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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콕맘 예민정 May 20. 2020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매일 읽고 매일 쓰고 매일 운동합니다.

'한달'의 두 번째 기간이 열흘 남았다. 오늘은 질문지를 받고 답하는 날. 

"지난 20일 동안 당신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매일 읽고, 매일 쓰고, 매일 운동하는 것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이렇게 답할 수 있는 시작점에 있어준 '한달'이 무척 의미가 깊은 오늘이다.



Photo by Kinga Cichewicz on Unsplash



지난 20일을 찬찬히 돌아본다. 짧다면 짧은 기간. 솔직히 이번 '한달'에서는 바닥을 치진 않을 거라 믿었다. 바닥 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바닥인가. 인간이 너무 탄력성이 부족하지 않는가 말이다!


지난 라이브를 보지는 못했지만 카톡에 남아있는 대화로 미루어봤을 때 아마 비슷한 이야기가 오고 갔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바닥을 보았을까? 나의 경우 이번엔 밑천이 드러났다기보다 버겁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글을 쓰는 것은 조금 더 정돈된 나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다. 읽는 양은 일정하게 자리를 잡아가는데(현실과 타협했다) 그걸 처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은 거다. 글감을 찾고 생각을 정리하고 의견을 피력하기까지는 분명히 얼마간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내게 부족한 것이 시간인지 능력인지 에너지인지 의지인지 헷갈리는 하루하루. 아직 답을 찾지 못해 바닥에서 헤매고 있지만 그 어느 날처럼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순간이 올 거라고 믿어본다. 멤버들과 의견을 나누면 훨씬 좋을 뻔했는데 많이 아쉽다.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싶다고 선언한 것에 비하면 너무 미미한 변화이지만 그래도 꾸역꾸역(참 찰떡같은 말이다) 변화된 모습들을 찾아본다. 우선 책을 집어 드는 손놀림이 가벼워졌다. 각 잡고 앉아있지 않아도 허용된 시간에 맞게 맞는 책을 몇 줄이라도 읽는 것이 가능해졌다. 물론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성공 빈도가 높아져서 독서가 조금 더 일상에 젖어든 것 같다.


예전엔 한 권이 끝날 때까지 다른 책을 시작하기 힘들었다. 흐름도 끊어지고 내용도 생각이 안 나서 다시 읽기가 쉽지 않았기에 꼭 완독해야 새로운 책을 읽는 식으로 진행했다. 피치 못해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몇 권을 책을 분야별로 놓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필요한 대로 읽었다. e-book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손이 잘 안 갔었는데 의외로 '밀리의 서재'의 활용도도 높았다. 덕분에 예전보다 조금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고 있다. 


살펴보니 지난 기수와 읽은 권수 차이는 별로 나지 않는다. 대충 20일에 6권 정도 완독하고 2권~4권 정도 걸쳐 읽나 보다. 몇 권을 읽었나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유독 책을 못 읽는 것 같은 기간이 있다. 이번에 무려 5일이나 책을 전혀 읽지 못한 날이 있었으니 점검이 필요하긴 했다. 기록이 아주 나쁘지 않아 안도하는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미라클 모닝의 시작이다. 아침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명상을 하고 책을 읽는 루틴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하지 않은 오늘 깨달았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잠을 너무 잘 잤다.) 나만의 미라클 모닝 원칙을 정했고 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면 지속하기 더욱 수월할 테다.


남은 한 달은 또 새로운 한 달을 위한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잘 마무리하면서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워보는 기간이 되기도 하겠다. 물론 중간에 리프레쉬 기간이 있을 테고 다음 기수에 (신랑은 기절할 테지만) 다시 서평을 쓰고 있을 거다. 가능하다면 '유발 하라리 뽀개기' 나 '씽큐베이션 선정도서 뽀개기' 이런 프로젝트를 걸고 해보고 싶다. 그전에 읽고 싶다고 사다 놓은 책을 다 읽어야 할 텐데... 그게 제일 큰일이다.


마지막으로 작은 부추 노트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많이 안 좋았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모든 걸 잠시 놓아야 했기에 멤버들의 글도 생각만큼 못 읽었고 방문도 뜸했다. 멤버 이름조차 노트 만들면서 겨우겨우 익힌 것이 제일 아쉽다. 다들 엄청난 내공들을 가지신 것 같던데 좀 더 친목을 다지지 못한 것이 나중에 후회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하고 있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매기다 보니 요즘은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만큼 마감시간 파이팅도 외쳐주지 못했고, 라이브도 잠깐밖에 볼 수 없었다. 아직 남은 열 흘의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멤버들의 글을 읽어보려고 한다. 내 글을 읽어주는 이가 있다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 제일 잘 아니까. 함께 한다는 의미를 그동안 받은 만큼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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