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주문을 하셔야죠

00 아파트 0동 0호에 살고 있습니다

by 로지

친정 엄마가 읽을 책을 몇 권 가져다 달라고 하셨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있는 책 보다 친정에 있는 책이 훨씬 많지만 사정상 이삿짐에 들어가 있어 당장 읽을 책이 없으신 듯했다. 다양한 분야로 두께도 다양하게 골라 책 몇 권을 가져왔다. 연휴를 보내고 있는터라 제대로 책을 읽을 시간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읽은 책 중 가볍게 읽을 만한 것을 골라 휘리릭 책장을 넘겨본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가 생각났다. 책을 덮으면서 '이렇게 만화 같은 이야기가 베스트셀러라니'하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안 좋다는 걸 굳이 할 필요는 없다며 책에서 나온 것들 몇 가지는 해 보자 마음먹었다.

감사일기를 썼고, 농담처럼 "로또가 왜 안되지? 하지 말고 이제 되겠네." 하라며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이가 "장난감 사줘" 하면 습관처럼 "아빠는 돈 없어." 하는 걸 보면서 "돈은 있지만 그걸 사고 싶은 생각은 없어." 라며 말을 정정해 주기도 했다.


어쩌면 다시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책이다. 쉽게 넘기기 좋았다는 생각에 다시 봤는데 표현의 방식이 가벼울 뿐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몇 가지 중에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실제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을 생각하면 <운이 풀리는 말버릇>은 더 이상 허황된 만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감사합니다'를 5만 번 외어서
인생이 바뀐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것 아냐?
그렇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잖아!!



이번에 책을 보면서 조금 다른 방향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막연히 '로또 1등이 되면 집 사야지.' '연금 1등이 되면 좋겠다.'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는 마음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살고 있는 지역이 서울인 만큼 아파트에 살려면 꽤나 많은 돈이 필요하다. 아이가 셋이니 방도 넉넉히 필요하다. 오래되어도 어느 정도 평수를 생각하니 없어도 15억은 있어야 큰 방 3개 또는 방 4개 아파트를 볼 수 있었다. 골라서 들어가자면 20억 도 모자라니 몇 억대 유산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이상 로또밖에 방법이 없는 듯했다. 진실로 로또 1등이 되어도 은행의 도움을 받아야 할 판이다.

프리랜서인 남편은 계약직이다. 안정적으로 월급이 나오는 직군이 아니니 언제 수입이 불안정해질지 모른다. 다행히 지금은 능력을 인정받아 큰 아이가 태어난 해부터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지만 일하지 않으면 다른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이 해소된 건 아니다. 매달 500만 원 정도의 수입원이 되는 연금 1등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인공 히로시가 처음 낸 주문은 "저는 10년 만에 빚을 갚고 행복해졌습니다!"이다. 2억 정도의 빚을 10년 만에 갚는 것이 첫 소원인 셈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왜 10년이야? 1년이나 5년으로 했어도 이루어졌을 거잖아.' 욕심을 부리지 않는 주인공이 이상하게 여겨졌다.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올 때 대출 한도가 허락하는 최대로 받고 들어왔다. 지금 우리 집의 가계부채는 주인공 히로시가 지고 있는 빚의 양과 비슷하다. 그럼 우리는 대출 상환 기간을 얼마나 잡았던가? 이자의 부담을 지고서도 매달 갚는 원리금의 한계가 있어 30년 상환으로 했다. 끝도 없는 욕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30년 상환도 겨우 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생기니 10년으로 짧아지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1년? 5년으로 당기길 바라니 말이다.

이 책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말만 잘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말버릇을 바꾸면 목표하는 바가 바뀌게 된다. 목표하는 바가 바뀌면 이루고자 하는 방향도 바뀐다. 방향이 바뀌면 방법도 바뀐다. 방법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는 원리이다. 결국 말버릇을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


Photo by Daniel Bradley on Unsplash



우스울지는 모르지만 '우주'에 주문을 제대로 해야겠다. 로또 1등 연금 1등이 아니라. '00 아파트 몇 동 몇 호에 살게 되었습니다.' '매달 500만 원의 수입이 보장되었습니다.'라고 말이다. 어쩌면 방법은 무궁무진할지도 모른다. 운이 어디에서 터질지는 모르겠으나 내비게이션을 정확히 찍어놓고 움직이면 어느 날 목적지에 도착한 나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운이 풀리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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