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색스 '의식의 강'
책 제목은 의식의 강이다. 의식이란 뭘까. 병원에 가면 의식이 있거나 없다는 얘기를 한다. 자기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행동할 수 있는 정신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나 영혼이 똑같지는 않지만 정신이란 면에서는 비슷하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육체는 재로 변하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걸까.
이 책에서는 신경과학이라는 말이 나온다. 뇌를 연구하는 과학이라고 보면 된다. 과학은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동물이나 식물, 우주를 연구하는 것처럼 사람의 뇌를 연구한다는 말이다. 뇌를 연구하면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남는지 알 수 있을까.
다윈이라는 학자는 식물에도 의식이 있고, 지렁이도 그렇다고 했다. 지렁이도 지능이 있다. 모양을 인식할 수 있어서, 땅굴에 구멍이 생기면 비슷한 모양의 물체를 찾아 막는다. 흔히 붕어의 기억력이 5초라고 비웃지만, 단세포생물도 기억을 한다. 세포 하나로만 이루어진 작은 생물도 나쁜 자극을 학습하고, 나중에 나쁜 자극이 오면 자리를 피한다.
사람의 뇌는 훨씬 복잡하다. 내가 눈으로 보고나 귀로 들은 정보가 뇌로 전달되고, 그 정보를 해석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결정하는 과정을 연구한다. 뇌는 주름이 많은 둥그런 물체다. 이 물체를 확대해보면 뉴런과 시냅스로 이루어져있다. 뉴런은 세포1개다. 길쭉한 신경세포다. 시냅스는 뉴런이라는 세포들이 약간의 공간을 두고 연결된 부위다. 뉴런과 뉴런은 시냅스로 연결된다. 눈으로 플래시빛을 보면 이 빛이 사람의 눈과 망막을 자극한다. 눈에 있는 시신경은 빛의 밝기나 색에 따라 이를 전기신호로 바꾼다. 전기신호가 뇌로 전달되고 뉴런이 반응한다. 뇌에는 눈으로 보는 것에 반응 하는 부위가 있고, 귀로 듣는 것에 반응 하는 부위가 따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때마다 전기신호로 반짝거리는 부위가 다 따로 있다.
책에서는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렇게 설명한다.
'그렇다면 거의 상상할 수 없는 복잡한 과정, 즉 사고와 의식의 신경상관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규명하는 게 가능할까? 만약 가능하다면 우리는 "수천억개의 뉴런이 있고, 각각의 뉴런이 1000개 이상의 시냅스를 보유하고 있는 인간의 뇌에서, 1초의 몇분의 일이라는 시간내에 100만개 남짓한 뉴런 그룹이 나타나거나 선택된다"고 상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며, 에덜먼은 의식에 관여하는 초천문학적 숫자의 뉴런 그룹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모든 뉴런 그룹들은 셰링턴의 마법의 베틀 속에 들어 있는 수백만개의 북처럼 1초에 여러번씩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다양한 패턴을 형성한다. 그 패턴들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중에서 의미를 지니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몇십년 전에도 뇌를 연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MRI와 비슷한 방법으로 뇌 속에서 뉴런들이 우리가 생각할 때마다 어떤 패턴으로 나타나는지 조금씩 분석할 수 있다.
시계를 보면 1초마다 시간이 흐른다. 과거가 있고 지금이 있고, 미래가 있고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란 게 있을까? 황당한 질문이지만 뇌를 연구하다보면, 우리는 시간을 느끼는 게 아니다. 책 100장정도에 모서리마다 그림을 그린다. 장대높이 뛰는 그림을 동작을 순서대로 그리고 책을 촤라락 넘기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느끼는 시간도 그럴 수 있다. 그때 그때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피부로 느껴지는 것들을 다 모아서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우리가 상상하는 걸 수도 있다.
뉴런과 시냅스의 개수가 너무 많아서 우리가 하는 수많은 행동과 생각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어쩌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도 답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과학에서 사람의 의식을 뇌로 설명하는 건 흥미롭다. 사람은 특별한 게 아니라 다른 동물이나 식물처럼 우연히 태어났고, 살아남기 위해 뇌가 발달했다고 말한다. 우리가 정신이나 영혼이라고 생각하는 건 없고, 죽으면 끝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