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엄마의 운동

오늘 하루 운동하셨나요?

by 로지

오늘 하루 운동하셨나요?

줄여서 '오하운'이라 부르며 매일 운동하는 삶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생겼습니다. 매일 운동을 하면 좋다는 건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죠? 많은 분들이 운동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고민을 하실 거라 생각해요.


영유아 자녀 셋을 전업으로 키우고 있는 중인 저는 멋진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을 정도는 아니지만 체력을 유지할 정도의 운동은 2년 넘게 하고 있어요. 어떻게 계속 이어오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이야기에 앞서 제가 제일 강조하고 싶은 말은 운동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하셔야 한다는 거예요.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육아는 체력전이기 때문이죠. TMI 이긴 하지만 돌아가신 친정 아빠가 살아계실 적에 눈만 마주치면 운동하라고 잔소리하실 정도로 저도 운동하는 걸 싫어합니다. 그 결과 셋째를 낳고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체력이 무너진 적이 있어요. 아파보니 건강한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운동이 중요하다는 걸 아는 것과 실천하는 건 별개의 문제지요? 저도 잘 압니다. 정말 하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목표를 거창하게 잡지 않는다.


처음부터 5km, 10km 뛸 수는 없어요. 걷기부터 시작해 보세요. 공원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장 보러 걸어서 다녀오기. 가까운 빵집을 다녀올 때는 큰길로 돌아오기.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만 아니라면 유모차를 밀고 산책이라도 나가세요. 시작은 이 정도면 충분해요.


걷는 양을 늘리다 보면 걷는 것이 즐거워질 때가 있을 거예요. 그때 공원이나 산책로를 걸어보세요. 이왕이면 걷는 거리가 측정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 날 뛰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날이 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동할 때 잠시 뛰다가 다시 걸으세요. 운동이 힘들다는 느낌을 받기 전에 '할 만 한데?' '기분이 좋네?' 하는 느낌을 받는 게 먼저여야 합니다. 5분이라도 걸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면 성공입니다.



2. 대단히 계획적일 필요는 없다.


요가가 좋은가요? 필라테스나 PT를 받는 것은 어때요? 이런 고민은 운동 습관이 잡힌 뒤에 하셔도 돼요. 물론 돈을 투자하면 그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엄마들은 당장 내일을 예측할 수가 없잖아요. 몇 십만 원짜리 PT를 등록하고 온 그날 밤에 아이가 아플 수도 있어요. 일주일 정도는 간호하느라 PT 시간을 조정할 정신도 없죠. 한 번 의욕이 꺾이고 나면 신청할 때 가졌던 열정은 시들고 말죠. '그냥 환불할까?' 이런 생각이 들면 시작도 못해보고 그만두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운동을 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저는 처음부터 운동 종목을 정하기보다 이것저것 접해보는 걸 권해요.


살면서 한 번쯤은 접해보셨잖아요? 체육시간에 농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쳐봤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요가나 헬스장을 다녀본 적이 있어요. 오래 하지 못했을 뿐이지 경험은 누구나 있더군요. 그중 그나마 흥미가 있었던 종목을 떠올려보세요. 누군가와 함께해야 하는 종목은 조금 미룹시다. 우리는 시간을 맞춰 누군가와 같이 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아니니까요.


물 흐르듯 움직이는 요가가 재밌었나요? 동작에 따라 근육이 느껴지는 헬스에 희열을 느꼈어요? 저는 운동은 싫지만 춤추는 건 좋더군요. 음악에 따라 움직이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따라 할 수 있었어요. 그래요. 더 쉽고 재밌다고 느꼈다고 생각하는 운동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재밌고 유익한 채널들이 많아요. 요가도 5분~60분까지 보고 따라 하기 좋은 영상이 다양하게 있고, 근육운동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저는 음악이 있는 운동이 좋아서 줌바를 찾아 따라 했어요.(층간 소음에 유의해 주세요.)


여기에 조금 팁을 보태자면 몇 번 해보고 '몸을 움직이는 느낌이 좋은' 요가 동작 몇 가지를 기억했다가 일상생활 틈틈이 해보세요. 아이와 놀아주는 사이, 끼니를 준비하다 시간이 남는 1~2분, 청소를 끝내고 쉬는 때도 좋죠. 저는 아침을 먹고 나면 60분 타이머를 맞춰둡니다. 타이머가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3분짜리 운동을 해요. 그리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갑니다.


마음먹고 한 시간씩 하는 운동도 좋지만 매일 그렇게 하긴 쉽지 않잖아요. 오히려 5분씩 5번. 10분씩 3번 이렇게 하는 운동이 계속 하기에 더욱 좋습니다.


'저는 헬스가 좋았어요' 하시는 분들은 크런치 10회, 스쿼트 10회, 런지 10회를 한 세트로 묶어 시간마다 한 세트씩 하거나 혹은 횟수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시면 돼요. 5분도 걸리지 않기에 부담 없고, 낮잠 재우러 들어가서도 후딱 할 수 있는 정도라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어요. 꼭 저 조합이 아니라도 좋아하는 다른 동작이 있다면 그걸 믹스하시면 좋겠지요.



3. 아이들은 방해 요소가 아닙니다. 같이 해 보세요.


쌍둥이를 키우는 요가 유튜버가 있어요. 늘 차분하게 운동을 이끄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어느 날 촬영에 아이들이 난입을 했답니다. '극한 직업 엄마' 느낌이 물씬 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영상을 보고 있으면 엄마 엉덩이가 땅에 닿기만 하면 아이들은 기어오르고 안기고 뛰어들기를 반복해요.

실제로 집에서 운동을 하려고 하면 아이들이 방해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면 안 되잖아요? 그럴 때는 같이 해 보세요.


저는 줌바댄스를 거실에서 따라 했습니다. 음악 소리가 나면 아이들은 놀이를 멈추고 제 곁에 차례로 서요. 이렇게 같이 서서 하다 보면 동작을 제대로 하기 힘들어요. 발을 옮기다 아이와 부딪힐 수도 있고 팔을 휘두르다 맞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저희는 그냥 같이 해요. 아이들은 금방 조심해야 할 때를 익히고 피할 줄도 알게 되더라고요. 간격을 넓히고 서서 자리를 지킬 수도 있지요. 엄마는 좋지만 운동할 때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익힐 수 있어요.


요즘은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 날이 많잖아요. 안 그래도 넘치는 에너지를 모두 발산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니 같이 운동을 해 보세요. 조금 큰 아이들은 같이 내려가 주차장에서 줄넘기를 해도 좋아요. 윗몸일으키기를 함께하며 내기를 해도 재밌고, 플랭크 자세로 누가 더 잘 버티나 시합을 해도 좋죠. 1층에서 꼭대기 층까지(저희는 5층 빌라입니다) 걸어 올라가기도 하고요, 가끔은 아이들과 자전거 타기도 해요.


운동은 장비 갖추고 준비해서 하는 것만 운동이 아니에요. 그리고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운동이 존재합니다. 설마 그중에 나랑 맞는 운동이 하나도 없겠어요? 그러니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보세요. 다양한 시도만으로도 우리 몸은 깨어날 준비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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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eksan, 출처 Unsplash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에이~ 이게 뭐예요. 다 아는 거잖아요.' 하실 수도 있어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미 운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숨 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분들도 있어요. 시간도 없고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면서요. 우리 그러지는 말자고요. 엄마가 건강을 잘 지켜야 가족들 건강도 챙길 수 있어요.


저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짜증 내는 횟수가 줄었어요. 체력이 좋아지면 그만큼 아이들에게 너그러워졌어요. 지금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스트레칭부터 시작해볼까요? 양 팔을 머리 위로 쭉 뻗고 내 발바닥이 완전히 땅에 닿는 느낌을 느끼면서 몸을 쭉쭉 늘려보세요. 몸이 깨어나는 소리가 들렸다면 뭐든 시작할 준비가 되신 거랍니다. 이제 움직일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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