 뜨거워서, 빛나서.
그는 그렇게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눈에는 아까 보았던 햇빛의 잔상이 남아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