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igma Mar 20. 2019

가끔 말도 안되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

황급했지만 성공적이었던 예식장 예약이야기




2019년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올해 안에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조건부 승낙은 우리를 분주하게 만들었다. 


결혼은 처음인지라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예식장을 구하는 일이란다. 보통 6개월에서 1년 전에 예식장을 예약을 한다고들 하니, 예쁜 홀이나 맛있는 밥 혹은 좋은 시간대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배제하고 찾으라고 했다.


그렇게 마음을 텅텅 비우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평소 결혼하고 싶은 예식장이라 찜해두었던 곳을 제일 먼저 찾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가장 원했던 예식장을 먼저 찾아간 걸 보면, 결코 마음을 텅텅 비우고 간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예식장은 홀이 딱 2개뿐인 곳이었다. 하나는 크고 모던한 느낌의 컨벤션 홀 (전형적인 동그란 테이블이 놓여있는 홀이다)이고, 또 하나는 작고 아담한 채플홀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독실하진 않지만 독실하고자 노력하는 크리스천이다. 오래전부터 결혼을 한다면 아담한 채플홀에서 엄숙하게 예배식으로 결혼하고 싶었다.


컨벤션홀은 물어보지도 쳐다보지도 않고 "12월 중에 혹시 채플홀이 비는 타임이 있을까요?" 조심스럽게 떨리는 마음으로 물어봤다. 정말 가끔 말도 안 되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나 보다. 2019년 3월까지 전타임이 풀로 차 있는데, 딱 한 커플이 캔슬을 했단다. 그것도 황금 타임인 12시 예식으로. (이걸 행운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캔슬한 커플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결혼식 날짜는 2018년 12월 22일 낮 12시로 정해졌다.


사실 나와 신랑은 크리스천이라 미신 같은 걸 전혀 믿지 않는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면서 아홉수라는 미신 덕분에 아빠가 결혼 승낙을 LTE급으로 빨리 해주셨고, 하필 예식날이 동짓날이라 아빠가 무척 좋아하셨다. (아빠는 독실한 유교사상의 옛날 사람의 전형이다)


급하게 준비하는 결혼식이라 좋은 조건의 예식장 예약은 기대도 못했는데, 꿈꾸던 예식장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예약했다. (캔슬된 예식 타임이라 할인이 엄청났다) 심지어 그 예식장은 밥이 맛있기로도 유명하고, 예식장 옆에 학교가 있어서 주차공간이 매우 넉넉했다.


덕분에 결혼 준비 중 큰 산을 말도 안 되는 행운으로 단숨에 넘었다.







예식장 구하기 Tip

예식장을 급하게 구하는 경우라면, 캔슬된 타임을 줍줍한다. 이 경우 예식장 측에서도 빨리 모객을 해야하기 때문에 대폭 할인을 적용해준다. 또 하나, 식대는 부르는게 값이 아니다. 단 천원이라도 깎을 수 있다. 음료나 술은 서비스로 받자.

매거진의 이전글 3개월 안에 결혼준비 가능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