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게, 이두로, 이민경, 정혜윤 '유럽 낙태 여행'
유럽 낙태 여행이라는 말의 뜻은 두 가지이다. 낙태는 얼마나 합법화되어있고, 낙태를 보장하기 위해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는 의미다. 또 하나는 유럽에서 나라마다 낙태 불법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나라는 낙태를 하기 위해 합법화된 주변 국가로 가야 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네덜란드가 24주로 보장이 가장 잘 되어 있고, 그다음이 프랑스가 12주다. 루마니아는 14주고 폴란드는 불법이다. 루마니아는 가슴 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박정희 같은 독재자가 인구증가를 위해 대책 없이 낙태를 불법화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버림받았고 국가가 키우면서 사실상 고아원 수준으로 밖에 운영하지 못했다. 아이를 낳다 사망하는 여성들도 많았다.
낙태하면 우리는 수술을 떠올린다. 낙태 후에는 몸도 많이 아프고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의학이 발달해서 일정기간까지는 약으로 낙태가 가능하다. 생명이나 건강의 위험 없이 낙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약을 수입할 수 없다. 가까운 중국은 합법이다.
지난 시즌에 헌법 읽기라는 곳에 놀러 가기를 했다. 낙태를 반대하는 분이 드는 이유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기에 법으로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산 사람이 일단 살고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생명이 우선이라는 얘기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기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미 아기가 많아 더 키울 형편이 못될 수도 있다. 아이의 불행은 누가 책임지는가. 나이 어린 여성은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도 하는 일을 계속하거나 승진하는 게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막으래야 막을 수 없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고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닐까. 피임이 100% 되는 것도 아니고 섹스를 아예 안 하지 읺는 이상 임신은 언제든 될 수 있는 거다.
남자들은 낙태 문제에 공감하기 어렵다. 주변에서 얘기를 듣기 힘들고, 남자들은 임신할 일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은 남자에게도 필요한 거다. 임신을 하면 낳는 건 그렇다 치고 같이 먹여 살려야 하는 게 아닌가. 정관수술을 하면 임신할 확률이 0%에 가깝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뭐 임신한 여자 친구에게서 도망가거나 알아서 낙태하라는 무책임한 남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유럽에서는 낙태를 합법화하는 과정에서 공포심 또는 공감대를 통한 여론 형성이 주요했다고 한다. 안타깝지만 극단적인 사례들이 이런 공감대를 얻어갔다고 한다. 낙태는 실제로는 기혼여성의 비율이 높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나 미디어에서 퍼지는 이미지는 낙태는 이기적인 결정이라는 경우도 많다. 낙태의 현실을 알아가고 합법화의 필요성을 알아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