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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흐름 Feb 28. 2023

안구건조 자연완화법

촉촉의 길



안구건조_

점점 심해지고 있다. 괴롭다.

인공 눈물이니 뭐니 인공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 자연적으로 해결하고자 고민했다.

그리하여 언제나 자유자재로 눈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품'을 연마하기에 이르렀다.


돈도 안 들고 뭘 챙겨서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하품만 한 번씩 하면 눈이 촉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쉽지 않다.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시늉을 몇 번한다. 정말 하품처럼 목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보내기를 반복한다. 이것도 인고의 수련이 필요하다.

다행히 하품연마의 효과로 나는 웬만하면 마음먹은 대로 하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부작용이랄까.

지루함이 따라온다. 하품과 지루함이 심리적으로 연결이 되어있나 보다. 심리가 건조해지고 있다.


그래서 방법을 또 하나 찾았다.

안구건조 자연완화법 Two.


바로 '감동'이다.


내가 감동이 부족해서 눈물이 부족한 것일지도 몰라. 감동이 풍부하면 눈도 항상 촉촉하리.

갑자기 감동을 받으려고 하니 그것도 한계가 있다.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무엇으로부터 언제나 감동을 받는단 말인가. 감동 구하기가 쉽지 않다.

눈은 시도 때도 없이 마르는데. 무슨 수로 그 시도 때도 없는 때를 맞추어 감동을 공수하겠어?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감동을 생산하는 거야. 내가 감동을 주면 내 맘대로 시기적절할 때 눈이 촉촉해질 거야.

요즘 언제나 감동을 챙겨 다니고 있다. 감동 줄 준비, 감동받을 준비. 감동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감동감각도 예민하게 단련 중이다.

감동을 주려면 진심이 필요하고 표현이 필요하다. 감동을 받으려면 숨은 진심을 읽고 작은 표현도 받아줄 마음과 이해가 필요하다.

진심을 챙긴다.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괜찮아, 괜찮니 등 표현을 풍성히 챙긴다. 손 잡을 준비, 안아줄 준비, 보살필 준비, 기댈 준비, 함께할 준비, 다가갈 준비, 줄 준비, 받아줄 준비, 나눌 준비.


영혼 촉촉이 육신 촉촉의 길.


안구건조 해결을 위한 여정은 순항 중이다. 늘 영혼과 육신이 있는 당신들과 생명들을 생각하며 진심과 감동과 눈물을 촉촉하게 챙겨 다니는 중.

사람과 생명이 촉촉이  나오는 샘이되니.

셈(계산)하지 말고 샘(질투)하지도 말고

모두를 샘(물이 나오는 곳)으로 보면,

세상에는 촉촉할 길, 감동의 길이 무궁무진하다규.

ㅇㅎㅎ

샘 라임. 유치했으려나. 유치함이 주는 감동도 있잖이 왜.

눈물을 주고받을 대상이 세상에 빼곡히 있으니, 안구건조 따위 어차피 해결될 것.

매일매일 더 촉촉.

우리가 모두 서로가 있으매 촉촉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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