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다

잘 지내느냐고 부디 묻지 마세요.

by 최다은

잘 생각해보면 잘 지내냐는 물음만큼 촌스런 물음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잘 지내든 못 지내든 잘 지내냐는 물음 앞에 잘 못 지낸다는 말을 하는 이는 아마 그 물음을 한 당신마저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잘 지내?’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이을 점으로서 숱하게 뱉고, 숱하게 들은 뻔하고 지루한 그 말. 만약 당신이 누군가와 닿을 요령으로 그 말을 선택했다면 그 점은 반점[,]이 아닌 온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당신은 가슴 깊은 곳에 아로새겨야만 할 것이다.




그러니 잘 지내느냐고 부디 묻지 마세요. 사람 사는 게 별건가요. 다 고만고만하게 살아가지요. 이런 말을 하는 나도 다시 닿고 싶은 누군가에게 잘 지내냐고 물어봤고, 나와 닿고 싶은 누군가에게 잘 지내냐고 들어봤지만.


그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차마 외면하기 힘든 물음이란 걸 다들 잘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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