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 이강룡
글은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공감하거나, 변화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글쓰기 책은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또는 효과적인 표현은 무엇인지 두가지를 다루는 데 이 책은 후자에 도움이 된다. 열린 표현은 글쓰기의 기술이라기 보다는 태도에 가까운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주기만 하면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오래된 연장통'이라는 전중환님의 진화심리학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고 가정해보자. 진화심리학은 진화론의 이론과 연구성과를 사람의 마음에 적용해 설명하는 학문이다. 진화심리학은 남자는 원래 많은 이성을 만나려고 하는게 본능이야처럼 성역할이나 섹슈얼리티에 있어서 보수적인 결론으로 이어지곤 한다. 진화심리학의 주장에 나처럼 반발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념에 잘 맞는 내용이므로, 공감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전자에게는 근거를 보강해주고, 후자에게는 진화심리학의 주장들에 의문이 들게 하는 게 서평의 목적이 될 것이다.
'뚜껑 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는 생각을 전환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예를 들면 A는 B가 아니라 C다. A는 B인데 반해 C다. (예를 들면 소크테스 이전에는 자연의 이치를 알고자 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연구했다.) 처럼 개념을 재규정해 신선한 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처럼 말이다. 이런 내용도 좋지만, 책은 구체적인 상황을 그려주듯이 보여주거나, 예시와 비유처럼 독자에게 와닿는 방법들이 더 도움이 된다.
세부적인 스킬들도 좋지만, 읽다보면 저자의 글을 쓰는 태도가 드러난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무엇을 주정하거나 단정짓는 게 아니라 독자가 머리속에 상상하고 갖고 있던 생각의 모자이크에 끼워보고 할 수 있도록 재료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성차별적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다. 진화심리학이 주장이 고정관념으로 연결되는 지점들을 소개하고, 진화심리학과 같은 학문이 갖고 있는 단점,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야'라는 기능주의 적인 설명방식을 제시해주는 방법도 좋다.
글을 쓸 때 읽는 사람의 마음에 닿으려면 어떤 표현을 써야 하는지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은 실제 적용해봐야 도움이 된다. 그리고 구체적인 상황을 그리는 글을 쓰려면 재료를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