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다 보면 종종, 또는 아주 빈번히 궁지에 몰리게 되는 때가 찾아온다. 하는 일이 잘되지 않을 때, 연인과 헤어졌을 때, 취업에 실패했을 때, 오래 알던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졌을 때 등등. 그럴 때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와 다르게 잔뜩 겁을 먹고 움츠러들고 만다. 자신감을 잃고, 우울함을 느끼며, 희망과는 거리가 먼 날들을 보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지에 몰린 나를 위해 따듯한 커피를 사주고, 소멸된 힘을 불어넣어 주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궁지에 몰린 나를 함부로 질책하지 않고, 잊고 있었던 희망을 슬며시 불어넣어 준다. 잠깐에 불과할지라도 나는 그들 덕분에 어둑한 궁지에서 한 발짝 뗄 힘을 얻곤 한다.
그와 반면에 나를 오히려 더 궁지로 몰아넣는 사람들도 있다. 몇 뼘 되지도 않는 자신감을 짓밟고,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고, 날 선 감정 앞에서 더욱 칼날을 들이대는 사람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있듯이 궁지에 몰리면 나 역시 그들을 전처럼 상냥하게만 대해줄 수는 없다. 다소 잔혹해지며, 사나워진다.
그러나 나는 그게 본래의 '나'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해야 하는 건 후자의 사람들을 멀리 하고, 외면하는 것. 궁지에서 빛을 보게 해주는 사람들을 사랑할 것. 올해엔 부디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행복해졌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