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창세기 18~19장
성경 창세기 18~19장을 읽는다.
'소돔'과 '고모라'라는 도시가 있었다. 그곳의 죄악이 어찌나 심한지 사람들의 원성이 신에게 까지 가 닿는다. 그래서 신이 친히 소돔의 상태를 확인코자 하는데, 나서며 다짐하기를, 그곳에서 의인 열 명만 찾아도 그 땅을 멸하지 않으리라 하신다. 신의 사람 아브라함이, 악인 때문에 의인까지 같은 취급 하여 도시와 함께 멸망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신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두 명의 천사가 사람의 모습으로 소돔으로 보내지고 우연히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과 마주친다. 바로 천사를 알아본 롯이 그들을 억지로 집으로 초대해 대접하고 모두가 잠자리 청할 때쯤 소동이 난다. 소돔 사람이란 사람은 다 나와서 롯의 집을 둘러싸고는 손님 내놓으라 아우성을 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인즉슨 그들과 (성)관계 좀 맺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롯이 나가 자기 처녀딸 둘을 대신 내놓을 테니 마음대로 하라고 청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난동이 계속되니, 천사가 롯의 가족을 대피시켜 살 방향을 알려주며 이르기를,
"절대 돌아보지 말고, 이 근처에는 얼씬도 대지 말고 죽기 살기로 도망쳐라! 아니면 여기서 휩쓸려 죽으리라."
롯은 부인과 딸 둘을 데리고 소돔 밖으로 도망간다. 그리고 날 새자마자 악의 소굴 소돔과 고모라는 신이 내리는 불과 유황의 징벌로 깡그리 타버리게 된다. 와중에 롯의 마누라가 안전한 땅에 다 와서는 뒤돌아보는 바람에 소금기둥이 되고 만다.
잠시 남은 이야기는 충격 주의!
이제 롯에게는 딸 둘만이 가족으로 남았다. 그 딸 둘이 아버지의 대를 잇겠다 스스로 작당하여, 아비를 포도주에 취하게 한 후 잠자리하고는 임신하여 각자 아들을 낳는다. 그리고 그 후손이 이어진다. 아멘.
이것이 창세기 18~19장 당시 소돔과 고모라의 모습이다. 의인을 열명조차 찾을 수 없는 도시. 관계 맺음의 형태가 성관계로 타락한 도시. 온 도시가 합심해서 손님을 폭력으로 맞겠다는 도시.
당신이 신이라면 그 도시를 어떻게 하겠는가?
롯, 역시, 이유불문하고 자기 딸을 야만의 노리개로 내어놓겠다니, 그게 천사를 집에 모신 사람이 할 짓인가. 소돔에 거처를 두고 있는 것만 봐도 얼마나 사리분별 안 되는 인물인지 알겠는데. 그 딸들은 또 어떠한가. 죄 되는 습성은 참으로 끊어내기 힘든 것이다.
아무튼 그들은 그나마 신이 돌보는 아브라함의 친족이라서 살았다. 그리고 다행히 천사라도 알아보고 대접했기에 목숨 건진 것이다. 이를 볼 때, 의인이 친척으로라도 한 명 있으면 그에 대한 신의 은총으로 가족이 살고, 천사를 보면 무조건 대접해야 운이 따른다는 것을 기억해 둬야 한다.
사람이 같은 생명과 다른 생명에게 죄짓기를 밥먹듯이 하고도 아직 존재함은 세상 어디엔가 있는 최소수의 의인으로 하여금 덕보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소수 의인의 선함과 그 의인들을 향한 신의 은총으로 서있다. 그러니 세상을 볼 때는 그 악함 너머, 어딘가에서는 세상을 떠받치고 있을 의인을 믿고 그 존재에 감사해야지. 그들의 힘이 다수보다 막강하기에. 그 살리는 힘이 신을 설득하기에. 그리고 악인은 사람의 처벌보다 무서운 신의 형벌이 기다리고 있기에.
실제로 성경 나중에 태어나는 '예수'라는 의인 하나가 세대를 넘어 우리 모두를 떠받들게 된다. 물론 우리가 아무리 예수한테 배운다고 해도 사람이 의인되는 것은 쉽지 않다. 신의 은총을 받는다고 해도 말이다. 다만, 예수를 입에 올리면서도 사람이 어리석은 짓할 때 예수가 우리 안에서 조용히 그 욕받이를 하고, 신의 은총을 빌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신은 의인 예수 하나 믿고 우리를 봐주며 예수가 계속 우리를 변화시키게끔 인내하고 예수를 지지하고 있는 것. 그 지지체 예수로 우리가 여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한편, 롯의 마누라는 참 안 됐다. 스스로 저 징벌에 휩쓸려 죽기로 했으니, 스스로 악인과 같은 취급받기로 한 것 아니겠나. 돌아보면 죽을 길에 미련 있는 것이다.
돌아봄은 과거를 말한다. 과거.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을 돌아본다. 내 억울함을 돌아보고, 남의 잘못을 돌아보고, 나의 잘못을 돌아보고. 그때 이랬어야 하는데, 이럴 걸 저럴 걸, 왜 그랬을까. 데... 걸... 까... 데걸까. 끊임없이 허울 된 것을 돌아보며 화내고 후회하고 울고. 그게 마음에 병 붙들고 스스로 자처해 수명 줄이는 일 아닌가. 롯의 부인이 괜히 '소금기둥'이 된 것이 아니다. 눈물이 마르면 소금이다. 뒤돌아보며 울고 또 울고 또 울고 또 울고 또 울고 눈물이 온몸에 말라붙어 뒤돌아본 채로 굳어버리는 것.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미련 있는 자, 멈출 자, 미련하게 죽을 자. 무섭지 않나?
신이 살 길을 알려줬으면 죽기 살기로 그 방향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 지난 것에 미련두지 말고 위안 삼지 말고.
오늘 죽기 살기로 살 방향만 보고 나아간다. 성경이 제시하는 미래 속으로. 과거는 성경이 다 돌아보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악인이 든 과거, 죄가 든 과거는 끊어내고 나아가라. 분노든 용서든 내 영광이든, 지났거든 한 번에 털어내고 미련 없이, 절대로 돌아보지 말라. 눈앞에 새로이 됨을 받들기를 죽기 살기로 하라. 그게 새 땅으로, 새 세상으로 들어서는 기회이다.
내 시선의 방향을 바꾸고, 내 마음을 털어내고 나아간다. 신이 보여주는 살 방향으로.
정말 죽기 살기로!
매 순간 털고, 매 순간 고개 바로 들고, 팔다리 움직여 갈 것. 몸은 기어서라도 시선은 살 곳에.
죽기 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