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한강 공원
해리포터에 나오는 킹스크로스 역에 신기한 마법 승강장이 있다면 서울 7호선 자양역 "2와3번" 출구, 회색 도시에 청량함을 한껏 가져다 줄 한강으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더운 여름 시원한 강바람이 지하철 출구로 빨려 들어온다.
계단으로 내려가도 좋고 전시관으로 바로 입장해도 좋다.
밖으로 나오면 나를 이곳으로 안내한 청담대교를 건너는 7호선 열차의 출발을 볼 수 있다.
철교를 건너기 위한 무거운 전철의 움직임은 대단하단 생각까지 든다.
바다같이 넓은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잔디밭에 오손도손 앉아 강바람을 느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한다.
강아지도 총총거리며 집사를 따라다니고 아이들은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넓은 공간을 누빈다.
내가 다닌 출사지 풍경 중 한강 곳곳은 해 질 녘이 아름답다.
조심스레 높은 빌딩 숲 뒤로 숨기도 하고 한강 끝자락에 가라앉기도 한다.
그때마다 온 세상을 그날 기분에 따라 색 칠하는 장면이 감탄을 자아낸다.
사진을 더 잘 찍을 수 있게 되면 내가 느낀 이 장면을 고스란히 전달하리라는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낮에는 공원을 찬찬히 걸으며 여기저기 눈을 둔다.
어떻게 담아야 할까?
잘 담기보다는 많이 담아보자.
가끔은 조심스럽게
가끔은 대담하고 빠르게.
맑은 날 낮에는 역동적인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다.
교차점을 지나는 자전거, 러닝 하는 사람, 스케이트 보드 연습장 등이 있다.
잔디밭에 앉은 가족, 연인, 친구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웃음.
참으로 다양한 모습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는 청담대교를 건너는 전철이다.
철로 위로는 도로가 있어 두더지가 땅굴을 파고 나가듯 좁은 틈을 쿠광광쾅하며 지나간다.
한강을 따라 난 길 위에서 철교 쪽을 바라보며 찍으면 아주 예쁘다.
전철은 대략 7분 간격으로 오니까 천천히 준비하고 구도를 잡은 다음에 촬영해 보았다.
해의 방향이나 시간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풀 밭 위 캠핑 의자를 놓고 앉아 있는 커플과 전철을 함께 촬영했다.
광각으로 잡으면 전철이 너무 멀어지고 망원으로 잡으려니 사람들이 다 나오질 않아 타협을 했다.
풀 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으며 깔깔대는 사람들이 있다.
조심히 풍경의 일부처럼 담아보려고 했다.
사진이란 취미가 풍경에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한다.
사람 사이에 얌전히 앉은 강아지는 무얼 기다리는 걸까 하는 생각.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촬영했지만 그 공간에 있던 사람들이 신경이 쓰였다.
장면에 있는 사람들이 궁금했고, 그로 인해 풍경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강이라면 해 질 녘을 촬영하는데 너무 좋다.
지난 성수 구름다리도 그렇지만, 뚝섬은 해 질 녘에 다양한 장면들과 함께 담을 수 있어 좋았다.
위 사진은 해 질 녘은 아니고 길어진 해가 지기를 기다리다 날고 있는 연과 함께 촬영을 해보았다.
이 때는 역광으로 찍으면 너무 어두워진다는 걸 몰랐나 보다.
해를 바라보고 찍더라도 가까운 나무, 건물 등으로 가리고 찍으면 주제에 노란 테두리가 예쁘게 생긴다.
조금씩 알아가면 즐겁다.
큼직한 비눗방울이 날아다니는데 급하게 카메라를 들어 촬영해 보았다.
민들레 조형물도 있고,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부분도 딱 좋았다.
아무래도 해를 바라보며 찍다 보니 조리개 값이 높다.
철교와도 함께 촬영해 보았다.
해가 지고 있는 반대쪽에는 파란빛을 내며 차가워진다.
해가 넘어가면서 지는 쪽은 따스해지고 멀어지는 쪽은 차가워지는 듯하다.
한강의 철교와 전철 그리고 다양한 불빛이 만들어내는 장면이 밋밋했던 장면을 이쁘게 포장해 준다.
전철 없이 철교만 촬영하면 뭔가 아쉽지만 밤이 되면 달라진다.
여름은 해가 완전히 지려면 저녁 8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여름은 늦게까지 있지 못 다고 이른 봄이나 겨울에 야경을 많이 찍게 된다.
조리개(F) 값을 높이면 조명에서 나오는 동그란 빛이 뾰족 뾰족한 성게처럼 촬영된다.
그와 동시에 강바닥에 조명이 비쳐 노랗게 일렁이며 반사되는 모습이 예쁘다.
어딘가 비치는 것들은 내가 알고 있는 실제 모습이 아니다.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그려질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강에 비치는 건물들, 비 온 뒤 물웅덩이에 비치는 나무와 같은 것들이다.
이런 관찰이 사진의 재미있는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오른쪽 사진은 삼각대를 이용해서 1.6초 정도 장시간 노출을 했다.
대교 위에 차들의 궤적을 만들 수 있었는데 전체에 비해 조금 빈약해서 아쉬웠다.
롯데타워의 웅장한 모습.
대체로 쌀쌀한 날씨에는 하늘이 청량하게 맑았던 것 같다.
걸어서 다리 반대편에서도 촬영해 봤는데,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 난다.
눈치채기 힘들겠지만, 전철이 지난 간 궤적이 있는 사진이다. 가운데 파란색으로 선이 그 궤적이다.
다양하게 촬영해 보려고 ISO, 조리개, 셔터스피드 등을 바꿔가면서 연습 중이다.
접근성: 자양 역에서 도보 10초
촬영 난이도: 한강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철교를 지나는 전철과 야경 사진 연습이 가능하다. 관찰하는 연습을 할 수도 있는 좋은 출사지이다.
추천 시간대: 오후 3시 이후라면 언제든지 좋을 것 같다.
단점: 주말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편의점에 간단히 사 먹으려 해도 시간이 걸린다. 한강 라면은 인기가 좋아서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종합 평점: ⭐⭐⭐⭐ (4.5)
7호선 자양역에서 내린다.
2와 3번 출구로 나온다.
Body: Canon R10
Lens: RF-S 18-150mm F3.5-6.3 IS S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