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여기에서 프로덕트(Product)는 유형/무형을 가리지 않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1차, 2차, 3차 최근에는 4차 산업으로까지 산업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상품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비물질화(immaterialization)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건 현실을 오해하게 만드는 용어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온라인 저장공간을 뜻하는 클라우드(cloud)는 마치 하늘 위의 구름처럼 지표면에 어떠한 기반도 없이 운영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사실 지구 어딘가에 서버를 둔 또 다른 물리적 저장공간을 인터넷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둔 것이다. 그러니 겉으로 보기에는 언뜻 비물질화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은 물질에 기반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상품은 없다고 하는 편이 옳겠다.
산업 발달의 초기, 즉 1,2차 산업 단계에서는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유형 상품이 중심이었다면, 산업이 고도화 되면서 서비스와 정보와 같은 무형 상품이 핵심이 되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경험 자체가 상품이 되는 시대로 OTT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이나 게임 내 캐릭터 스킨까지도 프로덕트로 여겨진다.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데이터, 알고리즘, UX와 같은 무형의 가치가 상품화 되었고, 또 한 물건 그 자체보다는 경험이나 편의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경제가 등장하면서 사용자가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에어비엔비나 유튜브 같은 무형 서비스가 확산 되면서, 상품의 개념도 확장되어 최근에는 앱, 데이터, 알고리즘, 사용자 경험까지 모두 '프로덕트'로 다뤄지고 있다.
프로덕트가 디지털로 확장되면서 사용자의 행동이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기록을 로그(log)라고 부른다. 로그를 분석하면 소비자의 행동을 바탕으로 그들의 의도나 마음을 유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프로덕트의 수익을 개선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경험을 개선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데이터 기반 프로덕트 개선이라 부른다.
로그는 고대 영어 'logg'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의 뜻은 통나무이다. 즉, 벌목한 나무 덩어리를 가리키는 물리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였다. 17세기에는 배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log line'이라는 도구를 사용했는데, 밧줄 끝에 통나무(log)를 매달고 바다에 던져, 배가 얼마나 멀리 갔는지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이 측정 결과를 기록한 것이 logbook(항해 일지)의 시작이었고, 이후 'log'는 일지, 기록이라는 뜻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면서 log는 기록하다는 동사로도 확장되었으며, log in, log out과 같은 표현이 등장했다. 특히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시스템 동작을 기록하는 log file과 같은 표현이 자리잡았다.
참고로 수학에서의 log는 완전히 다른 기원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의 'log'는 logarithm의 줄임말로, 17세기 존 네이피어(John Napier)가 만든 말이다. 그리스어 logos(비율, 비례) + arithmos(수)의 합성어로 나무나 일지와는 전혀 다른 어원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그리스어 logos는 본래 '말'이라는 뜻이지만, 철학과 수학에서는 '논리', '비율', '원리', '우주의 질서' 등의 뜻으로 확장되어 사용되었다.
기본적으로는 과학적 탐구 방법과 같다. 과학적 탐구 방법은 중학교 1학년 과학 시간에 첫 번째 주제로 등장했던 기억이 난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보통 어떤 조치를 취하면 수익이 더 나아진다는 가설을 검증하고,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하여 결과를 비교(A/B Test)한다. 실험군과 대조군의 결과 차이가 유의미한지 검증하는데에 가설 검정을 사용한다. 이러한 분석에 기반하여 프로덕트의 특정 요소를 바꿀지 혹은 또 다른 요소를 테스트 해볼지 등의 판단을 내린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데이터 기반 프로덕트 개선이라고 한다.
지표를 정의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지표를 기반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효과를 측정하는 점이 데이터 기반 프로덕트 개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감이나 느낌을 따르기 보다는 정량적 기준으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을 세분화하여 맞춤 전량을 시행한다. 데이터 기반 프로덕트 개선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경영학에서 많이 다루어질 법한 내용이다.
[1] 문제 정의
└─ ex. 유저 이탈률이 높다, 구매 전환이 낮다
[2] 프레임워크 정립
└─ 문제를 어디에서 발생한 일인지 맥락화
└─ AARRR: Acquisition / Activation / Retention / Revenue / Referral
└─ 퍼널(Funnel) 전환율, 리텐션 지표 등 설정
[3] 데이터 수집 및 정제
└─ 로그 데이터, 사용자 행동 데이터, 트랜잭션 기록 등
└─ 필요 시 이벤트 설계 & 트래킹 도구 설치 (GA, Mixpanel 등)
[4] 데이터 분석
└─ 리텐션 분석 / 퍼널 분석 / 코호트 분석 / 세그먼트 분석 / RFM 분석
└─ 어떤 단계에서 병목(bottleneck)이 있는지 파악
[5] 인사이트 도출 및 가설 설정
└─ ex. 온보딩 튜토리얼이 복잡해서 활성화율이 낮다
└─ ex. 3회 방문 후 이탈 → 기능 소개 부족?
[6] 개선안 설계 및 실험 실행
└─ UI/UX 개선, 마케팅 메시지 A/B 테스트, 푸시 알림 캠페인 등
└─ 실험군과 대조군 설정 (ex. AB test, multivariate test)
[7] 성과 측정 및 반복
└─ KPI 변화 측정 (전환율, 리텐션, ARPU 등)
└─ 성과 미흡시 → 가설 재설정 후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