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7>
도서관에 가면 눈에 띄는 책들이 있다. 그중 <미키 7>이라는 책은 한동안 볼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의 원작 소설이기에 읽어볼까 싶다가도 영화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하기 때문이다.
제공되는 OTT 서비스에서 그냥은 볼 수 없었고 돈을 내야 볼 수 있었다.
가격도 아직 비싸기도 했고.
갈 때마다 고민하다가 이번에 빌려보았다. 일단 예고편은 본 상태라 어느 정도 느낌은 알고 있다.
<미키 7>이라는 제목은 미키 반스의 7 번째 복제이다.
극한의 실험이나 탐험에 투입되어 죽으면 기존 기억을 유지하며 다른 몸으로 만들어진다.
물론 기억을 업로드해야 한다.
어느 지역 탐사로 투입된 미키는 깊은 구덩이에 빠지게 되고 이를 관리하던 직원은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미키 8을 생산한다. 하지만 미키 7은 구덩이에서 살아 돌아오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키 8과 나누어 일을 한다. 동일한 두 명이 200명이 안 되는 거주자들 사이에서 들키지 않을 수는 없었다.
둘 중에 하나는 죽고 남은 하나가 미키 9가 되어야 한다.
<미키 7>이라는 책을 리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우주를 주제로 하는 영화와 책을 좋아한다.
다만 영상으로 표현되는 우주와 환경을 내 상상만으로 만들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글로만 이루어진 책으로 나만의 우주를 만들고, 묘사한 외계 생명을 상상해야만 한다.
예전에는 충분히 명확하게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요새는 뭔가 흐릿하다. 혹은 다른 영화에서 본모습에서 가져온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만들어진 외계의 행성 환경은 어느 순간 짬뽕되어 흥미로움을 반감시킨다.
조금은 답답하기까지 하다. <미키 7>에서 그려낸 크리퍼는 왠지 모르게 하얗고 큰 입이 4갈래로 나뉘어 많은 이빨을 가진 아주 무섭고 야만적인 생물로 생각했으나, 나중에는 어느 정도 지성이 있다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동안 불편해진다.
주인공도 애초에 로버트 패틴슨이다. 이미 트레일러 영상을 봤기 때문이다.
먹는 모습과 화학 샤워, 숙소 같은 것도 내 상상 속에선 억지스럽다.
중반까지는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영상을 많이 보게 되는 요즘, 편하게 상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주와 같은 환경이 아니라면 책을 거부감 없이 잘 보는 것 같은데, 우주 같은 건 아무래도 어렵게 느껴진다.
최근에 시도했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1/3 정도 읽다가 덮어버렸다.
내년에 영화로 나오면 먼저 보고 재밌으면 책으로 봐야겠다.
상상력에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단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