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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gma Mar 20. 2019

결혼준비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3개월 결혼 프로젝트의 위기 

3개월 안에 결혼, 정확하게는 올해(2018) 안에 결혼이라는 미션은 생각보다 버거웠다.


퇴근 후 데이트며 주말 데이트 모두가 결혼 프로젝트라는 미팅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3개월이란 시간은 돌이켜보면 결혼 준비하기에 딱 적당한 시간 같으나, 그 당시엔 살인 스케줄로 다가왔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어 예산을 짜고 to do list를 정리하며 회사 업무를 진행하듯 결혼 프로젝트를 관리했다. 


예식장과 스드메가 전부일 줄 알았던 결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절차와 관례, 소소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돌이켜보니 아마도 꼼꼼한 나와 울트라 꼼꼼 섬세한 신랑의 성격 때문에 우리의 결혼 프로젝트가 더욱 하드 했던 건 아닌가 싶다. 결혼도 성격대로 한다.


나는 마케팅 기획자이자 디자인 전공자이고, 신랑은 UX 기획자다. 청첩장 시안이 처음 나왔을 때의 일이다. 일반적이라면 오탈자가 없으면 컨펌하고 바로 출력이 진행된다. 우리 커플의 눈에는 왜 그렇게 1mm의 얼라인먼트 오차가 눈에 거슬렸을까? 그렇게 7번의 시안 수정을 하고서야 비로소 청첩장이 나왔다.


하객 리스트를 정리하는 것도 일이다. 결혼 선배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던 것처럼, 하객 리스트를 정리하며 28년간 쌓아온 인간관계를 정리하게 됐다. 내가 하객으로 가거나 축의금을 보냈던 사람이더라도 별로 내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걸렀다. 내가 초대를 하면 올 것 같지만, 그 이후에 내가 도로 가고 싶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애초에 걸렀다. '참 내 성격도...' 


그렇게 결혼 준비가 무르익어갈 때쯤, 지인들을 만나 결혼 소식을 전하는 일정까지 더해졌다. 

우린 지쳐갔고 휴식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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