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콕맘 예민정 May 30. 2020

두번째 한 달을 마무리하며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한달'을 마무리 하는 질문지를 받아든다. 지난 한 달을 돌아보게 하는 이 시간이 참 감사하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난 한 달동안 포기하지 않고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었다. 오늘 글은 감사한 마음이 가득한 채로 시작해 본다.


[한달]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한달'을 신청했을 때는 단순히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환경 설정을 기대했었다. 지금은 뭐가 다르냐고 한다면. 함께하는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치고 힘들 때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계속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듯 한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겪어보지않고서는 '함께'라는 말이 주는 힘을 모두 표현하기 힘들다. 이럴 땐 정말 표현력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진짜 좋다. 


그럼 함께해서 힘을 얻는거 말고는 없는걸까? 배움의 장이 넓어진다. 옛말에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두 사람이 스승이라고 했던가. 정말 다양한 연령대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기에 배울 점이 정말 많다.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영역까지 타인을 통해 생각해보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절대 접할 일 없을 듯한 분야의 책을 읽고 서평을 써 준 팀원들 덕에 좁았던 사고가 다양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꽤나 넓어졌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정말 배우고 본받을 점들도 많다. 이제는 단순히 환경 설정만이라고 할 수가 없다.



지난 한 달은 당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나요?


이번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 '왜?'였다. 두 달 보름 동안 거의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500일에 가까운 시간을 매일 운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린 일들을 포기하는 연습도 하고 있다. 명상을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도 가지고 있는 중이다. 흔히 말하는 돈 되는 일도 아닌 걸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걸까? 충분히 납득하고 싶었다. 내가 이걸 '왜'하고 있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풀어내긴 힘들지만 조금씩 깨닫고 있는 중이다. 내 안에 있는 상처받은 아이가 이제 방문을 열고 나오려는 듯 하다. 문 밖 세상에서 이제는 위로받고 치유받고 싶다고 조금씩 이야기를 건낸다. 솔직히 많이 두렵다. 한 번 감정적으로 무너지면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일동안 영향을 받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방문에 못질을 더욱 많이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렇지만 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그 나이때의 나를 떠올릴수 밖에 없다. 아마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더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 때마다 엄마가 상처가득한 내면 아이로 인해 두려움에 떨면서 보석같은 내 아이들에게 상처를 낼 수는 없다.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문을 열고 내 안의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체력도 준비하고 갑옷도 입고 약도 먹고 주변에 우군도 마련해두면서 조금씩 준비를 해야하는 거다. 내면 아이를 돌보느라 내 아이들을 방치하지 않도록 일상을 유지하는 힘을 길러놔야한다. 본능적으로 그 시기를 준비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아! 이번 '한달'을 하면서 가족들이 구독자가 되었다. 남편과 엄마가 매일 올리는 글을 읽어준다. 일상 속의 내 생각을 나눈다는 게 한편 민망할 때가 있다. 혹여 내가 쓴 글에 가족이 오해를 하지않을까 상처를 주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하지만 그만큼 더 진실된 글쓰기가 가능하기도 하다. 

부족한 나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다. 덕분에 원래도 대화가 많은 사이기는 했지만 말로 전하지 못하는 것들을 나눌 수 있어 좋다.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지난 한 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한달서평6기'의 가장 기억남는 순간은 어제다. 어제 예나님의 글을 읽었다. 진짜 많이 울었다. 아이가 곁에 있음을 잊을 정도로 감정이 제어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다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며칠 전 라이브에서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될 거라며 이번 기수를 마무리하고 나면 어떤 날이 올지 기대된다고 했다. 말하는 대로 되는 기적을 또 본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쪽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듯 하다. 두렵긴하지만 예전보다는 단단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반증이라 믿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명상을 하고 운동을 할거다. 그리고 그 어느 날 봉인하듯 닫아놓은 나를 만날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기를 바래본다. 



함께한 동료와 리더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나요?


작은 부추노트를 마련하고 멤버들 글을 한 번씩 밖에 못 봤다. 시간이 허락하거나 여건이 될 때마다 글을 읽고 댓글을 달긴 했지만 의식적으로 체크하고 읽은 건 한 번씩 밖에 안 된다. 그 점이 가장 미안하다. 개인적인 관심을 가지고 유대감을 가지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다. 모두와 친해질 순 없었지만 특히 이번에 처음 한달에 참여한 멤버들에게 이 곳이기에 맛볼 수 있는 끈끈함이 있다는 걸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인원도 많았는데 결국 리더님 혼자 고군분투하게 만든 건 아닌지. 함께하는 팀원들이 주는 유대감이라는게 있는데 충분히 느끼지 못한 건 아닐까? 내가 조금 더 채워줄 수는 없었던걸까? 복잡한 마음이 있다.


개인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면서 수면시간 확보를 우선시 했다. 가능하면 10시 이전에 잠들려고 노력하였고 덕분에 인증시간이 다가오는 시간에 팀원들에게 에너지를 보내주지 못했다. 같은 이유로 라이브도 거의 참석하지 못했다. 그 점이 동료들과 리더님께 미안하다. 이기적으로 보일거라는 고민을 안 한건 아니지만 우선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었다. 지난 번처럼 늦게자고 서너시간 수면을 할 수는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 늦은 양해를 구해본다. 


하다보니 변명을 늘어놓기 바빴다. 개인적으로 함께 한 38명 모두와 함께 한 5월은 뜨겁고 즐거웠다. 덕분에 조금 더 다양한 세상을 볼 수 있었고,  한층 깊어진 위로와 격려를 체험할 수 있어 감사했다. 혹시 다음 기수에서도 만나게 되면 두 배로 반갑게 만나자. 


지치고 힘들 때, 그리고 고민이 있을 때 기탄없이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었던 리더님께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맞춤형으로 이끌어주고 보듬어주고 밀어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였을거다. 리더님의 '한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아니였으면 불가능할 일이었을거라는 걸 안다. 그대의 글이 무척 그리웠던 지난 한달이었지만 팀원들의 댓글 속에서 오고가는 톡 속에서 그대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 따뜻했던 시간이었다. 너무 너무 수고많았고 무척이나 감사하다. 징글징글 붙어있을 예정이라 다음 기수도 따라갈테니 잘 부탁드린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엄마가 책읽고 글쓰느라 방치하는대도 잘 참고 기다려준 아이들과 아내가 함께 있음에도 독박 육아를 하고 있는(지금도) 남편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2년 10개월 남았다. 그 때까지 계속 잘 부탁한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

작가의 이전글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