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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흐름 Aug 26. 2023

한 목소리가 향하는 곳

[성경] 창세기 10~11장 8절



성경 창세기 10장~11장을 읽는다.

노아의 아들들이 홍수 이후로 온 세상에 자기들의 영토를 넓힌다. 셈, 함, 야벳 형제는 그들의 후손과 함께 각자 자신들의 왕국을 세우고 고유 족속과 방언을 가지게 된다.


함의 계보를 잇는 '니므롯'이란 장수가 왕국을 세우게 되는 '시날' 땅에 사람들이 정착할 무렵이다. 때는 세상 사람들이 아직 한 언어로 소통할 수 있었다 한다. 사람들이 의논하기를,

"우리가 하늘까지 닿는 탑과 도시를 건설해서 우리 이름을 내자. 그렇지 않으면 세상에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야."

() 내려와서 그것을 보고는 ' 말을 쓰니  목소리를 낸다' 하고, 앞으로 사람들이 마음먹은 대로 일 벌일까 해서 그들의 언어를 혼란케 하고 그들을 흩어버리신다.  짓다만 도시가 '바벨'이라 불림은 주가 그곳에서 세상의 언어를 혼란케 하고 사람들을 세상 뿔뿔이 흩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장을 읽으며, 사람들의 창의력에 놀란다. 하늘까지 닿는 탑이며, 도시를 세워 자신들의 이름을 내자는 것도 그렇거니와 세상에 흩어질까 하는 '걱정의 창의력'까지.


걱정을 창의적으로 하면 그 걱정이 창의적으로 이뤄진다. 바벨을 예로 들자면, 자신들이 흩어질까 하는 염려를 창의적으로 해결해 보려다 오히려 창의적으로 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꼴이 되어 신 역시 창의적으로 그들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어 버리신다. 그들이 어디 흩어지기만 할 뿐인가, 소통도 안되도록 되어버린다.

차라리 우리가 흩어지지 않게 해 주십사 신이랑 상의를 하지 그랬어? 왜 같이 모자란 사람들끼리 의논을 해가지고는. 모자란데 모자란 거 나오는 것을.


다들 그런 적 있으세요? 걱정할 것도 아닌 일이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리고 나면 속이 다 시원한 것. 그러면서 '거 봐' 하고 나의 걱정을 정당화해버리는 그런.

아마 바벨의 사람들은 '거봐,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거봐라, 신은 우리를 방해해. 거봐, 신은 어차피 우리를 흩어버릴 거였어.' 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저 영토를 넓히고 왕국을 세우고 생명을 온 세상으로 퍼뜨리며, 신이 축복했듯 번영해 가고 있었을 뿐인데.


신의 의가 늘 실현이 된다는 것을 믿고, 감사하며 또 두려워하며 바벨 사건을 기억하련다.

신의 좋은 의도를 알면은 걱정 놓고 좋겠지만, 잊어버리고 잘 모르겠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주에게 직접 묻고,

걱정을 안 할 수 없다면 아주 소박하게만 해야지. 아주 아주 상냥하게 해야지. 친절한 결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도리도리, 그래도 역시 걱정보다는 축복을 해야겠어. 고민될수록 축복을.

의로우신 주님이 우리를 축복 가운데로 이끌고 있으며 그 의도가 선하니, 우리가 선한 결과 내리라.

과정이 늘 내 맘 같지 않더라도 내가 사람으로 오해하고 꼬아놓은 일이 있으면 얼른 바로잡도록 신의 지혜를 구할 것. 너무 멀리 흩어져 가지 않도록.

혼란한 사람 말은 못 알아듣더라도 신의 말은 알아듣도록 귀를 열어야지. '주님과 주님 말씀(성경)'이라는 한 언어로 우리가 다시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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