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진행했던 캠페인 정리

컨버스 <#척> 캠페인 / 푸마 <Run the street> 캠페인

by 홍대발

광고대행사에 다닐 때 운이 좋게도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일이 많았다. 컨버스, 푸마, 아디다스, 데상트 등. 마케팅 예산도 많은 브랜드들이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광고주에 제안할 수 있었고, 상상만 했던 것들이 실현될 때 엄청난 짜릿함을 느꼈다. 그 프로젝트들을 다시 정리해보려 한다. 정리하다 보면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해답도 나올 것 같고.


1) 컨버스 <#척> 캠페인 / 2017년

10대들에게 컨버스의 대표 아이템인 척 테일러를 알려야 하는 임무의 캠페인이었다. 10대들이 척테일러를 모른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라떼는 말이야.. 척테일러가 대세였는데 말이야..' 마케터는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한다는 걸 이때 깨달았던 것 같다. 10대에게 척테일러를 알리기 위한 길고 긴 기획이 이루어졌다.


많은 고심 끝에 척테일러의 '#척'을 강조하여, 10대들이 공감할 만한 상황을 선정하여 '~하는 #척'이라는 카피를 만들어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지금 광고 계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스튜디오 좋> 에이전시와 함께 했다.(영광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필요해서 한림예고 학생들을 섭외했고, 스튜디오 좋과 회의를 통해 나온 다양한 ~#척 상황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한림예고 학생들과 함께했던 #척 캠페인


여기에 #척 캠페인의 이벤트 사이트를 제작하여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10대들에게 많이 붐업되기 위해 그 당시 붐이었던 의정부 고등학교 졸업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의정부고 학생회와 협업하여 의정부고 학생들의 이벤트 참여를 진행시켰다.


의정부고 학생들의 참여가 붐업이 되어 많은 분들이 이벤트에 참여했었다. 인스타그램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좋아요 수로 이벤트 당첨자를 선발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순탄히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면 이상한 거지) 매크로를 사용해서 좋아요 수를 조작하는 일도 생기고.


https://www.youtube.com/watch?v=LZXB85y822c

캠페인 바이럴 영상 중 '쿨한 #척', 광고 에이전시 <스튜디오 좋>과 함께 했다.


서브 컬처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컨버스가 B급의 키치 한 콘텐츠를 만든 것이 이때가 처음이라고 했다.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브랜드에서 처음 시도해보는 것을 우리가 맡아서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힘든 점도 많았겠지만, 지금 생각이 안 나네.. 촬영 날 너무 추워서 발에 동상 걸릴 뻔한 거 빼고는 기억이 안 난다. (겨울에 척테일러는 좀 힘들지..)


광고주 형, 누나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2. 푸마 <Run the streets> 캠페인 / 2017년

광고대행사에서 2년 간 일하면서 가장 긴 호흡이었던 캠페인. 그만큼 기억에도 가장 많이 남는 프로젝트이다. 규모가 컸던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츠기 블레이즈' 신발의 론칭으로 시작된 Run the streets (런 더 스트리트) 캠페인은 뮤지션 위켄드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쓴 큰 규모의 캠페인이었다. 국내 앰배서더로는 뮤지션 '딘'을 선정했다.


푸마 '츠기 블레이즈' 스니커즈, 발은 앰배서더였던 딘.


앰배서더가 선정되면 대부분 대행사에서 관리를 한다. 그래서 아티스트의 매니저, 스타일리스트와 긴밀하게 연락하며 준비를 했다. 앰배서더와 뮤직비디오 제작, 음원, 화보 촬영 등 큰 건들이 많았다. 이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났다.


지금은 이렇게 그때를 회상하며 여유롭게 글을 쓰고 있지만, 그때는 뭐 하나 누락되지 않게 체크하고 또 체크하며 치열하게 준비했다. 큰 작업을 준비하기 직전에는 항상 철야를 했다. 사무실에서 밤을 새운 적도 있고. (글로만 보면 재미있어 보이지만, 대행사는 정말 사소한 것까지 많은 일을 한다.)


딘 과의 뮤직 비디오 촬영은 하루 종일 서울 시내를 돌며 진행됐다.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고층 아파트 헬기장, 서울역, 여의도 공원, 명동 등. 다양한 곳에서 촬영했는데 거의 24시간을 찍었다. 마지막 촬영지였던 신촌 오락실에서는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겨우 졸음을 참았던 기억이..

https://youtu.be/O5ZiP-9_P-M

이 뮤비를 보면 감회가 새롭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화보 촬영은 DDP를 대관하여 촬영했고, 새벽에는 서촌으로 넘어가 촬영을 했다. 낮에는 미친 듯이 더웠는데 서촌으로 넘어가니 미친 듯이 비가 왔다. 나는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기에 우산은 사치고. 땀+비를 하루 종일 쫄딱 맞았다. 그래도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대부분 스튜디오에서 화보를 찍은 경험만 있었는데, 야외 로케 촬영에 대해서 잘 알게 됐고 미리 체크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게 됐다.


서촌 계단에서. 비가 와서 더 분위기 있게 나온 듯.


딘과의 콘텐츠 제작 외에도 바이럴을 위한 여러 매체를 컨택하고, 딘 외에 세컨드 앰배서더들을 선정하여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 모든 콘텐츠가 제작되면서 대대적으로 바이럴이 됐다. 런더 스트리트 캠페인은 온, 오프라인 통합 이벤트였기에 아직 가장 큰 오프라인 행사가 남아있었다. 우리는 영상, 화보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자마자 오프라인 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https://youtu.be/Rmidv-8j7kY

미디어 아트 랩 ATOD, 포토그래퍼 김석준, 미디어 아티스트 이석


성수동 S팩토리에서 진행된 Run the Steets 쇼케이스. 결론적으로는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규모가 컸던 오프라인 행사인 만큼 준비도 너무 힘들었지. 세팅하면서 돌발 상황도 너무 많았고. 무대, 아트월 세팅 등 행사의 중요한 요소들을 팀장님이 확인하셨고 나는 그 외 스태프 관리, 케이터링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챙겼다. 행사가 시작되고서는 이곳저곳, 구석구석을 보면서 행사장을 관리했다. 즐겼다기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행사가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https://youtu.be/mSZpAREA-c0

푸마 Run the streets 쇼케이스


가장 힘들었던 건 행사를 마치고 나서. 행사장을 바로 철거해야 했기에 쉬지 못하고 또 일이 시작됐다. 예약해둔 철거 업체, 청소 업체를 불러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고, 용달을 불러 남은 짐들을 싣고 다시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해서 다시 짐들을 옮기고.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에 긴장이 풀리면서 피곤이 싹 밀려왔다. 뿌듯하면서도 이게 뭔 짓인가 싶고. 그래도 뿌듯한 게 더 컸지. 캠페인을 위해 몇 달을 준비하고 달려온 것들이 쇼케이스의 종료로 마무리되는 순간, 그것도 성공적으로. 너무 기뻤다. 그리고 빨리 가서 자고 싶었다. 오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광고주, 촬영 감독님들, 아티스트 분들 등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팀장님과 우리 팀에 대한 리스펙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고. 이 시기에 마케팅에 관련된 부분도 많이 배웠지만, 그 외에 일하는 방식도 많이 배웠다. 특히 광고주였던 푸마 마케팅팀 대리님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보면서 배우고 깨달았던 것이 많다. 결론적으로 이 행사는 '내가 마케팅 일을 하기를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한층 더 발전시켜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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