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이 노출되었을 때 변화 6가지 그리고 느낀점

쥐도 새도 모르게 브런치 글이 노출될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by 대수니

눈만 뜬 채로 월요일을 마중 나가고 있는 일요일 저녁이었다. 내 발 끝 어딘가에 있는 휴대폰이 한번 울렸다. 몸을 뒤집기가 왜 이렇게 귀찮던지 한 번만 울린 알람에는 수고하지 않기로 했다. 무념무상으로 보낸 하루의 끝이 되어서야 모라도 남겨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이제 와서 브런치를 열었다. 종모양에 초록 방울이 달려 있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새내기는 설레는 마음으로 종을 울려본다. (나는 띵동이라고 소리가 들리는 상상을 한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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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부니가 좋아집니다.

'어머머! 언제 이렇게 1000을 돌파했지?' 라며 신이 났다. 위로 치솟는 별이 담긴 아이콘은 곧 내 기분이었다. 연결되어 있지 않아 보이는 익명의 한국인 천명이 내 글을 본 것이다. 난 무념무상으로 하루를 보냈을 뿐인데 비밀스러운 성취는 얼떨떨했다. 머털도사가 뿌린 머리카락 중 하나가 브런치의 글인 것 같았다. 마법을 부린 것 같은 짜릿함을 느꼈다. 강조를 하자면 만 명 돌파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기부니가 좋다. 기부니를 좀 진정시키고 보니 '때때로 서프라이즈'란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고백하건대 정말 나는 무방비의 일요일을 보내고 있었기에 브런치팀에서 나에게 준 서프라이즈라고 언뜻 생각을 했다. 기부니가 좋아서 약간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 같은 신입도 거두어주는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 무심코 또 마우스로 눌러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쓴 때때로 서프라이즈라는 제목의 글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때서야 내 모든 글이 아니라 한개의 글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다는 걸 인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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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 더 신기한 일인 거였잖아?'



2. 다음 트래픽을 열혈로 올립니다.

바로 통계를 살펴보았다. 기타에서 많이 유입이 되고 있었고 친절한 통계는 모바일 다음이라고 주소를 알려주었다. 문제는 다음의 어디냐는 것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집들이에 초대받았는데 아파트 단지만 알고 동 호수는 깜빡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다급히 남편을 불렀다.

"남편! 남편! 지금부터 우리가 찾아야 할 게 생겼어. 폰으로 다음을 열심히 봐봐."

남편 " 다음 어디?"

" 전부"


남편과 나는 폰으로 다음을 엄청나게 열심히 봤다. 특히 나는 같은 탭이더라도 광고에 몇 계좌가 돌아가는지 카운팅 하듯이 무수히 새로고침을 했다. 몇 번의 순회를 끝내고 나니 어느 정도 내 글이 걸렸을법한 탭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판을 튕기듯이 계속 새로고침을 했다. 어느덧 시간은 새벽 1시였다. 끔뻑거리며 찾다 놓친 건지 결국 둘 다 찾지 못한 채 잠들었다.



3. 알림에 중독됩니다.

월요일은 항상 느끼지만 금방 지나간다. 정신없이 오전이 지나가고 오후가 되었다. 그사이 조회수가 2000을 돌파했다. 오후가 되어도 찾지 못한 나는 브런치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겼다. 기껏 노출시켜줬더니 문의나 남겨 귀찮게 하는 작가가 된 것 같아 망설였지만 나의 영광스러운 순간의 뿌리를 어떻게든 찾고 싶었다. 당연히 또 이런 기회가 오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소중한 순간을 그냥 보낼 순 없잖아요?(그러니 이해해주세요. 브런치팀) 고객센터에서는 브런치 문의는 채팅으로 진행이 어려워서 게시글로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진행이 된다고 한다. 나는 바로 포기했다. 내 글이 다음 어딘가에서 당장 5분 뒤에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으니. 그렇게 저녁 약속까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무방비 상태에 있던 나에게 브런치 알림이 또 왔다.

조회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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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가락에 새로고침 병이 생깁니다.

'아직도 노출이 되고 있다니?' 이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나는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거북목 모드로 열심히 화면을 밑으로 끌어서 튕기기를 여러 번. 무수한 새로고침 끝에 드디어! 발견했다. 홈& 쿠킹 탭에 있는 브런치 노출 영역에서 2번째로 내 글이 노출이 되어 있었다. 디어 노출된 화면을 내 눈으로 보고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지난 1시간 동안 습관이 되어버린 내 손가락이 새로고침을 또 해 버린 것이다. 나는 내 글이 사라질까 봐 하얘졌는데 정말 다행히도 페이지는 그대로 있었다. 온갖 캡처를 다 했다. 결국 한 장만이 쓸만한 것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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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쯤 집요한 사람이 되면 어떠한가. 내 글이 노출되었는데.


5. 운이 좋았음에 감사합니다.

노출된 화면을 손금을 들여다보듯이 가만히 보았다. 그 글로 말할 것 같으면 점심시간에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가볍게 남겨놓고 싶어 침대에 드러누워서 적었던 글이었다. 탈고도 간단히 한채 큰 고민 없이 발행했던 글이었기에 하루 노출되고 말 것이라 생각했었다. 무려 3일간이나 노출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내 글을 뽑아주신 브런치 에디터님께도 감사함이 세배가 되었다. 그리고 운이 좋았다.



6.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칩니다.

오타라던지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기본적이 검토가 충분치 않았던 것이 아쉬웠고 이는 곧 나의 태도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가볍게 남겨 놓고 싶었던 것이 의도였을지라도 글이 발행된다는 것 자체는 가벼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유독 탈고를 간단히 했던 글인지라 초라한 모습으로 기회를 얻은 것 같아 부끄럽고 아쉬웠다. 글도 글이지만 내 썸네일이 아쉬웠다. 맛은 매우 훌륭했지만 정직하게 찍은 바람에 먹음직스러워 보이질 않았다. 이왕이면 접시에라도 몇 조각 덜어서 올려놓을걸. 남편이 더 사준 것도 모아서 찍을걸. 등등의 생각으로 뒤늦게나마 수납장에 있던 나머지 것들을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KakaoTalk_20191206_163617923_10.jpg (사실 4개나 있다는 자랑샷입니다. 물론 제것은 1개뿐이지만)



결과적으로 늘어난 구독자 수는 0이다. 노출되었던 3일간 3652명이 내 글을 읽었지만 라이킷은 총 5개이다. (이중 1개는 남편이 해주었다.) 늘어난 조회수 대비 구독자 수의 변화는 미미했다. 내 콘텐츠에 담긴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진도.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쌓였을 때 결과라는 것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망보다는 이번에 느낀 개선 해야 될 부분들을 보완해 나가고자 한다. 노출이 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느슨했을 것이다. 비록 구독자 수는 늘지 않았지만 나는 성장하였다.



다음 홈&쿠킹 메인 노출글

'때때로 서프라이즈'

https://brunch.co.kr/@jurygim/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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