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 졌다. '내일 쓸까?' 하다가 생각한 것을 잊어버릴 것 같아 조금이라도 기록해두려고 바로 브런치를 켰다.
어느 순간부터 어떤 영감이 떠오르면 항상 어딘가에 적어 놓는다. '내일 써야지'하는 순간 그때 했던 좋은 생각들을 놓치게 된다. 떠오르는 때에 조금이라도 기록해놔야 그 기억이 고스란히 난다. 마케터 일을 하면서도 기록을 했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부터 더 많은 기록을 한다. 그래서 휴대폰 메모장이 매우 난잡하다.
나름 괜찮은 습관이다. 기록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또 요새 마케터들에게 마침 기록 신드롬이 불고 있다. 얼마 전 읽은 이승희 작가의 <기록의 쓸모>도 그렇고, 기록에 관련된 많은 서적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기록은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적는 To do list, 수시로 하는 메일 쓰기, 회의록 쓰기, 인스타그램, 카톡 등 내 생활 곳곳에 기록이 함께 하고 있다.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 내 브런치와 블로그 타이틀에 쓰여있는 문구다. 블로그를 스무 살부터 시작했다. 벌써 11년 전이다. 가끔 블로그의 예전 게시물을 보는데 참 좋다. 잊고 있었던 과거였는데 그 기록들을 보고 그 시절의 기억들과 좋았던 감정들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정말 기록이 기억을 이긴 순간이었다. 꾸준하진 않았지만 기록 해두길 잘했어!
Q. 승희 님은 기록을 '왜' 하나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제 기록의 시작은 '고민' 때문이었어요. 이 책도 처음에는 마케팅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되었는데, 차츰 세상에 제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우리는 누구나 매일 다른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면서 살아가잖아요. 그 와중에 지나간 이야기는 잊히고요. 망각을 보완할 수 있는 건 기록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기록하면서부터는 기록이 '나'라는 사람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여기게 됐어요. 주말 아침, 이동할 때, 아침에 눈 떴을 때 틈틈이 기록하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몰랐던 저를 알아갑니다.
*이승희 <기억의 쓸모> 중에서
기록을 매 순간마다 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틈틈이 기록하는 과정에서 내가 몰랐던 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다. 또 업무에서도, 글을 쓰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는 말을 프로필 타이틀에 쓴 만큼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 되고 싶다. 또 그 기록을 통해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