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술이 있는 한 남녀 사이엔 친구는 없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나는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커피와 술 사이엔 가느다랗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 남녀 단둘이 커피를 마신다고 했을 때보다 남녀 단둘이 술을 마신다고 했을 때 풍겨오는 석연치 않은 느낌을 쉽게 지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술 한잔할까?"라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커피 한잔할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좋다. 단둘이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실수로 입을 맞춘다거나 하는 일은 특별히 없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어색함을, 공백을 술로 채우려는 사람도 싫다. 술이 들어가면 말이 많아지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평소보다 좀 더 솔직해지고, 잘 웃는 게 보편적인데 그걸 이용해서 가까워지려고 하는 사람은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 나와 가까워지려는 사람보단 다소 어설프고, 미숙하고, 서툴더라도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다 내비치는 사람이 더 좋다. 나는 그런 사람이 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말을 덧붙이자면 사람이라면 부지기수 어떤 상황에서든지 실수를 할 수 있기 마련인데 술이 들어가면 그럴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좀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있다. 이것도 나이를 먹은 증거라면 증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는 젊음에 취해 무심코 저질러 버리는 무모한 자세보단 어쩌다 저질러버린 내 실수에 누군가 상처 받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는 자세를 취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