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오래 해보렵니다.
마케터는 나이가 들면 못하는 직업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다른 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주변 마케터들에게 더 많이 듣는 이야기다. 나도 이 말에 대해 조금은 동의한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언제까지 내가 마케터로 일 할 수 있을까.'
변하는 트렌드와 Z세대라 불리는 어린 타깃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에 그런 말을 자주 듣는 것 같다. 마케터가 '감'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은 필수가 됐다. 광고대행사에 다니던 20대 중반에는 주변 동생들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는데 지금은 그들도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버렸고...(눈물) 그래서 책을 읽거나 트렌드를 다루는 여러 매체를 통해 Z세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얼마 전 퍼블리에서 Z세대와 관련된 글을 읽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팩트 폭행'이라는 단어는 당연히 알았는데 '2000원 비싸짐'이라니.. 이런 말을 실제로 쓴다고? 혼란에 빠져서 또래 친구들이 있는 카톡 단체방에 내용을 공유했다. 모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마케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 까지 알아야 하는구나.. 나 정말 큰일 났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유행도 민감하게 변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관심을 가져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다행히 이런 것을 알아가는 게 귀찮지 않고 재미있다. 나도 어려지는 느낌도 들고. 출처를 잊어버렸는데 얼마 전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마케터가 나이가 들면 못하는 직업이라고 하는데요. 세월이 흐르면 변하는 것도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린 동료들보다 유행에 뒤떨어질 수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경험을 했고 더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쫄지 말고 하세요."
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이런 내용의 문장이었다. 아마 브런치에서 본 글이었던 것 같다. 마케터가 트렌드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모른다고 해서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라는 실망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분명 변하지 않는 것들이 더 많고,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며칠 전 회사 동료와의 대화 중 이런 말을 들었다. '대선 씨는 마케팅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기분 좋은 말이었다. 나 스스로는 덕업일치의 삶을 산다고 생각했는데 동료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더 확신이 들었다. 5년 차 마케터로 비록 전문가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마케팅을 좋아하는 것에는 틀림없다. 한 분야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라고 하는데 5년 뒤에는 마케팅 전문가라고 떳떳하게 인정받고 싶다.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하며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를 꿈꾼다. 마케팅 오래오래 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