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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다해 Oct 19. 2024

브런치 출판 공모전에 응모하며


드디어 9번째 글을 마무리 지었다. 브런치 공모전에 제출하기 위해서는 한 편의 글만 더 쓰면 된다. 공모전 제출이 약 1주일 남았으니, 어떻게든 쓰겠지 싶으면서도 마지막 글도 이번 글 처럼 고생하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다. 마지막 글은 잘 써졌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글이 될만하다고 생각해서 쓰기 시작했더라도 막상 글을 써보면 내 생각이나 지식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이번 글이 그랬다. '웨딩시장과 게임이론'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글은, 웨딩시장의 기이함을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보고 나의 경험과 단상 등을 담았다.


글의 도입부에는 보통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나 경험 등을 서술한다. 그러다보니 도입은 비교적 수월하게 풀리는 편이다. 본문에는 도입부의 일화와 연관된 통계물리학 지식을 서술하고 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수월하게 쓸 수 있지만, 이번 글 처럼 내가 대충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여러모로 머리를 쥐어 뜯게 된다.


게임이론은 내 전공분야는 아니지만, 함께 논문 읽기 모임을 하는 친구들이 전공하는 분야이다. 그래서 종종 관련 논문을 읽으며 수박 겉핥기로 느낌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의 얕은 지식으로 내 경험을 풀어내려고 하니 너무 어려웠다. 말이 되는지, 중요한 내용을 빼먹거나 왜곡하는건 아닌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책을 찾고, 잘 아는 사람과 챗GPT에게도 물어가며 어찌저찌 본문을 써냈다.


하지만 어려움은 결론에도 있었다. 대충 이 경험과 이 지식을 연결하면 되겠다고 시작해서 쓴 글이라, 결론에서는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글의 앞부분에서 뿌린 떡밥을 회수하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니 글을 쓰다보면 내 지식의 깊이나 생각의 깊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글은 마무리 짓기까지 이렇게나 오랜 시간과 많은 고민을 수반한다. 글을 쓰기 전에 미처 깊이를 갖추지 못한 생각과 지식을, 그제야 성숙시키다보니 그렇게 고생하는 것일테다.


그래서 글쓰기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잘 하고 싶은 일이라고 답할 뿐이다. 더 이상 평생 직장이 유효하지 않고, 내가 나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이 시대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는 일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인 좋은지 묻고 있다.


최근에 내가 내린 결론은 '표현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노래든지, 글쓰기든지, 말하기이든지 내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기를 좋아한다. 좋아하면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레 생겨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더라도,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글쓰기도 그렇다.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면 내 길이 아닌가 싶어 지레 포기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 생각과 지식의 부족함 때문이다. 또한 내 생각이 좀 더 완결성을 갖도록 정리되고, 내가 무언가를 좀 더 잘 알게 되면서 글쓰기는 완성된다. 그 과정은 물론 쉽지 않다. 지난하고 고되다. 그렇지만 그러한 어려움이 내가 한 단계 나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나면, 그래도 나의 고생이 의미있게 느껴지고 계속 해 볼 법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글은 부족함이 많기에, 공모전을 심사하 는 분들이 원석을 발견하는 마음으로 내 글을 어여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공모전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공모전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또 다른 기회에라도 나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더라도, 공모전 제출이라는 스스로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마지막 글도 힘 내서 써 보아야겠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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