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에서 생각해보자
일상에서 사소한 배려가 보이는 순간이 많다. 그리고 그 배려에 감동받는다. 어떤 큰 것이 아닌 작고 사소한 것들이다. 작은 배려의 디테일이랄까.
출퇴근길 환승 구간에서는 사람이 미어터진다. 교통 카드를 찍고 환승을 하러 갈 때, 그 순간 카드가 찍히지 않을 때가 있다. 나도 그렇고 꼭 이럴 때가 한 번은 있단 말이지. 이때 카드가 찍히지 않으면 옆으로 가서 상황을 수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다. 가방을 뒤지고, 지갑을 정리하고. 결국 뒤에 줄이 길게 늘어지고, 1초가 아까운 출근길 사람들이 시간을 허비한다.
어딘가에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갈 때, 빠르게 홱-하고 닫히는 문들이 있다. 특히 지하철 역의 문들이 대부분 그렇다. 이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신경 쓰지 않고 가는 사람이 있다. 물론 뒤에 사람이 없다면 그냥 가도 무방하지만 사람이 있다면 빠르게 닫히는 문에 뒷사람이 부딪힐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어렸을 적 내가 실제로 다치기도 했고.
퇴근 후 집 근처 공원 트랙에서 달리기를 한다. 분명 첫 번째 라인에는 위 사진과 같이 '뛰는 선'이라고 명시가 되어있는데, 그 라인에서 걷거나 서있는 사람이 많다. 정말 많아서 놀라울 정도다. 그럼 달리는 도중 멈추거나 내가 옆 라인으로 피해 뛰거나 둘 중 하나인데, 사실 달리기 흐름에 굉장히 방해가 된다. 힘이 빠지게 됨.. 언젠가 부딪히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길.
얼마 전 출근길에서 시각 장애인분이 지하철 바닥의 점자에 의지해 가는 것을 봤다. 지팡이로 점자에 의지하며 가시는데, 앞사람의 발에 지팡이가 부딪히거나 하면서 가끔 놀라시거나 멈추셨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이 바닥에 있는 점자를 신경 쓰고 가지 않을 텐데,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생존의 수단이라는 걸 알게 된 하루. 그 이후로 사소하지만 점자를 피해 걸어 다닌다.
내가 엄청나게 배려심이 넘치거나 젠틀맨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소한 것에서부터 남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나에게도 중요한 건 당연히 남에게도 중요하다. 내 돈, 내 시간, 내 기분 등등. 사소한 것부터 배려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언젠간 배려가 몸에 밴 따뜻한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