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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대발 Aug 23. 2020

정리하는 습관, 정리하는 삶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깔끔하게 정리해 놓더라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어지르고 있더라. 집 정리뿐만 아니라 사무실 책상, 업무 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버지는 정말 깔끔하셨다. 물론 지금도. 내가 어렸을 적에도 그렇고 지금도 매일 집을 청소하신다.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두지 않으면 항상 꾸중을 들었다. 집 청소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관리하는 것도 사소하게는 다림질을 하는 것까지 깔끔 그 자체였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덕분인지,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습관처럼 정리를 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정리해놓고 퇴근해야 마음이 편하다.


내가 깔끔한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는 군대에서다. 내가 있던 부대는 1960년대에 지어진 낡은 건물들이었는데, 장교 숙소도 마찬가지였다. 화장실에는 거미줄과 곰팡이가 벽을 채우고 있었고, 2인 1실의 좁은 방에는 칙칙한 냄새가 났다. 처음 본 숙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신기한 것은 이런 곳에 선배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잘 살고 있었다는 점.


방이 배정되자마자 방 청소를 시작했다. 화장실도 곰팡이와 거미줄을 모두 제거하고 낙후된 용품들을 갈았다. 그 후로 매일 저녁 간단히 청소를 하며 깔끔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이때 느꼈다. '그래도 나는 깔끔한 편이구나'




<하루 15분 정리의 힘>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제목처럼 하루 15분만 정리한다면 따로 시간 내어 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 참 일리 있는 말. 정리에 대한 다양한 팁을 얻을 수 있던 책이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인간관계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부분이었는데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책을 읽고 인생에서 '정리'란 꼭 필요한 것임을 한번 더 알게 됐다.


요새 tvN의 새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를 즐겨 보고 있다. 나만의 공간인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에 행복을 더하는 노하우를 함께 나눈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정말 항상 감탄, 감동을 하며 시청 중이다. 중간중간 정리에 대한 꿀팁도 나오는데 실제로 우리 집에 적용하면서 정리를 해보는 중이다.


티셔츠 정리 하기. 유지하기 어렵다 진짜.


정리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열정적이게 된다. 하나를 정리하고 나면 다른 부분도 눈에 들어오고.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정리하지?'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정리 컨설턴트 자격증을 준비해볼까 한다. 관심은 있었지만 막상 실행하지는 못했는데 이제 정말 도전. 평생 직업은 없으니 언제 내가 직업을 바꿀지도 모르는 것이고.


정리하는 습관. 어렵지만 나에게 '정리'는 살아가는데 활력을 주는 요소이다. 지금 어설프게 정리하는 것을 더 전문적으로, 효율적으로 만들고 싶다. 다음에 정리에 관한 글을 쓸 때는 꼭 자격증을 딴 전문가가 되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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