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지금은 살지 않는 커다란 공룡의 뼈나 박제로 만든 생물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미술관에는 미술품들이 보관되어 있고, 역사박물관에 가면 오래 전 농사도구, 가구, 도자기와 같은 물품들을 볼 수 있다. 자연사란 자연의 역사란 뜻이다. 주변에 있는 동물과 식물같은 생물들과 산, 나무, 강, 하늘과 같은 자연환경이 어떻게 변화왔는지 알 수 있는 곳이다. 자연사에서 자연은 우리가 아는 자연, 사는 역사를 말한다.
이런 자연사 박물관은 외국에는 꽤 있지만 한국에는 서대문에만 있다. 박물관에 들어가면 사람 키 두배는 되고 버스 두대를 합쳐놓은 크기의 공룡 뼈가 있다. 공룡은 몇억년전에 살았던 큰 도마뱀 같은 동물이다. 사자나 호랑이처럼 다른 동물을 잡아먹고 아니라, 크기도 어마어마해서 무섭게 생겼다. 순한 공룡도 있다. 기린보다 몇배나 목이 길어서 아파트 몇 층 높이가 될 정도로 크다. 긴 목으로 나뭇잎들만 하루종일 먹는다. 작은 공룡도 있다. 그런 공룡은 몸에 깃털도 달리고, 빨리 달릴 수 있다. 이런 공룡은 지금 닭이나 하늘을 나는 새로 변했다.
박물관에서 1층을 둘러본 후 3층으로 올라간다. 천장에서는 고래도 볼 수 있다. 실제 고래는 아니고 실제 크기대로 만든 모형이다. 고래는 물에 살지만 예전에는 땅에 살았다. 땅에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물로 들어갔고, 지금처럼 몸이 커졌다. 고래는 다른 물고기와 다르게 아가미가 없어서 숨을 쉴 수 없다. 그래서 물 위로 올라온다. 다른 물고기는 알을 낳는데, 고개는 새끼를 낳는다. 그래서 고래를 포유류라고 말한다. 포유류는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동물들이다.
3층에는 박물관에서 가장 볼 만한 자료인 화석들이 있다. 화석은 동물의 시체나 뼈가 돌로 변한 것이다. 이름이 어렵지만 스트로마톨라이크라는 돌이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생명의 흔적이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식물처럼 광합성을 한다. 그러면 물에 보글보글 거품이 생기고 끈적끈적한 물질도 생기는데 이게 굳어 돌이 되었다.
처음에는 미생물들만 물속에 떠다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동물들이 나타난다. 옛날 동물은 이상하게 생긴 게 많다. 눈이 다섯개가 달리기도 하고,입이 긴 집게처럼 생긴 것도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삼엽충이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껍질이 있어서 딱딱하고 생명체 중에는 처음으로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박물관은 동식물뿐 아니라 지구의 역사도 말해준다. 지구도 시작이 있을텐데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이걸 알아보려고, 우주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호기심 많은 우주비행사는 무중력상태에서 작은 입자들을 풀어놓으면 어떻게 될 지 몹시 궁금했다. 페팃은 비닐봉지 안에 소금을 넣고 흔든 뒤 촬영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닐봉지 안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조그만 소금입자들이 하나둘씩 뭉쳐지는 것이었다.'
지구는 작은 먼지들이 뭉치면서 시작되었다. 커진 후에는 물건을 던지면 땅에 떨어지는 힘인 중력에 의해 커졌다. 이를 행성부착이라고 한다. 행성부착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하늘에 보이는 별똥별도 같은 원리이다. 달 역시 커다란 돌덩이가 지구와 부딪치고 그 충격으로 우주로 떨어져나간 것이다.
우리가 발딛고 있는 땅은 일년에 손톱자라는 속도만큼 움직이고 있다. 사람들이 못 느끼는 것뿐이다. 땅 밑에 있는 큰 판이 무거운쪽이 가라앉으면서 땅이 움직이게 잡아당긴다. 화산폭발도 판이 이동하면서 압력을 받은 돌들이 녹아 폭발하는 거다.
박물관 2층 마지막과 1층에서는 동물들의 박제를 볼 수 있다. 상어도 있고 곤충도 있다. 호랑이와 곰, 독수리도 있다. 물개처럼 생긴 듀공과 매너티도 있다. 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이유는 사람이 세상에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자연환경과 다른 생물들과 어울려 살아왔다는 거다. 자연환경이 바뀌고 동식물들이 멸종되기 시작하면 사람도 언젠가는 멸종한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아이들이 많고, 공간도 국립박물관처럼 크지는 않다. 건물에 화석과 박제가 알차게 전시되어 있어 빽빽하니 한가할 때 가는 게 좋다. 꼭 과학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국내 유일의 자연사 박물관이고 내실있는 곳이니 가볼만하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