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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도 스포츠도 방해받지 않는 도시

국뽕체육회 07. 한반도 국제 스포츠 특별구를 꿈꾼다

by 이대택



2030년 제니퍼가 만난 경기 북부 스포츠 특별도



연착이었다. 다행히 24시간 운행되는 고속철 덕에 제니퍼는 인천공항에서 목적지인 파주까지 30분 만에 올 수 있었다. 고속철 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 한국에 도착하기 전 다운로드한 앱은 제니퍼가 공항에서부터 숙소까지 이동하는 데 아무런 문제없도록 해 주었다.



제니퍼는 철인 3종경기 선수다. 사실 제니퍼의 이번 한국 방문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이전의 방문과 달랐다. 앱은 교통과 숙박, 관광과 편의시설 모두 제니퍼에게 맞도록 추천과 예약을 한꺼번에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모두 운동선수를 위해 특화된 온라인 안내였다. 심지어 경기용 자전거도 정확하고 안전하게 숙소까지 배달되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세금도 비자도 요구되지 않았다.



이번에 제니퍼가 참가하는 대회는 서울을 포함해 경기 북부, 그러니까 파주, 동두천, 포천, 연천을 연결한 스포츠 클러스터 지역에서 진행된다. 같은 기간, 철인 3종경기 외에도 몇몇 다른 종목 대회가 열린다고도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지역은 스포츠 대회가 도시 구조로 방해받지 않으며, 동시에 스포츠 대회가 시민들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계획되어 건설되었다고 했다.



최근에 이 지역에 대회와 무관하게,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위해 장기 체류하는 신인류, 스포츠 노매드가 등장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그리고 국제 스포츠 연맹 사무국들이 앞다투어 이 지역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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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일상이 충돌하지 않는 도시 계획



경기 북부 북한과 접경 지역의 상황에 대해서는 따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 국제적인 스포츠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스포츠 특별도는 단순히 경기장이나 호텔, 관광시설 몇 개 짓거나,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예 도시 자체를 스포츠 활동에 적합하게 건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자면, 자전거나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도 시민의 일상이 불편하지 않은 도로를 계획하고 건설하는 것입니다. 광화문이나 잠실에서 마라톤 대회 한번 열려면 어떤 교통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



현재 세계 모든 도시는 자동차 도로를 기준으로 건설됩니다. 그렇게 건설된 도시의 도로에서 스포츠 대회를 열죠. 그러니 대회를 열자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스포츠 특별도는 스포츠를 우선하는 도시 구조를 제안하죠.






밀집형에서 분산형으로



이제 올림픽도 FIFA 월드컵도 여러 지역에서 열립니다. 다양한 이유로 이러한 규정 또는 방식이 도입되었죠.



이제 대규모 스포츠 시설은 밀집형으로 짓지 않습니다. 널리 퍼뜨리고 각 시설들을 교통으로 엮죠. 그러나 아직도 교통은 대회 기간 중에만 유효합니다. 대회가 끝나면 경기장들은 외톨이가 됩니다.



스포츠 특별도는 시설들을 아예 고속철이나 지하철, 도로로 처음부터 연결하여 짓는 것을 제안합니다. 축구장, 수영장, 야구장, 요트경기장에 가는 것이 마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처럼 편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순환선이면 더욱 좋을 듯하고요. 이는 스포츠 활동 공간 활용과 확장에도 유리할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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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기후를 생각하는 스포츠 도시



접경 지역은 군사시설이 많습니다. 비교적 덜 개발된 곳들입니다. 그러나 많은 군부대가 빠졌거나 앞으로 더 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곳이 보호되고 난개발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 장소들을 기후 정의적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입니다. 이미 사용된 곳이고 넓은 연병장도 있으며 주위에 높고 낮은 산들이 많아 거대한 시설이 아니라도 작고 효율적인 스포츠 시설 짓기가 쉬울 것입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필요한 시기와 기간에 영구 또는 일시적으로 제대로 된 시설을 만들 수 있으니, 확보의 차원에서도 좋고요.






일상 스포츠가 진행되는 곳, 대회는 거두는 것일 뿐



보통 스포츠 시설하면 너른 땅과 엄청난 건설비용 그리고 대회 유치와 사후 관리 비용을 생각합니다. 이는 실제로 지금까지 우리가 스포츠 시설을 그렇게 생각하고 다루어왔기 때문입니다.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한 지역 또는 도시에서 20-40년 만에 한 번씩 열립니다. 그러니 대회만을 위한 시설이라면 사용성이 최악이죠. 그래서 모든 스포츠 시설은 대회용이 아닌 일상용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큰 대회가 열린다면 그때 그에 맞는 적합한 시설로 변경 또는 확장하는 것을 고려하면 되고요. 중요한 사실은 이미 그 자리에 시설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굳이 새로운 경기장을 짓기 위한 땅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은 없을 테니까요.






국제 사회가 바라보는 눈



이제 올림픽과 FIFA 월드컵 같은 국제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할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로요. 아마도 세계 몇몇 도시나 지역을 순회하며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동북아시아도 그 한 지역이 될 것이고, 서울, 베이징, 도쿄가 우선 떠오르겠죠. 일상을 위한 스포츠 도시가 국제대회까지 주기적으로 열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입니다.



경기 북부는 남북을 잇는 주요 지역이자 역사적 장소이니 그 의미는 가중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과 스포츠 교류도 편하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올림픽을 유치할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스포츠가 관광산업과 연계되는 것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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