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흐름 Sep 06. 2023

축복 컬렉터, 축복 부자가 되고 싶잖아?

[성경] 창세기 14장



성경 창세기 14장을 읽는다.

아브람이 신의 민족을 꾸리는 여정 중에 조카 '롯'과 각자 길을 가게 되었다. 당시에는 주변국의 왕들과 한 때 그들의 속국이었던 족속들의 왕들이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그 난리통에 휘말려 '소돔'에 살고 있던 롯이 주변국 연합 왕들의 손에 끌려가고 만다. 그 사실을 히브리 사람인 아브람이 알게 되니, 그가 곧 자기 일족 318명의 훈련된 자를 이끌고 가서 조카를 구함은 물론이고 약탈당한 소유물과 사람들까지 되찾아 온다.

아브람이 연합왕들을 무찌르고 왔다는 소식에 소돔의 왕이 친히 나와 아브람을 맞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멜기세덱이라는 살렘의 왕이자 신의 제사장되는 자가 아브람을 축복하기를,

"천지의 창조자이자 지극히 높으신 신이여, 아브람에게 복 주십시오. 적을 무찌르게 하신 높은 신이여, 영광 받으십시오."

이에 아브람이 전장에서 얻은 것의  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내어준다.

소돔왕이 아브람에게 구출해 온 사람들은 자신에게 돌려주고 찾아온 약탈물은 모두 가지라고 인심 쓰는데, 아브람이 거절하며 이르기를,

"내가 신에게 맹세키를 당신에게는 실오라기 하나 받지 않겠다 했으니, 당신이 나중에 '내가 아브람을 부유케 했다'할까 그렇소. 오직 우리 사람이 먹은 것과 나와 동맹하여 전장 간 자들의 것만 그들 몫으로 취하게 하리다."

아멘.





이번에 아브람이 롯을 구출한 사건은 아브람이 민족의 지도자의 자질을 얼마나 강하게 갖춰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혈족과 동맹족을 지키는 의리와 용기, 사람을 무사로 훈련시키고 전장에서 승리하는 전략, 어느 왕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패기와 제 몫으로 합당한 처사까지. 이 전에 이집트에서 잔머리 굴려 부인 뒤에 숨어 목숨을 부지하고, 파라오에게 부당하게 취한 재물을 가지고 나오던 태도와는 사뭇 달라졌다.

전쟁 통에, 그것도 왕들이 줄줄이 깔린 시대에 그들 앞에서 저만큼 독립적이고 당당하다니. 하긴. 앞서 신이 그에게 축사한 바, '니 발 닿는 곳은 모두 다 너와 니 자손의 땅으로 주겠다' 했으니, 아브람은 사실 자신의 땅에 서 있으며 그의 자손들 손에 사라질 왕들 앞에 서 있는 것이다.

걱정과 겁이 없으려면 자신의 든든한 백이 되어주는 신과의 관계가 돈독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으로 아브람과 신과의 관계가 얼마나 단단하게 맺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겠다. 그리고 신의 축복과 그에 대한 아브람의 신념이 얼마나 강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지도.


아브람은 이제 큰 물에 들어섰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출발해서 신의 땅으로 나아가며 점점 더 큰 물에 발을 담근다. 큰 물에 있으면 큰 일을 만나는 법. 그러나 그가 더 큰 사람이 되면 사이즈도 숫자도 의미 없는 것.

이제 아브람은 왕들의 축복까지 받았다. 동맹족까지 기억하여 몫을 챙겨주었으니 동맹족의 축복도 받았을 것이다.

신의 제사장인 멜기세덱의 축사를 보면, 축복이란 신으로 부터 나와 아브람이 복을 받고, 승리도 신의 뜻으로 되는 것이며, 모든 것의 영광이 신에게로 돌아간다. 돌이켜 볼 때, 여지껏은 신과 아브람 사이에 가호와 축복 관계가 조명되었다면 14장부터는 왕과 제사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과 족속의 합심으로 그가 신의 축복에 축복을 더해 받고 길을 가게 된다. 축복이 순식간에 불어나는 셈이다. 그리고 신은 언제든지 신에게 드리는 영광의 손을 맞잡고 신나서 또 축복을 내려줄 것이기에,

아브람을 향한 신의 직접적인 가호와 축복 + (여러 사람과 족속x아브람에 감사하며 그들이 신에게 올리는 영광을 통해 아브람에게 전하는 축복) + (또 영광받은 신이 즐거워서 내리는 축복x영광올린 사람과 족속), 이런 식으로 '축복 공식 및 축복 부자' 탄생이 되는 것이다.


축복이란 고여있지 않다. 신을 통해 계속해서 순환하고 관계속에 불어나는 힘이다.  

아브람처럼 축복 컬렉터, 축복 부자가 되고 싶잖아? 그럼 축복의 근원 되는 신을 따르고, 신에게 받은 축복에 말뚝 박고 남을 도우라. 그들로 하여금 내 신이 좋은 줄 알고 그에 영광 돌리고 또 축복이 퍼져가고 또 돌아오도록. 사람이 축복을 욕심내어 자기한테만 붙들고 있으면 고여서 썩어버릴 수 있기에, 신이라는 초월의 자연에 맡기고 그 섭리로 순환시키는 것이다. 축복이 살아있도록.  


아브람이 저 때에 받은 축복이 지금 성경 읽는 현세 사람과 미래 자손들에게 계속해서 기능하여 흐르는 중이다. 곧, 저 축복이 내 축복도 되는 것이다. 전쟁은 아브람이 다 치르고 나는 성경 한 장 달랑 읽고 받는다. 세대라는 길고 깊고도 큰 물에 아브람의 축복이 줄줄 흐른다. 마르지 않는 바다처럼 넉넉하고 풍요롭게.

아브람의 승리가 곧 내 승리요, 신의 영광이요

그의 축복이 곧 내 복이요, 신의 영광이요

고백하고 감사하며, 쉽고 수월히 축복의 순환의 흐름을 타고 오늘도 축복의 바다에 둥둥~ 떠가련다.

둥둥~ 승리 얼쑤! 축복 얼쑤! 주님 얼쑤!  





매거진의 이전글 +-,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