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남자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책

잭슨 카프 '마초 패러독스'

by cell

이 책은 페미니즘 운동을 하는 미국의 남자 영화감독이 쓴 책이다. 우리나라의 미투운동처럼 미국에서도 여자들의 권리를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 사실 여자들이 차별받고 있고,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은 몇십년 전에 미국에서 먼저 있었다.


미국에서도 성희롱이나 구타, 강간이나 가정폭력이 심각한 문제다. 책에서는 미국 여자들 3명 중에 1명이 맞거나 성희롱, 강간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도 차이는 있어도 상황은 비슷할 거다.


불안감 때문에 밤에 산책을 하지 못하고, 택시를 타면서 위험을 느낀다. 혼자 사는 사람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바로 불을 켜지 않는다. 택배 상자를 버릴 때는 주소와 이름이 적힌 종이를 보지 못하게 찢어서 버린다. 문간에 남자 신발을 두는 경우도 있다.


여자들이 무서워하는 건 남자다. 남자들이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건 남자들의 문화 때문이다. 여자를 같은 사람은 보지 않고 낮은 사람으로 본다. 딸보다 아들이 귀하다는 건 흔한 얘기다. 성매매를 하거나, 여자를 괴롭히는 야한 영상을 보면서 여자는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남자는 여자를 휘어잡아야 하고, 여자는 남자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남자는 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스러운 남자는 남자답지 못하다는 얘기를 듣고 부끄러워 해야한다.


이런 문화들이 문제다. 문화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려면 남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차별적인 얘기를 하거나 성희롱을 할 때, 남자들이 나서야 한다. 남자들은 같은 남자들이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달라도 가만히 있는다. 반대로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용기를 내서 얘기할 수 있다. 이런 평등한 말과 행동을 하면서 자신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책을 쓴 사람은 실제로 미국에서 남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MVP다. 남자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운동선수들이나 때로는 해병대같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당하는 여자가 자신의 친구 또는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일이라고 생각하게끔하는 토론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친구가 성희롱을 하는 상황이라면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그냥 넘어가는 건 방관자라고 말한다.


한국도 페미니즘을 알고 행동에 옮기려고 하는 남자들이 있을 거다. 하지만, 아직은 눈에 띄지 않고, 여자는 차별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남자들이 변하기 어려운 이유는, 차별이 잘못되었다고 알고 있어도 섣불리 말했다가 남자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자들이 차별받는 상황이 사회 생활을 할 때 이익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야한 동영상을 본다던지, 실제로 여자들과 잘 때도 그런 행동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이유일 거다. 변화를 위해서는 남자들이 자기의 이익을 포기할 줄 알고 목소리도 조금씩 내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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