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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
그땐 헤어지면서 핸드폰 번호가 아니라 이메일 주소를 포스트잇에 적어 교환했다.
브런치에 처음 등록할 소재로 2002년 시절의 여행을 기록하면서 지금과는 많이 다른 여행 분위기를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쓰다 보니 그것보다는 그때의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했는지, 돌아다니는 동안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어떤 기분이었는지가 떠오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뭔가 다시 찾아낸다는 것은 물건도 있지만 나의 기억 어디인가에서 먼지 쌓인 책장을 후후 불어 꺼낸 책 속에 글자도 많이 지워져 일부 내용은 알아보지도 못하지만 읽히는 내용을 발견한 기분이다. 브런치라는 공간으로 겨우 옮겨 적었지만 이젠 더 이상 잃어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와 감격이 동시에 느껴진다.
조금 더 일찍 이런 기회를 옅봤다면 더 많은 내용이 담기게 되었겠지만 아쉽게도 여기까지가 2002년 40일간 내 호주 여행의 전부이다.
언젠가 오래된 일기처럼 적어놓은 글들을 읽으며 다시 한번 그때의 사람들과 장소를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