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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콕맘 예민정 Oct 04. 2020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왠지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을 때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브랜딩'이다. 나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가진 것도 아니고, 무엇을 어떻게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무엇을 하건 지금의 나를 브랜딩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중이다.

하는 일이라야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고, 책을 읽고, 글 몇 자 쓰는 게 전부인 아줌마가 무슨 브랜딩일까 싶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며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역시 별 볼일 없는 나에게 거창한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다.  내가 무슨 브랜딩을 할만한 여지가 있을까?


몇 년 전 강연을 마친 후 한 여성분이 떨리는 목소리로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같이 평범한 아줌마도 꿈을 가질 수 있을까요?"
 "당신이 왜 평범한 아줌마죠?"
"네?"
 "아무도 당신을 평범한 아줌마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그렇게 되라고 한 적도 없어요. 당신 스스로가 '평범한 아줌마'라고 본인의 한계를 긋고 있는 거죠."
(중략)
더 이상 스스로 '집에서 애 보는 사람', '경력단절녀' 또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세요. 우리는 아이를 낳고 키운 위대한 경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위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위대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는 순간 여러분의 인생은 바뀔 것입니다.
<육아 말고 뭐라도> p.52 (작가 김수영의 추천의 말 중)


얼마 전에 읽었던 <개인의 시대가 온다>의 기획자가 출간 기획을 해서 세상에 내놓은 책 <육아 말고 뭐라도>는 조금은 답답하고 절박한 육아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평범한 엄마'들이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고, 더 이상 사회에 쓰임이 없을 것 같은 좌절감을 맛본 동지들이다. 책은 그녀들의 시작과 과정을 그린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도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무엇이 되었건 간에 일단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시작을 하고 결과물이 쌓이면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있을 것이고 그다음은 그다음에 해결하면 된다고 한다. 


Photo by You X Ventures on Unsplash


이런 책을 보면 두 가지 마음이 같이 일어난다. '아무리 비슷하다고 말하지만 저들은 나처럼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잖아. 특별한 기술, 경력이 있으니까 그걸 다시 살린 거지.' VS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가진 건 뭐가 있을까?' 어느 쪽 마음을 잡고 유지해야 할지 답은 하나다. 늘 흔들리고 수시로 자신감을 읽고 마는 나를 잘 알아보고 중요한 마음을 잡기 위해 부던히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책을 주기적으로 읽지 않으면 의욕이 꺾이고 만다. 지금 나는 어떤 성과를 기대할 단계에 있지도 않고 어떤 일을 벌이는 단계에 있지도 않는 말 그대로 잠복기에 있기에 끊임없이 동기부여 주사를 맞지 않으면 '이따위 것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라며 하던 것들을 놓고 말지도 모른다. 


긴 연휴를 보내고 잠시 힘들었던 몸을 추스르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일상이 나를 자꾸만 다 놓고 쉬고 싶게 만든다. 며칠 전에도 말했듯이 한 번 핑계를 대는 것이 가능해지면 완전히 놓아버릴지도 모르기에 오늘도 가슴에 불을 지피는 책을 찾아 읽는다.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평범하지만 분명히 나눌 것을 가진 사람이다. 여기에 기버가 되고 싶다는 꿈을 살포시 버무려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어 낼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안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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