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내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사람들. 구태여 내가 뻗은 손에 닿을 온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새삼 그 사람들이 내게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와 닿아있는 사람들 중 관계가 애매한 사람들이 몇 있다. 그 몇몇 사람들은 내게 간혹 성가신 존재다. 최근 나는 그 사람들마저 나의 품에 담고 싶기에 안부를 묻고, 약속을 잡으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달리 돌아오는 건 뜨뜻미지근한 반응뿐이었다. 수많은 고민 끝에 보낸 메시지 하나에 그렇게 싱겁게 나온다니 힘겹게 연 마음은 금세 다시 닫혀버리고 말았다. 나는 그런 사소한 행동에도 수만 가지 생각을 꺼내놓는 사람인지라 모든 것에 조심스럽고,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좀 더 마음을 가볍게 가지고, 힘을 빼도 되는데. 나란 사람은 원래 이렇게 생겨먹어서 그것 또한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그 노력만이 서로의 사이를 좁히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마저 할 용의가 없는 사람들,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그저 내버려 두는 것만이 최선인가 싶다. 벽에 헐겁게 박혀있는 나사를 다시 조일지, 아니면 망치를 들어 아예 빼버릴지 그걸 정하는 건 언제나 힘겨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