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B.캐럴 '진화론 산책'
진화론이 주장하는 것은 뭘까? 목이 긴 기린을 생각해보자. 기린은 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기린의 목은 왜 길까? 진화론은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에는 목이 다들 짧았다. 그런데 100마리의 기린이 있다고 치면 그 중에 1마리가 목이 조금 길었다. 목이 긴 기린은 나뭇잎을 더 잘 먹을 수 있었다. 100마리중에 20마리가 나뭇잎을 잘 먹지 못해 죽었다고 하면, 목이 긴 한마리는 살아남은 80마리에 들어가 있을 거다. 아무래도 살기 유리했을테니 말이다. 낮은 곳에 달린 나뭇잎은 다른 동물들도 먹지만 높은 곳에 있는 나뭇잎은 기린만 먹을 수 있다. 기린이 몇천만년 동안 자식의 자식을 낳으면서 목긴 기린이 늘어나서 지금처럼 기린은 모두 다 목이 길다.
흔히 돌연변이라고 표현한다. 변이는 자식을 낳았는데, 우연히 다른 모양이 나타났다는 것을 말한다. 유전자에 변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몸속의 세포하나하나에 들어있는 작은 띠다. 여기에 책 수십만권 정도의 정보가 담겨있다. 이 유전자에 따라서 우리의 몸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우연히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고, 그게 살아남는데 유리하면 점점 그 특징이 모든 사람에게 퍼진다. 유리한 특징을 가진 생명체가 자연에서 살아남는다고 해서 자연선택이라고 부른다. 고양이도 강아지도 쥐도, 나무도 꽃도 사람도 다 마찬가지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생명체들은 앞으로 몇천만년이 지나면 지금과는 다르게 생기고 사는 방식도 변할 것이다.
이런 진화론을 처음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다. 진화론은 200년전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에 서양에서 처음 나온 이론이다. 서양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교회에 다녔고, 하나님을 믿었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이 만들었다고 성경에 써있다. 그런데 200년전에 동물과 식물들이 성경에서처럼 처음부터 지금 모양도 아니었고, 사람도 예전에는 털도 많고 원숭이처럼 생겼다가 점점 변해왔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원숭이 이전에는 뭐였을까. 놀랍게도 쥐처럼 작은 동물이었을 거다.
과학자들은 지금처럼 실험실에서 연구만 한 게 아니었다. 저 멀리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 가서 나비, 거북이, 꽃 같은 걸 채집했다. 그 때는 비행기도 없어서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몇 달을 가야했다. 오지를 몇년을 떠돌아다니고, 목숨을 잃을뻔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어렵게 자료들을 수집해서 책을 쓰거나 강연을 했다. 동식물을 연구한 최초의 과학자는 훔볼트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다윈, 월레스, 베이츠라는 3명의 과학자가 이런 탐험을 하면서 진화론을 만들었다.
진화론이 어느 정도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옛날에 어떤 동식물이 살았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중국 위쪽에 있는 모래바람 부는 사막인 몽골에 가서 공룡 화석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화석은 뼈모양으로 생긴 돌이다. 사람으로 치면 땅에 묻으면 뼈만 남고 썩는데, 이 뼈도 나중에 녹거나 없어진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뼈에 돌의 성분이 녹아들거나 해서 돌로 변하기도 한다. 코끼리 보다 더 큰 공룡들이 옛날에 살았다는 건 화석으로 알 수 있다.
공룡은 지금은 멸종했다. 왜 멸종했을까? 과학자들은 지구에 소행성이 떨어져서 몇십만년 동안 해도 보기 힘들정도로 날씨가 변하고 기온도 추워진 게 원인이라고 말한다. 멕시코에 가면 이 우주에서 날아온 돌덩이가 충돌해 생긴 구덩이가 있다. 공룡이 멸종하고 지구의 날씨가 원래대로 변하자 살아남은 동식물이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 나중에 인간으로 진화하는 쥐들도 있었다.
우리가 먹는 치킨은 닭이고, 닭은 공룡의 자손이다. 사실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 살아남은 공룡이 있어서 지금의 새로 진화했다. 공룡은 큰 파충류이고 새는 조그맣고 가벼워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데 어떻게 공룡이 조상이 될 수 있을까? 공룡은 큰 것도 있지만 작은 것도 있었다. 빠른 몸놀림으로 점프도 할 수 있었고, 털도 있었다. 작은 공룡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털이 있었는데, 이게 나중에 날개에 달린 깃털로 진화한다.
공룡 이전에는 어떤 동물들이 살았을까. 모든 동물들은 조상이 같다. 공룡도 사람도 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니 잠자리나 벌레도 엄마의 엄마를 찾아 올라가면 같은 조상을 갖고 있다. 물론 아주 오래 전 몇억년도 더 된 일이다. 아주 옛날, 동물들은 물 속에 살았다. 물밖에 나오면 물고기처럼 숨을 쉬지 못하고 죽었다. 점차 진화를 하면서 숨을 쉬고 걷기도 할 수 있었다. 물고기가 땅 위로 올라왔다면 그 증거는 무엇일까? 진화론의 증거는 화석이다. 화석을 찾는 건 어렵다. 과학자들도 저 멀리 북극에 사람도 안 사는 허허벌판을 헤매면서 찾아야 한다. 고생에 고생을 한 결과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사람의 손이나 발처럼 변하는 중간단계의 화석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사람 얘기를 해보자. 사람은 언제부터 이렇게 똑똑하고 말도 잘하고 불도 활용할 줄 알게 되었을까. 원숭이와는 언제 갈라지게 되었을까. 대략 500만년전 쯤이다. 아프리카에 살던 사람들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유럽, 중국에서 몇백만년전의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이마가 납작하고 키도 작고 입도 튀어나와있다.
사실 화석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만큼이나 어렵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방법으로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돌연변이가 얼마나 많이 일어났나를 보고 다른 동물과 조상이 갈라진 때를 추측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전자 변이가 늘어나는 걸 이용했다. 화석에서 유전자를 얻어내기도 한다. 뼈 화석을 갈아서 여러가지 용액 처리를 하면 유전자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유전자들을 비교해 두 동물이 언제 갈라졌고 얼마나 다른지를 연구한다.
진화론을 왜 알아야 하는걸까? 동식물들의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아는 것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체들이 하나님이 만든 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사람의 몸은 아주 작은 세포들로 만들어져있다. 이 작은 세포가 생겨나서 지금처럼 다양한 자연의 생명체들이 되었다고 말한다. 진화론은 이 세상의 생명체들 그리고, 사람이 왜 생겨났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게 해준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