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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막 사춘기

무지개 눈깔

by 정흐름



눈에 렌즈를 삽입하는 시력개선수술을 하고 나서

'흰줄현상' 이라고

빛이 번져 보이는 부작용이 생기고 말았다.

해마다 증상이 심해지더니

오늘은 창가에 앉았으니 새파란 하늘에 빛이 번져

무지개가 드리워지는 요지경.

눈을 움직이니 빛 번짐에 따라 무지개가 내 맘대로

떴다 졌다 요지경.


근데 아.

이런 거였어?

이제 나, 조금의 빛만 있다면

자유자재로 눈앞에 무지개를 띄울 수 있게 된 거야?

허 참. 좀 괜찮네.

무지개 눈깔. 눈의 빛깔이라.


뭐 잘못된 것도 지나고 나니

별 조화를 다 보여주네.

생각지도 못한 세상이 열렸어.

존재하는데도 못 보던

빛과 색을 보게 된 것일지도.

'잘못된 게 아니라 잘된 것'이라고

눈앞에 깜빡이는 무지개가 말을 한다.

시력에다가 시각까지 개선되는 줄 누가 알았겠어.

못 보던 것을 보게 됨으로.

눈 수술은 과히 성공적임을

오늘에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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