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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다해 Sep 05. 2024

정지우 작가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출간기념회

2024.08.30

이번 출간기념회는 특별히 정지우 작가에게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에게만 열린 시간이었다. 덕분에 온라인에서만 만났던 글쓰기 메이트들과 더불어 길게는 3-4년 전에 정지우 작가에게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글쓰기’에 대해서 그리고 정지우 작가의 글과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정지우 작가를 <고전에 기대는 시간>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의 힘들고 암울했던 대학원 생활에서 정말 제목 그대로 고전에 기대어 위로를 받은 책이었다. 그런데 정지우 작가를 소개할 때에 보면 이 책이 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표작으로는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가 언급되곤 한다. 그래서 작가에게 이 책에 대해 물으니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쓴 책이고, 그 책이 위로가 되었다니 감사하다고 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쓰려는 책은 내가 대학원 시절에서 배운 모든 것을 쏟아내어 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졸업논문과도 같은 책이다. 읽는 사람만 읽는 그런 논문이 아닌, 같은 전공의 분야가 심지어는 이공계열 분야가 아닌 사람들도 읽을 수 있는, 그래서 ‘너 대학원에서 뭐 했는데?’라고 물으면 건네줄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내가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도 주변에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책을 쓰고 싶다.


이번 출간기념회가 열린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는 비교적 사회생황을 늦게 시작한 작가 본인이 오랜 시간 학생으로 지냈던 본인의 20대를 긍정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데, SNS를 보다보면 ’중요성’을 넘어서 비록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자칫 돈에게 절대적이고 최우선적인 가치의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는 요즘이다. 그럴 떄에 마주한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는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삶과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의 집필이유는 ‘좋은 텍스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지우 작가의 답변과도 맥을 같이 한다. 텍스트가 범람하는 시대에 정지우 작가는 좋은 텍스트란 자기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만드는 텍스트라고 했다. 특히 자기개발서 등의 책을 포함하여, 인스타그램 등의 광고 등을 보면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방식은 잘못되었고, 자신을 믿고 따라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던지곤 한다. 그런 류의 컨텐츠는  그 글과 광고를 접하는 사람이 본인의 삶을 부정하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자신의 20대를 긍정하기 위해 썼다는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는 ‘좋은 텍스트’에 대한 정지우 작가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정지우 작가는 보통 본인을 위한 글을 쓴다고 했다. 어쩌면 정지우 작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자극을 쉽사리 흘려보내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자극에 무척 솔직하게 자기 자신을 내어 맡기는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자신을 위한 글이 우리 시대를 짚어내면서도 다른 이들의 공감과 반향을 일으키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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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노다해(https://linktr.ee/dahae.roh)

대학원에서 통계물리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Engineers and Scientists for Change)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과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단법인이다. 주로 회계/세무를 담당하지만, 사무국 규모가 작아 거의 모든 일에 손을 대고 있다. 부캐로는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한다. 과학 강연, 과학 글쓰기, 과학책 번역을 하고, 과학 타로도 만든다. 과학과 과학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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