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할 곳이 없네..
어지간하면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고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하는 것이 어려운 성정이라 가슴 앓이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적대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말을 조심하려고 애를 쓴다. 뭐든 나쁜 상황이 되는건 최대한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겁쟁이라서 그런가..
때로는 이런 나약함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지만 억지로 그런 마음에 반대해서 움직이고 싶지는 않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한꺼번에 몰려오는 피할 수 없는 곤란함을 막아내기도 해야한다.
모순적이게도 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실수할 수 있는 확률도 증가한다. 그래서 하루쟁일 뭔가 찝찝한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변하기도 했는데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아으니까 더 신중해지도록 노력했다. 그 노력으로 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이야기를 하는 흐름 속에서 생각이 중간에 들어와 이건 조심해서 말해야겠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아주 좋은 현상이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 웃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실수들을 더러 했다. 실수를 하면서 조금씩 보완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재밌어하는 부분들이 너무 좋으니까.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나에게 쉽게 들어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좋게 생각하면 편해서 그런다고 생각이 들지만, 나쁘게 생각하면 만만해서 그렇다는 생각도 든다.
그게 가까운 사람이면 더욱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냥 이야기해도 받아 들일 수 있을 법한 내용도 화를 내며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조금 억울한 경우도 있고.. 참.. 어렵다.
어떤 경우는 서로에게 화를 내지 못하니 나를 중간에 두고 화를 낸다. 나는 어느 쪽 편도 들고 싶진 않다보니 항상 화를 내는 반대쪽 사람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렇게 화를 내어놓고 마지막엔
"그냥 알았다고 하면 될 것을 계속 그 사람을 두둔해서 일을 키운다"고 한다.
그냥 알았다고 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보니, 가끔은 그런 화(?)를 당하고 나서는 그냥 알았다고 할 것을 왜 굳이 그런 대답을 했을까하는 후회도 있다.
다만 정말 드물게 그냥 알았다고 해도 안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
무슨 마음인지는 알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속상한 마음에 잠자리에 누웠을 때 계속 생각이 나 잠을 자려는 피곤한 몸뚱이를 괴롭히는 경우도 있었다.
어쩌면 좋을지를 모르겠다.
예전 김창옥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러 갔을 때, 들은 이야기 중 생각나는 것이 하나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 건 그만큼 즐겁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살면서 함께 하면 시간이 빨리 가는 사람, 시간이 빨리 가는 일, 그리고 시간이 빨리 흐르는 장소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와 즐겁게 시간을 보낼 그 사람과 그 곳, 그 일을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